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50㎞가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고? 13명이나 벽 깼다, 리그 최강 파이어볼 군단

김태우 기자 2024. 6. 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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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강은 올 시즌 가장 큰 구속 상승을 이른 선수 중 하나로 팀 불펜에서 중용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좌완으로 시속 150km 이상의 강력한 공을 던지며 올해 순항하고 있는 이병헌.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요즘 야구는 구속 혁명의 시대다. 선수들의 선천적인 신체 능력과 트레이닝 기법의 강화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이제 시속 100마일(약 160.9㎞)이 더 이상 ‘꿈’의 수치는 아닌 시대가 됐다. 메이저리그의 선진 기법을 일찌감치 받아들여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에 접목한 일본프로야구도 구속 상승세가 뚜렷하다.

KBO리그도 더디지만 그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의 평균 구속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구속이 올라가고 있다. KBO리그에서도 한때 ‘로망의 구속’으로 불리던 시속 150㎞의 벽은 곧잘 깨진다. 이제는 150㎞를 던지는 것 자체로는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해도 하루에도 많은 국내 선수들이 최고 150㎞ 이상을 던진다.

그런 트렌드에서 올해 가장 주목을 받는 팀은 단연 두산이다. 좋은 투수 재목들이 많이 모여있는 두산은 이전에도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올해 수치는 주목할 만하다. 이전부터 150㎞를 던졌던 선수들의 공은 더 빨라졌고, 150㎞와 거리가 있었던 선수들은 구속이 쭉쭉 오르며 이제는 매일 이 벽을 깨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150㎞ 군단’으로 자리매김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최고 구속 150㎞ 이상을 기록한 두산 투수는 총 13명에 이른다. 선발 자원인 곽빈(156.5㎞)을 비롯, 라울 알칸타라(154.7㎞), 최지강(154.5㎞), 이영하(153.7㎞), 이병헌(153.5㎞), 김택연(153.1㎞), 브랜든(152.0㎞), 최준호(151.4㎞), 이교훈(151.1㎞), 홍건희(150.8㎞), 정철원(150.8㎞), 김유성(150.6㎞), 박치국(150.3㎞)까지 150㎞의 벽을 넘겼다. 외국인 선수 둘을 빼도 국내 선수만 11명이다.

곽빈이나 이영하는 원래부터 빠른 공을 던지던 투수였던 만큼 놀랍지 않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지금까지 ‘파이어볼러’ 이미지와는 다소간 거리가 있었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두산의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느낄 수 있다. 실제 두산은 2군 시설에 바이오메커닉스 등 여러 선진 문물을 도입해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원래부터 육성 노하우가 탁월한 팀으로 뽑히는데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까지 도입하면서 선수들의 전반적인 구속이 확 뛰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두산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2년 전인 2022년 시즌 당시 트랙맨 기준으로 한 번이라도 150㎞를 넘겼던 국내 선수는 6명 뿐이었다. 5명의 선수가 150㎞ 군단에 새로 합류했다. 최고 구속만 오른 게 아니다. 선수들의 평균 구속도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다.

▲ 곽빈은 안우진(키움), 문동주(한화)와 더불어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로 위치를 확고히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최지강이 대표적이다. 트랙맨 기준으로 최지강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46㎞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149.5㎞로 확 올랐다. 좌완 이병헌의 경우도 지난해 145.7㎞에서 올해 148.6㎞로 크게 올랐다. 이 빠른 공을 앞세워 최지강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2, 이병헌은 3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7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물론 체력적으로 지칠 시즌 중·후반에 어떤 구속 변화를 보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두산 투수들의 구속 혁명은 뚜렷하게 진행 중이다.

13명 외에도 앞으로 합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미 150㎞ 이상을 던진 적이 있지만 올해는 그 구속을 찍지 못한 선수들이 몇몇 더 있고, 150㎞에 근접한 수준인 148㎞ 이상의 공을 던진 선수를 합치면 5명이 더 추가돼 18명에 이른다. 곽빈이나 알칸타라, 브랜든이 등판하는 날이면 등판 투수 전원이 최고 15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팀이 두산인 셈이다.

물론 공만 빠르다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제구도 뒷받침되어야 하고, 요즘 추세인 수직무브먼트나 회전 수 등도 지켜봐야 한다.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투수들도 더러 존재한다. 그러나 구속 증강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분명 두산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150㎞를 점령한 선수 중 상당수는 20대 초·중반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대치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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