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캔부터 액상 조미료까지 만드는 동원F&B 창원공장 | 매일 들어오는 참치 170t으로 캔 참치부터 참치액·사료까지

창원(경남)=양범수 조선비즈 기자 2024. 6. 3.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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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찾은 경남 창원 성산구 동원F&B 창원공장.

창원공장은 1986년에 완공된 동원F&B의 첫 생산 기지로, 380여 명의 직원이 5만㎡(약 1만5000평) 규모의 공장을 돌리며 캔 참치·골뱅이, 반려동물 식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로 준공 38년째인 오래된 공장이지만, 4월 초 동원F&B가 '참치액' 생산을 위한 신규 설비를 도입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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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성산구 동원F&B 창원공장 참치 클리닝 공정 모습. 사진 동원F&B

최근 찾은 경남 창원 성산구 동원F&B 창원공장. 이곳 하역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참치 입고 및 분류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태평양에서 잡아 꽁꽁 얼린 참치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크기에 따라 분류됐다. 작게는 손바닥만 한 것부터, 크게는 성인 허벅지 크기의 참치가 철로 된 운반함에 쏟아졌다. 차상민 창원공장 부공장장은 “이곳에는 매일 170t 정도의 참치가 들어오고 있다. 하루 최대 200t까지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공장은 1986년에 완공된 동원F&B의 첫 생산 기지로, 380여 명의 직원이 5만㎡(약 1만5000평) 규모의 공장을 돌리며 캔 참치·골뱅이, 반려동물 식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로 준공 38년째인 오래된 공장이지만, 4월 초 동원F&B가 ‘참치액’ 생산을 위한 신규 설비를 도입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그동안 동원F&B는 계열 회사인 동원홈푸드에서 참치액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생산해 왔으나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직접 설비를 도입했다.

1 참치액 생산공정. 동원F&B 2 김주형 동원F&B 품질보증팀 대리가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공장에서 공정 설명을 하고 있다. 양범수 기자

훈연 향으로 가득한 참치액 공장

위생모와 위생 덧신, 위생복을 꼼꼼히 갖춰 입고 들어선 참치액 공장은 감칠맛 나는 훈연 향으로 가득했다. 캔 참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참치 추출물을 훈연 참치추출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향이다. 훈연 참치 추출물은 참치 추출물에 정제염 등의 분말류와 훈연 가쓰오부시 육수 등의 액기스를 섞은 뒤 여과와 살균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김주형 품질보증팀 대리는 “참치액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본 형태를 만드는 과정” 이라며 “일차적으로 네다섯 가지 원료를 첨가한 뒤 필터프레스로 침전물이나 부유물을 제거한다. 규조토를 활용해 1㎛(마이크로미터) 기준으로 여과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차 처리를 마친 훈연 참치 추출물은 혼합 탱크에서 계량과 배합을 거친 뒤 살균·냉각 과정을 거쳐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1.5t짜리 배합 탱크 두 대에서는 훈연 참치 추출물과 버섯 액기스, 다시마 등이 섞여 참치액이 만들어진다. 이후 섭씨 80~95도에서 살균 작업을 거친 참치액은 배합 탱크와 같은 용량의 냉각 탱크에서 30~40분 냉각한 뒤 파이프를 따라 병에 담긴다. 적립기를 지나며 줄지어 선 병에 채워진 참치액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금속 검출기와 중량 선별기를 거친 뒤 자동으로 라벨이 붙여져 포장·적재된다. 김 대리는 500g 제품 기준으로 이곳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참치액은 2만5000여 개에 달한다고 했다.

동원F&B, 연내 국내 참치액 시장 매출 1위 목표

동원F&B는 이곳에서 참치액 진, 참치액 순, 참치액 프리미엄 등 세 가지를 만든다. 참치액 진은 참치액 본연의 가쓰오부시 풍미가 진한 것이 특징으로, 국물 요리는 물론 조림· 찜·볶음 요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참치액 순은 훈연 향을 줄이고 멸치 숙성액을 넣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냈으며, 참치액 프리미엄은 고급 어종인 황다랑어 추출물을 활용해 더 깊고 진한 감칠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의 훈연 참치 추출물 함량은 85%에 달하며 사양 벌꿀, 감초, 다시마, 표고버섯, 마늘 등의 부재료도 첨가해 다양한 풍미를 구현했다. 동원F&B는 약 1년간에 걸쳐 이들 제품을 만드는 참치액 설비를 들였다. 기존에 자재 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을 평탄화와 증축 공사 등을 거쳐 생산 동으로 탈바꿈한 것으로, 현재 주간 기준 가동률 100%를 보인다.

차 부공장장은 “2~3년 내,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야 교대 근무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고도 생산량이 모자란다면 추가 설비 도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올해 참치액 매출 목표를 35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일반 식품 부문 매출액의 1.9% 수준이나 사측은 참치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점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약 15%인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올해 안에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라식품이 1999년 제품을 만들면서 생긴 참치액 시장은 2020년 전까지만 해도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밥(집 안에서 해 먹는 음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125억원에 불과했던 참치액 시장은 2021년 255억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는 527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43%씩 성장한 것으로, 동원F&B의 일반 식품 부문 매출액의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인 2%에 비해 21배 이상 높다. 동원F&B의 조미 유통 식품 부문 매출액은 2019년 1조6263억원에서 2023년 1조7997억원으로 늘었다. 동원F&B가 참치액 시장에 나서는 것은 주력 사업인 캔 참치 공정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캔 참치는 얼어있는 참치를 해동한 후 쪄내는(자숙)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데, 자숙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참치 추출물이 참치액의 원액으로 쓰인다. 참치액 설비가 있기 전에는 참치 추출물을 대부분 원료로 판매했는데, 이를 제품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완성된 동원참치액. 사진동원F&B

차 부공장장은 “참치액 생산 이전에는 참치 추출물을 전부 판매했는데 현재는 10~ 20% 정도는 참치액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면서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농축액을 재료로 부가가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참치액은 물론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해 생산할 계획”이라며 “해외처럼 콜라겐을 추출하거나 의약품에 쓰이는 소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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