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의 리얼밸리 <7>] 유행을 좇기보다 먼저 미래에 가 있어야 한다

김태용 EO 대표 2024. 6. 3. 13: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구글, 오픈AI 등에 다니는 한국인과 커피 마실 일이 많았다.

"애플이나 테슬라, 엔비디아, 스페이스X 같은 회사들을 보라. 이 회사들이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어려운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리스크에 베팅한다고 하지만 대체로 위험을 매우 꺼리며, 자본 집약적이지 않고 빠르게 성장해 매각하거나 IPO(기업공개)할 아이디어를 선호한다. 자본이 위험에 베팅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많은 창업자가 클라우드 등에서 데이터 인프라를 확장하는 문제 같은 것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창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만약 우리가 눈을 뜨고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지구상에 사는 80억 인류를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이러한 문제는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실제 세계에서 실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요구할 것이다."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대부분 유행을 좇아 창업하고 실패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셔터스톡

최근 실리콘밸리의 구글, 오픈AI 등에 다니는 한국인과 커피 마실 일이 많았다. 대화 주제는 주로 한국의 인공지능(AI)에 대한 미래였고, 대부분의 의견은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AI 기술을 이제 와서 쫓아가는 건 이미 늦었고, 쫓아가는 노력보다 좀 더 미래에 가서 3~5년 뒤, AI 활용이 일상화된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 등과 관련된 인프라를 미리 상상하고 만들어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우리가 생성 AI(Generative AI)를 만들지 못한 이유에 관해서도 비슷하게 진단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전을 갖고 자금을 꾸준히 투자해 무언가 이뤄낸 경험이 사회 전반에 부족하고 뛰어난 인재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렇다고 AI 시대에 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될 노릇이고, 참 어려운 일이라며 애매하게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최근 집라인(Zipline)이라는 드론(무인기) 회사를 만날 일이 있었다. 집라인은 기업 가치 약 6조원. 세계에서 가장 상용화된 드론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는 회사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2014년에 창업, 아마존 등 다른회사가 도심 이커머스 배송에 집중하던 시기에 아프리카 르완다에 가서 응급 환자를 위한 혈액 배송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아마존을 포함해 수백억원 이상을 투자했던 도심내 이커머스 물건 배송 프로젝트는 규제 등의 장벽에 부딪혀 전부 실패했다.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사고, 드론으로 인한 소음 문제 등으로 상용화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반면 집라인은 기술 혜택을 받지 못한, 인터넷도 잘 안되는 곳에서 낙후한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시작해, 100만 건 이상의 배송을 무사고로 진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일부 주와 일본 등에서 상용화 개념 증명(POC·Proof of Concept)을 시작했다.

<b김태용 EO 대표현 퓨처플레이 벤처파트너

집라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현시대의 창업자들과 자본시장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애플이나 테슬라, 엔비디아, 스페이스X 같은 회사들을 보라. 이 회사들이 압도적인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어려운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리스크에 베팅한다고 하지만 대체로 위험을 매우 꺼리며, 자본 집약적이지 않고 빠르게 성장해 매각하거나 IPO(기업공개)할 아이디어를 선호한다. 자본이 위험에 베팅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많은 창업자가 클라우드 등에서 데이터 인프라를 확장하는 문제 같은 것에 집중하게 된다. 이런 창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만약 우리가 눈을 뜨고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지구상에 사는 80억 인류를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이러한 문제는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실제 세계에서 실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요구할 것이다.”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대부분 유행을 좇아 창업하고 실패한다.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기업은 원대한 비전을 갖고 중요한 문제를 풀며 생각보다 오랜 시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온 회사다. 오픈AI는 2023년을 기점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2015년에 창업한 회사다. 7년 이상을 불가능에 도전했고 심지어 내부 임직원조차 ‘인공일반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믿지 않아 퇴사하곤 했다.

집라인도 드론 배송이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2014년에 창업했고 드론 배송이 주목받던 시기에 본질에 집중하고자 험지로 떠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유행을 좇고 있을 때 먼저 미래로 나아가 의미 있는 길목에 가서 서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