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어퍼컷 세리머니, 총체적 난국…대통령·與 국회의원, 민심과 동떨어져”

윤주성 2024. 6. 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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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V5WezUQEzZs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정치권 이슈 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한 주간의 정치권 이슈 정리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공진성 조선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하 공진성):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요즘 정말 정국이 시끄러운데요. 채 상병 사건 기록을 경찰에 이첩한 지난해 8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문제는 없다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공진성: 초반에 작년부터 쭉 이어져 온 상황을 기억해 보시면 양측의 주장이 진실 공방처럼 엇갈리다가 결국 누가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었는지가 드러나고 있지요. 박정훈 대령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 박정훈 대령의 말이 맞았고 반대로 침묵하거나 거짓말을 했던 사람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이제 와서 하는 해명은 솔직한 고백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법적 다툼을 대비해서 약간 알리바이를 만드는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법률적으로 통화를 했던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 또는 격노했다고 하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 없으니까 그것의 성격, 의미, 내용에 대해서 법적으로 방어 가능한 해석을 미리 내놓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결국은 동일한 사건이 촘촘하게 증거로 채워지는 경우에도 결국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한데. 기존 박정훈 대령을 중심으로 한 사람의 해석에 맞서서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하는 또는 각자 자기를 보호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해석이 맞대결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목해봐야 할 것이 증거로 제출되는 통화 녹음들입니다. 군인도 공무원이지요. 이 공무원들이 통화를 할 때 녹음을 한다는 것이에요. 자동 녹음 기능을 이용해서. 그것은 무엇이냐 하면 자꾸만 상급자들이 자신들은 면피하고 온갖 책임을 하급자에게 떠넘기는 것들이 일상화되다 보니까 하급자들이 지시를 받을 때 자기가 부당한 지시에 의해서 이 일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모든 통화를 녹음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굉장히 중요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상급자들이 자기 책임 면피에만 급급하면 정말 하급자들 일하기 싫지요. 그리고 시키는 일 외에는 절대 하지 않고 책임져야 될 것 같은 상황이 올 것 같으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증거를 남기게 되고. 결국 이것은 공무원들 조직과 관련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고 동시에 대통령 정치인이지 않습니까? 장관도 마찬가지로 정치인인데 이런 정치인들이 정치적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르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법적으로 책임을 피할 궁리만 하고 있는 상황, 이것이 또한 정치를 다른 수단으로 하는 것의 한 면이 아닌가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 윤주성: 이종섭 전 국방장관 같은 경우는 국회 등에서 여러 차례 대통령과 채 상병 사건 관련해서 통화를 한 적 없다 부인을 했습니다. 또 여러 정부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고위 당직자들이 다 관련 사실을 부인했는데 다 거짓으로 드러났잖아요.

◆ 공진성: 일반 국민들의 시각으로는 거짓말인데 본인들의 내면에서는 그와 관련해서 통화한 적은 없다고 도망갈 여지를 끊임없이 만들어놓는 것이지요. 증언을 할 때도 법률적으로 항상 빠져나갈 기억에 없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통화는 했다고 나중에 드러나더라도 그와 관련해서 통화를 했는지 자체는 녹음이 없는 한 밝혀질 수 없으니까.

사진 출처: 연합뉴스


심지어 김계환 사령관 경우에는 녹음 내용이 드러났잖아요. 이 경우에는 무엇이라고 할지 모르겠어요.

◇ 윤주성: 그래서 일반 국민들의 어떤 특검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국민의힘은 이것이 정치 공세다, 이렇게 맞서고 있고 오히려 윤상현 의원 같은 경우에는 김정숙 여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을 묶어서 오늘 특검 법안으로 국회에 제출하겠다 이렇게 맞서고 있잖아요. 이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 공진성: 정치 공세가 맞고, 그리고 정치 공세에 다른 정치 공세로 맞서려고 하는 것도 저는 맞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치 공세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공익, 국익, 민익이 뭐냐 이런 것인데 제가 보기에는 이와 관련한 국민의 판단은 어느 정도 내려져 있는 것 같아요. 총선 전부터도 채 상병의 사망 사건과 관련한 진상 규명, 그리고 그와 관련해서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 다수가 어느 정도 밝혀져야 될 필요가 있다고 하는 합의가 있었고, 그런데 이것을 계속해서 대통령이 법적 권한을 이용해서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는 계속 정치적인 세력 동원을 통해서 관철시키려고 야당은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여기에 적어도 명분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방금 말씀하신 다른 이슈로 맞대응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목표를 정해놓고 즉 무력화, 이 특검 법안 관철을 무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생각해 내면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이 정말 막을 수 있는 카드냐, 라고 보면 별로 동의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 윤주성: 외부적으로 드러난 모양새를 보면 어쨌든 국민의힘이 여당이잖아요. 그리고 지금 윤석열 정부가 현재의 권력이고, 그런데 전 정부 김정숙 여사의 기내식이 예산이 너무 많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

◆ 공진성: 일단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특검을 우리가 굳이 해야 하는 이유는 행정부에 소속되어 있는 검찰의 수사 권력이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잘 작동하지 않으려고 하는 의심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 특검을 발휘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방금 이야기한 전 정권에 관한 수사를 현 정권에 속한 검찰에서 열심히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싶은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일단 특검법을 제안하는 것 자체가 일단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지요. 그것은 그냥 필요하다면 고발하면 되고 그러면 검찰이 열심히 성의껏 수사하리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채 상병과 관련된 외압, 의혹은 대통령이 당사자기 때문에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이고, 공수처도 조직이 굉장히 적은 데다가 공수처장 임명도 굉장히 늦게까지 미뤘던 것으로 잘 되기가 어려울 것 같으니까 특검법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등가의 논리라고 인식하는 것은 속을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 윤주성: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1%라는 갤럽 여론조사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홍준표 대구 시장이 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을 제기를 했어요. 어떻게 보세요?

◆ 공진성: 인지 부조화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자신의 생각과 객관적 현실이 충돌할 때 보통 정상적인 사람이면 자신의 생각을 바꿉니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구나, 남들의 생각은 이런데 나만 이렇게 생각했구나, 라고 바꾸는데 보통 그것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교만하고 오만하고 또 나이 많으신 분들은 객관적 현실 자체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지요. 그때 보통 어르신들이 요즘 것들은 쯧쯧 하듯이 세상을 탓하기도 하지만 또 이것처럼 조작의 가능성을 내세웁니다. 그런데 여론조사가 100% 민심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요. 그러나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딱히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보다 더 정확한 것은 사실 선거입니다. 실제로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지난번 총선의 결과로 어느 정도 드러난 바가 있고 그것이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했으면 본인의 생각을 교정하는 쪽으로 행동해야 마땅한데, 이제 여기서 더 나아가면 선거까지 음모론을 개입시켜서 선거가 조작됐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황교안 전 대표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홍준표 대구시장님의 정신적 상태가 굉장히 위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주성: 한국갤럽 자체 여론조사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요.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의 ±3.1% 포인트입니다. 이번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또 최근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서 이른바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여서 화제가 됐는데요. 이른바 단일 대오, 그리고 똘똘 뭉쳐서 나라를 개혁하고 바꿔 나가자는 발언을 했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여러 가지 해석들이 분분하던데요.

◆ 공진성: 총체적인 난국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날짜를 선택한 것도 그렇고, 그날이 하필이면 훈련병 한 명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나주에서 영결식이 있는 날 날짜를 잡은 것도 그렇고. 그렇게 해서 이른바 어퍼컷 세리머니한 사진을 대통령실에서 또 공개한 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데 이것을 결국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인식이 다 같다는 것이지요. 대통령과 여당 소속 국회의원과 또 그 당에 소속된 자치단체장과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 보좌관들의 인식이 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의 수가 국민 다수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생각과 굉장히 동떨어지고 있다. 이 점에서 저는 뭔가 표현이 되게 당황스러운데 다 잊자고 하는 것도 그렇고 한 몸이 되자는 것도 그렇고 나라를 지킨다고 하는 생각도 그렇고, 마치 수세에 몰려 있는 빨치산 전사들이 투쟁을 앞두고 결의를 다지는 느낌?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 사실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비장미마저 느껴집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굉장히 활기차고 자기들은 기운 내려고 하는 것이지만 이 객관적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그런데 이것을 유일하게 긍정할 수 있는 방법은 이데올로기나 신념이거든요. 뭔가 철 지난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상태 외에는 본인들의 이 비장함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현실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덕목은 아니에요. 이것은 운동권 투사들에게 요구되는 것일 수는 있는데 국회에서 일을 해야 되는 정치인들 그리고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덕목은 아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지금 안 좋은 상황이다. 이것이 미국 숙어적 표현으로 성가대 보고 설교하기,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데 청중들의 반응이 미지근하면 성가대를 쳐다보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성가대가 그나마 가장 뜨거운 사람들이 앉아 있으니까 아멘, 아멘 하고 호응 잘하는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하면 곤란한 것이지요. 아주 위험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는데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 구성과 관련해서 여당과 그리고 윤석열 정부도 법을 좋아하지 않느냐, 법대로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이것 원 구성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 이런 의지로 봐야 되겠지요?

◆ 공진성: 21대 국회와는 달라야 한다고 하는 강한 의지 그리고 그런 요구들을 의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 일단 말은 틀린 것이 없습니다. 국회법 상으로 상임위원장 자리는 그냥 국회에서 다수결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동안 관행에 따라서 정당별 의석 비율에 따라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누었던 것이지요. 그러니까 국민의힘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법이 아니라 관행인데 그 관행은 또 다른 관행과 함께 패키지처럼 활용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정부와 여당이 야당과 대화하고 협력하던 시절의 관행에 근거해서 그런 식의 상임위원장 배분도 관행으로 작동했던 것인데 과연 지금 대통령과 여당은 그러면 야당을 그런 협력의 대상 또는 대화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뭔가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하고 있느냐, 그 관행을 유지하고 있느냐. 그런데 지난 2년 동안도 야당 대표 끝까지 만나지 않다가 총선 패배 후에야 야당 대표 만났지 않습니까? 이런 식으로 일절 관행을 무시하고 법대로 해오던 대통령과 여당이 이제 와서 관행을 근거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달라, 아니면 국회의장 자리 달라 이렇게 이야기하면 안 먹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도 그러면 우리는 법대로 하겠다 이렇게 나오는 것이고.

사진 출처: 연합뉴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또 국민의힘 쪽에서는 21대 처음 개원할 때처럼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차지하도록 차라리 내버려 둠으로써 욕심꾸러기 아니면 독선적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어느 정도 기대를 하는 것 같은데 과연 21대 여당일 때의 민주당과 지금 야당일 때 그리고 계속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할 때의 상황이 같은가. 그리고 국민들이 이 상황을 지켜볼 때 과연 민주당이 욕심 많다고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비타협적으로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하실지 이 부분을 생각하실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뭔가 판단의 회로가 잘못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기본적으로 여당, 야당 줄 것이 있어야 되는데 협상이 되려면, 여당 입장에서는 줄 것이 없습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줄 것이 있지요. 좋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얼마든지 줄 수 있으니까 원하는 리스트를 작성해서 제출하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당 입장에서는 줄 것이 없는데 달라고만 하니까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지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상인의 현실감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윤주성: 벌써 말씀하신 것처럼 야권에서는 어쨌든 해병대원 특검법 다시 발의하고 또 여러 가지 여권을 압박해 가는 그런 모양새인데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난을 안 받겠다 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모습은 어떻게 보세요?

◆ 공진성: 뉴스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모두가 난을 거부하거나, 야당원 전부가, 그것도 굉장히 기괴한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모두가 아무런 반응 없이 그 난을 다 받아서 고이 모셔두는 것도 굉장히 이상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보면 다 개성이 드러나지 않습니까? 정당별로, 개인별로. 그것이 각자의 정체성이고 정당의 정체성이고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그냥 국회에 300명이 모여 있는 다양한 의원들의 다양한 성향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큰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여야 정치권에서 20년 전에 사라졌던 과거의 정치 문화로 여겨졌던 지구당 부활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 공진성: 이 문제를 둘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정치권과 관련된 사안을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하냐로만 환원해서 논의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유불리는 언제나 있을 수 있고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이 차원에서도 국민이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2004년 당시에 이 지구당 제도가 폐지될 당시에는 뭔가 정치 자금과 관련된 큰 스캔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구당이라고 하는 것이 부패의 온상처럼 지목이 됐지만 정작 그것을 폐지한 후에도 실질적인 필요성은 다들 알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 알음알음 현역 의원들은 다 지역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을 하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까 결과적으로는 도전자들이나 현역 의원들이 아닌 사람들의 활동 공간이 위축되는 것도 있고, 각 지역에서 지구당을 매개로 해서 정치적 정보를 공급받고 정치적으로 인력이 성장하는 이 선순환 구조는 완전히 사라진 것입니다. 그 점에서 저는 분리해서 봐야 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원내에 자신의 세력이 없기 때문에 원외 세력을 조금 더 활성화하고 규합해서 길게 정치적인 뭔가를 하려고 하는 의도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것과 별개로 지구당 제도의 명과 암을 따져가면서 그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보완을 해야 될 것이고 필요했지만 사라진 부분은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그렇지 않고 목욕물 버리려다가 애 버린다는 식으로 한국에서 자꾸 문제가 되면 폐지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귀찮게 자세하게 따지고 싶지 않은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는 민주주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 윤주성: 민주당이 당원권을 강화하는 등의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의 대권 다지기 포석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동의를 하십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공진성: 전혀 동의하지 않는데요. 뭘 해도 뭘 하지 않아도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데 별 지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제하에서 드리는 말씀인데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하나하나의 행위를 전부 다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 대권 가도 이렇게 연결하는 해석이 되게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 않더라도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위는 매우 확고해 보이고 그리고 대선 후보가 되는 데도 거의 경쟁자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 주변에서 이재명 대표를 통해서 또는 대표의 연임을 통해서 또는 대통령을 만들어서 호가호위하고 자기의 권력을 어떻게든 더 키우고 유지하려고 하는 측근들 또는 세력들이 있겠지요. 이 사람들이 온갖 시나리오를 불리면서 당헌·당규상 혹시라도 뭔가 걸림돌이 될만한 요소를 빨리 고치려고 한다든가 이런 것 때문에 자꾸 말들이 나오는데 좀 구분해서 생각을 하면 그 점에서 조금 과도한 비판이라는 생각이 들고, 수정해야 될 규정이 있으면 수정해야지요. 그것은 별개로 구분해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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