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실종 '스텔라데이지호 사고'…헌재 "선사의 결함 신고 의무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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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이 안전히 항해할 수 있는 성능을 뜻하는 감항성에 결함이 발견됐다면 미리 신고해야 한다는 법률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선사 대표 A씨와 관계자들이 청구한 선박안전법 제84조 제1항 제11호 등에 대한 위헌소원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지난달 30일 이같이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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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이 안전히 항해할 수 있는 성능을 뜻하는 감항성에 결함이 발견됐다면 미리 신고해야 한다는 법률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선사 대표 A씨와 관계자들이 청구한 선박안전법 제84조 제1항 제11호 등에 대한 위헌소원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지난달 30일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2017년 3월 남대서양 해역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싣고 가다 침몰하면서 선원 24명 중 22명이 실종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검찰은 선사 관계자들이 사고 발생 1년 전 배의 횡경벽이 휜 사실과 한 달 전 좌굴이나 균열로 누수가 생긴 걸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았다고 봐 구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된 선사 관계자들은 1심 재판 도중 위헌법률심판제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하고 선사 대표이사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 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해사본부장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근무 감독 C·D씨에겐 각각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선사에겐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이에 반발해 2020년 3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구 선박안전법의 '선박의 감항성 결함'에 대한 의미가 광범위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감항성의 결함에 대해 법령으로 구체적으로 기술되지 않았기에 아주 경미한 결함까지 신고 의무 대상에 포함되는 게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헌재는 "감항성의 결함은 의미가 다소 광범위하기는 하지만 이는 안전한 항해와 관련해 무수히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개념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라 불가피하다"고 봤다.
이어 "바다의 상황은 계절과 기상, 시간에 따른 조류의 변화 등에 따라 같은 해수면 위라고 하더라도 천차만별이기에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해 법령에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바람직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또 헌재는 "선박 사고는 장거리를 장시간 운항하는 선박의 특성상 육지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비해 외부의 즉각적인 조력을 기대하기 어렵고 막대한 인명피해와 물적 손실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철저히 예방의 필요성이 있기에 사후적인 보완 명령이나 과태료 처분 등 단순한 행정상의 제재 수단만으로 이와 같은 위험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반대 의견을 낸 이종석·이은애·정형식 재판관은 "감항성의 결함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얻기 어렵다"고 했다. 선사들이 아주 사소한 결함까지 모두 신고해 선박의 운항에 지장이 초래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또 "선박의 안전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요소라면 비록 방치하더라도 해양 사고나 위험을 초래할 중대한 우려가 없는 결함의 신고를 누락한 경우에도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처벌받게 될 위험이 상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결정은 '선박의 감항성 결함'을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은 선박소유자 등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구 선박안전법 규정들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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