20주년 앞둔 '제주포럼' 지방외교 기틀 다졌다
APEC회의 유치 열기도 후끈… '국제회의 메카' 재확인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지난달 29~31일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 포럼'을 통해 제주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지방외교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5개 분야(외교·안보, 경제·경영, 기후·환경, 여성·문화·교육, 글로벌 제주) 58개 세션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엔 60개국 3865명이 참여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를 비롯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까으 끔 후은 아세안 사무총장,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국장, 에미그디오 딴왓고 3세 필리핀 하원 외교위 부위원장 등이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특히 전·현직 국가수반 및 국제기구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지도자 세션'이 4년 만에 부활한 데다, 참가인원도 작년보다 약 1000명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낸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포럼 제주 4‧3 세션엔 미국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미 조지타운대 외국학과 명예교수가 패널로 참석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전직 미 국무부 고위 관리로선 처음으로 제주 4‧3 관련 행사에 처음 참석한 갈루치 교수는 4·3에 관한 '미국 책임론'을 알리는 데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외교 역할 조명"… 한중일 지방정부 협의체 출범
제주도 입장에서 이번 포럼은 '아세안 플러스 알파(+α)' 정책으로 대변되는 제주도 지방외교의 기틀을 다졌다는 의의가 있다. 제주도는 2022년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인도, 아랍에미리트, 유럽, 미국과의 교류를 확대는 '아세안 플러스 알파'를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선 국제정세에 덜 취약하며 보다 유연하게 국제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지방외교의 역할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오 지사와 류샤오밍(劉小明) 중국 하이난성장, 이케다 다케쿠니(池田竹州) 일본 오키나와현 부지사가 참석한 '한중일 지방외교 리더십' 세션에서 제주도와 오키나와현, 하이난성 간의 3자 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합의한 건 이번 포럼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제주도는 이를 통해 한중일간 관광·통상·문화·인적 교류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오 지사는 포럼 기간 일본, 인도, 필리핀 등 각국 주요 인사들과 총 22차례 면담했으며, 제주~일본 추가 직항 노선 개설과 관광·문화예술, 경제, 워케이션 등 인적 교류, 1차 산업, 신재생에너지·우주산업·모빌리티 등 미래 신산업 분야 협력 등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오 지사는 포럼 마지막 날 '제주 선언'을 통해선 "다자간 협력체계 강화와 탄소중립 선도모델을 전파하고 제주를 평화·번영의 담론이 가장 활발하게 살아 숨 쉬는 글로벌 연대와 협력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세안의 까으 총장은 뉴스1제주본부 등과의 인터뷰에서 "제주도가 아세안 회원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노력하는 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중국 하이난성이 아세안의 관문이 된 것처럼 제주도도 아세안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 열기도 '후끈'
아울러 인천, 경북 경주와 함께 APEC 정상회의(2025년 11월)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제주도로선 이번 포럼이 관련 홍보의 자리가 됐다.
제주도는 이번 포럼이 APEC의 스타마리아 국장을 비롯해 전직 외교부 장관 등 외교 분야 주요 인사들에게 제주가 '국제회의의 메카'임을 다시 한 번 재확인시키는 기회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9일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대한민국 개최의 의미와 개최도시의 역할 모색' 세션에선 APEC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제주의 전략과 강점 등이 다뤄졌다.
김봉현 전 주호주대사는 "제주는 평화를 상징하고 개방과 포용, 화해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는데, 이는 APEC 정신과도 부합한다"며 "제주가 APEC 정상회의 개최 최적지임을 계속 주장해 가려면 이런 내용들을 강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말 APEC 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초 유치 계획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APEC 회의 개최지는 이달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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