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키’ 패기로 뭉친 노정의→이채민, 0.01% 계급사회 어떨까 [종합]
[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유망주 배우들이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 제작발표회가 6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진행됐다. 정재이 역 노정의, 강하 역 이채민, 김리안 역 김재원, 윤헤라 역 지혜원, 이우진 역 이원정과 배현진 감독이 참석했다.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하이틴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 '환혼 시즌2', '빅마우스', '스타트업'을 공동연출한 배현진 감독과 드라마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타임' 추혜미 작가가 철저히 계급(하이라키, hierarchy)이 나뉜 명문사학을 배경으로 색다른 하이틴물을 선보인다.
배현진 감독은 "견고한 계급사회를 지키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고 그걸 부수고 싶어하는 누군가의 대립을 다룬 이야기"라며 "'하이라키'는 철저히 계급으로 나뉜 주신고가 세계관이다. 그 자체가 (시리즈의) 차별점이라 생각한다. 주신고는 장학생을 제외하고 기득권, 부자, 로열패밀리가 만든 견고한 세상이 있다. 학생들은 그걸 당연하게 누리고 살았고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 믿고 있었는데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그 생활을 의심하고 고민하고 스스로 상황을 깨고 나가보려고 하는 성장 포인트도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배현진 감독은 "너무 멋있는 배우들이라 함께 해서 행운이었다. 하이틴물이고 교복을 입어야 해서 20대 초반 배우들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잘 발굴하고 싶었다. 이 친구들을 보석에 비유하면 바로크 진주 같다. 세공된 보석이 아니라 존재 자체 그 모양대로 빛을 낼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재이 역은 노정의라는 배우로 너무 만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너무 인형 같다. 이미지적으로 완전 재이라고 생각했다. 웃고만 있어도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대화를 해보니까 굉장히 영리하고 진지하고 캐릭터 해석이 뛰어났다. 그런 경험과 노력은 현장에서도 발휘됐다. 10년차가 넘는 대선배다. 연기적으로 리딩을 많이 했다. 재이는 레이아웃이 많은 캐릭터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많았을텐데 다 살렸다. 현장에서도 굉장히 놀랐는데 후반작업하면서 더 놀랐다"고 극찬했다.
배현진 감독은 이채민에 대해 "'하이라키' 전에 '환혼2'에서 연이 있었다. 너무 멋있었다. 같이 한 선배님들이 애드리브 텐션이 높은 분들이었는데 다 받으면서 센스있게 잘 하더라. 그래서 전화번호를 받았고 나중에 꼭 같이 작업하자 했었다. 넷플릭스 미팅 전날 '나 만나러 오는거니까 긴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연락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재원씨는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주목했다. 순박한 소년 느낌이 좋았다. 리안이가 가진 시크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필요하다 생각했는데 모델 출신이고 신발 벗고 들어오는데 런웨이가 되더라. 한마디 하는 순간 김재원이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헤라 역은 제일 어려웠다. 매력있고 재밌는 캐릭터인데 누가 해야하지 떠오르지 않아서 많은 배우를 만나야겠다 생각했다. 혜원씨를 만나고 다른 배우들도 만났는데 혜원씨를 다시 만나고 싶더라. 해외 체류 중이라 한달 가까이 기다려야 했는데 기다리다 보니 더 하고 싶어졌다. 만나보니 헤라 같았고 사랑스러웠다"고 밝혔다.
또 "원정씨는 웃는게 좋다. 우진이 캐릭터 중 하고 싶었던 장면이 뒤돌아보면서 웃는 장면이었다. 원정씨 캐릭터 자체가 밝고 텐션이 높은 친구다. 그 와중에 진지하기도 하다. 우진 캐릭터를 접근할 때 진중함과 소년다운 양면성을 다 살릴 수 있는건 이원종 아닐까 했다.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하이라키' 출연하게 된 배경을 공개했다. 지혜원은 "'하이라키'를 하고 싶었던 건 헤라 역할 때문이었다. 헤라로 오디션을 봤다. 너무 매력적이었다. 독보적인 에너지와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재원은 "나는 넷플릭스와 감독님, 작가님이 날 골라주셨다 생각한다. 하이틴 장르인데 우리나라에 있었던 교복물과는 완전히 다르다. 흥미로웠고 '이걸 한국에서 구현한다고? 심지어 내가 많이 재벌이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리안이가 가진 도시적인 이미지와 재이 옆에서의 소년미가 반전매력이라 생각해서 여러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노정의는 "감독님께서 날 기다려주셨다고 하는데 난 역으로 감독님을 기다렸다. 너무 하고 싶어다. 또래들과 평소 할 수 없는 다양한 장면이 구현되고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의 방식도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미팅하고 답이 안와서 떨어졌다 생각해서 너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재차 확인을 했다.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즐겁게 했다"고 말했다.
이채민은 "배현진 감독님께서 같이 하자고 제안해주셨을 때 이미 '환혼'에서 같이 찍어봤고 다른 작품에서 만나뵙고 싶었던 감독님이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강하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이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정은 "제일 늦게 합류해서 캐스팅도 다 알고 있었다. 대본을 읽기 전 이런 진주들과 같이 속해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배현진 감독은 "학교라는 공간이 미완의 대기 같다 생각한다.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 공간이라 재밌지 않을까 했다. 하이라키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주신고라는 설정이 적당했던 것 같다. 넥타이 색깔로 장학생을 구분시키고 낙인 찍는다. 그들만의 세계에 전학생으로 인해 균열이 생기고 헤쳐나가는 변화를 지켜보는게 흥미로운 것 같다"고 배경 설정을 소개했다.
자극적인 학원물을 향한 우려에 대해 그는 "계급간의 갈등을 다루는 동시에 성장을 포인트로 메시지를 담고 싶다. 현실 아이들이 직면하는 이슈를 피해가는 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직접적이거나 적나라한 표현은 최대한 걷어내고 사건을 겪는 감정과 성장을 더 포인트로 뒀다"고 설명했다.
노정의는 정재이 캐릭터에 대해 "재이는 주신고 퀸 중의 퀸이다. 화려함 뒤에 비밀을 품고 있는 양면적인 인물이다. 상위 0.01%의 정해진 삶을 살아와서 비밀이 생겨도 혼자 감내한다"고 소개하며 "어떤 아픔이 있을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채민은 "강하는 최초 만점자 장학생이다. 항상 해맑은 웃음을 보이지만 그 뒤에 날카로움과 단단함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옳다고 믿는 일에 끝까지 걸어가는 인물이라 매력있다"고 말했다. 강하의 전학으로 주신고는 균열이 생긴다. 이채민은 "강하와 재이, 리안의 삼각관계를 중요하게 봐주시면 좋겠다. 재이와 리안은 나보다 많은 시간 우정과 사랑을 쌓은 관계라 강하가 어떻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지, 왜 상황이 변하는지 봐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원은 "내가 맡은 김리안은 주신고의 질서이자 법이다. 서열 1위이다. 재력, 외모, 능력 다 1위다. 엄마가 물려주겠다는 미래, 학교 안에서 아이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관심없고 오로지 정재이만을 위해 살아간다. 겉으로는 차가운 이미지인데 재이 앞에서는 한없이 소년미가 나타나는 반전매력을 가진 친구"라고 밝혔다. 그는 "주신고에서 펼쳐지는 모든 수업, 과목이 지금까지의 학교물에서 보지 않은 것들이 많다. 리안이가 멋있는건 다 한다. 수영, 미식축구, 펜싱 등을 한다. 난 자유형을 하는데 감독님이 접영에 꽂히셨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혜원은 "헤라는 정말 솔직하고 투명한 친구다.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에 거침없고 솔직한 친구다. 도발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친구다. 그럼에도 자기한테 소중한 것, 지키는 법을 아는 친구라 헤라를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보이게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헤라는 얄밉고 못된 행동과 말을 하지만 미워보일 수 있게 네가 만들어야 된다'고 하셔서 조금 부담도 되고 고민도 됐다. 결국 18살의 순수한 천성 것을 살리는 것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이원정은 "우진이는 복합적이고 양면성을 띄고 있는 입체적 인물이다. 내가 맡은 역할 중 제일 유니크하다. 한편으로는 뜨겁고 직진남이다. 사랑에 진심이다. 많은 것을 지키려고 한다. 아이들도, 학교도, 계층도. 하지만 결국 아이이기 때문에 티가 나긴 한다"며 "나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은데 절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배현진 감독은 "강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고 리안이는 일편단심의 사랑, 재이는 그 틈에서의 생존, 헤라는 욕망, 우진이는 미성숙이지 않을까. 각자가 가진 화두를 눈 앞에 두고 달려가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직면하는 것들이 관전포인트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열화가 돼있는 학교'는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다뤘던 소재인 것이 사실. 배현진 감독은 "'하이라키'라는 제목 때문에 포커싱이 너무 거기로 간 것도 있는데 사실은 그 안에서 사건과 해결을 위한 스토리라기 보다 각자 캐릭터가 상황을 직면하면서 성장해가는, 감정의 파고를 다룬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이야기보다 캐릭터들의 감정을 잘 파고드는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신예배우들은 주연배우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원정은 "물론 부담되지만 감독님을 믿었고 하이라키즈를 믿었다. 그리고 자신감이 높아서 날 믿고 했던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채민은 "아무래도 첫 주연을 하다보니 책임감도 막중했고 부담감도 배로 커져서 긴장을 많이 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극복된 이유는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들 덕분이다. 나중에는 즐거움으로 끝났다"고 말했다.
노정의는 "선배님들과 작품을 주로 했다면 또래들과 하는, 큰 비중을 가진 작품은 처음이다 보니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다. 그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친구들에게도 많이 배우면서 했고 감독님께서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노력해주셨다.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찍었다. 즐기면서 최선을 다해 찍어서 그저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재원은 "글로벌 OTT 작품에서 주연배우로 또래 배우들이 모여 한 스토리를 끌고가는게 기분 좋은 부담감이었다. 그걸 해내는게 배우의 몫이라 생각해서 의기투합했다. 또래다보니까 장면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게 편했다. 감독님께서도 배우들을 잘 리드해주셨다. 그런 노력들을 통해 부담감을 잘 이겨냈다. 노력이 배신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높게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혜원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예전엔 나무만 보고 내 캐릭터에 몰두했다면 '하이라키'에서는 전체를 보려고 노력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조화와 흐름을 보려고 노력했다. 또래끼리 조화로우려고 노력하면서 부담감이 덜어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하이라키' 이전에도 센 캐릭터를 많이 맡아서 미움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은 아예 없다. 미움도 관심이다. 하지만 내가 맡았던 역할을 보면 미운 행동을 해도 한편에 애틋하고 안쓰러움이 있는 친구들이었다. 헤라가 정점으로 안쓰러움과 악역의 두 모습을 가지고 있다. 사랑스러운 친구라는 걸 알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라키'는 오는 7일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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