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 후 “마약 했으니 심신미약” 주장한 20대男…유족 “엄벌에 처해달라”

클립아트코리아

 
마약류의 일종인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병만)는 살인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아 기소된 A씨(24)에 대한 1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3월20일 오전 7시30분쯤 대전시 서구 탄방동에 위치한 원룸에서 마약에 취한 채 여자친구였던 B씨(24)의 목을 조르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과거 우울감 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0.5g을 구매했고 범행까지 약 2일간 총 5회 반복 투약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B씨의 남자관계 등을 의심했던 A씨는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언쟁을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는 “사람을 죽였다”며 112에 자수했으며 경찰은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 측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범행 이틀 전부터 매수한 필로폰을 환각 상태에서 벗어나기 전 반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인해 일반적인 정신상태가 아니었기에 심신미약 상태에서 일어난 우발적 범행이라는 것이다.

또 “피해자를 위해 유족에게 1억원을 형사 공탁한 점과 범행을 저지른 이후 자수한 점도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해 달라”고 변론했다.

그러나 피해자 B씨 측 입장은 달랐다. 변호인은 “피고인(A씨)은 사람의 입으로 담을 수 없는 악랄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마약을 한 사실을 은닉한 후 어머니와 상의 끝에 살아있었을지 모를 피해자를 3시간30분가량 방치했다”며 반박했다.

이어 “(B씨의) 유족은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지속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절대 심신미약 감경 등이 이뤄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를 위해 보호관찰소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청구 전 조사 기간을 고려해 재판을 한차례 속행하고 오는 7월 5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2년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마약범죄 총 발생건수는 1만331건이며 검거건수는 9881건으로 집계됐다. 또 검거인원은 1만2373명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향정) 발생건수가 6736건으로 가장 높게 집계됐으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이 2020건, 대마가 1530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