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사 일단 상견례 갖자…'타임오프' 꼬인 실타래 푸나

울산CBS 반웅규 기자 2024. 6. 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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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노조 "교섭 기피 불성실" 회사 "사전 협의 우선"
회사, 6월 4일 상견례 요청…단체협약에 따라 더 미룰 수 없어
고용노동부 시정 명령 받은 회사, 타임오프제 풀어야 할 당위성
"부당노동 고발 우려…전임자 숫자, 교섭위원 근무시간 조정해야"
HD현대중공업 JBWNFS 전경


최근 노동조합 교섭위원 처우 문제를 두고 상견례 연기 등 신경전을 벌였던 HD현대중공업 노사가 교섭테이블에 앉을 채비를 하고 있다.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제도)로 촉발된 노조전임자 문제에 이어 교섭위원 근무시간까지 노사가 풀어야 할 교섭의 꼬인 실타래가 놓여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사내 소식지를 통해 오는 4일 올해 임금·단체협약 상견례를 갖자고 노조에 요청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노조 교섭위원들은 회사에 상견례 날짜를 통보하고 지난 5월 28일 교섭장을 찾았다가 문 앞에서 돌아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교섭장 문을 열어주지 않아 상견례가 무산됐다"면서 "사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노사 자율로 합의가 가능한 타임오프를 악용해 윤석열 정부가 노조 무력화를 시도하고, 회사도 이를 빌미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사내 소식지에서 "노조는 마치 회사가 교섭을 회피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역시 신속하고 원활한 교섭 진행을 누구보다 희망하고 있지만 교섭을 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노조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을 찾았다가 돌아간 것에 대해 교섭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기본사항 합의서'가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

28일 상견례 날짜도 회사와 아무런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일단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가 공식 요청한 28일에서 7일 이상 연기할 수 없기 때문에 6월 4일 상견례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상견례 전부터 타임오프와 관련해 노조전임자 문제를 꺼내든 만큼, 노사의 교섭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 지가 관건이다.  


회사는 타임오프 시행령에 맞게 노조전임자 숫자를 조정하고, 교섭위원 근무시간도 제한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타임오프와 관련해 시정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회사는 이래저래 당위성도 있다.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부당 노동행위로 고발 당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이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노조법 개정에 따라 타임오프제가 도입됐다.

타임오프 시행령 기준을 적용하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5천명~9999명' 구간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노조가 둘 수 있는 유급 전임자는 11명으로, 현재 40명인 전임자 중 29명을 무급으로 전환하거나 그 숫자를 조정해야 한다.

노조는 다른 업계 선례를 근거로 회사가 이들 전임자에 대해 명목상 기금 등을 만들어 우회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편법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다가 지난 달 초 노조 일부 전임자에게 현장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를 두고 회사가 타임오프제 취지를 고민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제도는 노조 독립성과 자주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회사의 과도한 임금 지급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실상 기금을 조성해서 무급전임자에게 준다는 게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노사가 이 문제를 두고 37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이제 교섭위원 근무시간 문제로 까지 이어지게 됐다.

회사는 노조 전임자 외 교섭위원 경우 교섭 당일만 근무에서 제외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지난해와 같이 상견례부터 타결 때까지 상시 근무 제외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노사간 교섭이 지연돼 조합원들의 피로감이 쌓이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교섭에 성실히 임해 근무 여건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면서 회사 발전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을 때가 지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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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 반웅규 기자 bangij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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