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 1년 조기입학하면 남녀 매력 느껴서 출산율 올라간다?

전아름 기자 2024. 6. 3. 13: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월간지 게재 보고서... "여자아이 기본 교육 침해" 시민 비판 이어져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여성이 남성보다 발달이 빠르니 여자아이를 1년 조기입학 시키면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문건이 공개됐다. ⓒ베이비뉴스

다소 도발적인 내용의 연구 문건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발달이 빠르니 학령기 여자아이를 1년 조기입학 시키면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느끼고, 혼인을 성사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제안이다. 이 보고서 안에는 이 외에도 생산연령 시기를 벗어난 노인들은 해외로 이주시켜서 노인부양 비율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하는 월간지 '재정포럼' 2024년 5월호(통권 제335호)에 게재된 보고서 중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비중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주요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우선 장우현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는 현재의 인구 문제를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현재의 인구 감소는 전 연령층의 균등한 인구 감소가 아닌, 새로운 세대의 급격한 감소인 저출산 과정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 조정 과정에서 생산을 해서 경제 전체를 부양할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생산적이지 않은, 부양해야 할 고령층은 지나치게 많아지는 유지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 인구문제의 핵심"이라고도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장 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 초기 '만5세 초등학교 조기 입학' 정책이 제안됐다가 철회된 것에 대해 "국민들이 보다 어린 나이에 생산가능 인구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분명히 현재의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할 유효한 검토 대상 수단"이라고 봤다.

또한 "저출산 정책은 유소년 인구를 늘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부양비율을 높일 수 있으며 현재 생산가능 인구 기준으로도 적어도 15년의 시간이 지나야 생산가능인구 비중 감소에 기여 할 수 있게 된다"고도 전망했다.

때문에 장 연구위원은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을 양적으로 증가하게 하기 위한 첫번째 대안"으로 '조기교육을 통해 빠르게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즉 5세 초등학교 입학, 대학교-대학원 과정 통합을 통한 졸업연령 낮추기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노인 연령을 높여서 은퇴 시점과 연금수급 시점을 늦추려는 각종의 정책이 해당 세부 분류에 포함될 수 있다고도 봤으며, 산재와 업무상 질병 감소를 통해 생산가능인구 이탈 예방정책도 제시했다. 이민을 통한 생산가능인구층을 유입하자는 주장도 함께 했는데, 유의할 점은 '노령층 인구 유입은 생산인구비중 감소문제를 심화'한다며 '젊은 층을 경쟁해 영입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또한 "노령층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고 기후가 온화한 국가로 이주하여 은퇴 이민 차원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을 양적으로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라며 "비록 국가적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지만 독일인들의 폴란드 은퇴 이민 사례나 유럽인들의 태국 은퇴 이민 사례 등을 고려해보면 지금의 노년층이 아닌 국제 경험이 풍부한 미래의 노년층에게는 은퇴 이민도 충분히 선택 가능한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그렇다면 문제의 '여아 1년 조기입학' 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일까? 장 연구위원은 저출산 대책으로 '이성 간 교제 성공 지원 정책'을 제시하며 "남성의 발달 정도가 여성의 발달 정도보다 느리다는 점을 고려해 학령에 있어 여성들은 1년 조기입학시키는 것도 향후 적령기 남녀가 서로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더해 '비혼 가구 출산 지원 정책'에 대해선 "결혼해서 출산했을 사람들이 오히려 동거하고 아이 낳는 경우가 된다"라며 "논리 구조를 검토해봤을 때 이 정책은 명확한 실증 증거 없이 채택할 정책방향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장 연구위원의 보고서 게재 이후 "여자아이 조기입학 시키면 서로 호감을 가져서 출산율이 높아질 거라는 '짖궂은 농담'이 걸러지지 않고 연구기관 이름 걸고 나온다는 게 신기" "여성이 출산하지 않는 근본원인인 여성혐오를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이런 걸 정책으로 들고오냐..역겹다" "조기입학 해본 여아 1인인데 서로 매력? 전혀요" "국가적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한다고 여아의 기본 교육을 방해하자는 주장" 등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시민들의 지적에 대해 연구원은 2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재정포럼의 원고 내용은 기본적으로 필자의 개인의 의견으로서 본원(조세재정연)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분명히 밝힘"이라며, " 본고의 요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할 개연성이 있는 모든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중 옥석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고에서는 "효율적 재정집행을 위한 성과관리 방안으로 포괄적 정책분류체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라며 "향후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저출생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심도있는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전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Copyright © 베이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