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맹모삼천…의대 지역인재 전형에 학군지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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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의대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고 내려온 학부모들은 내신 성적을 잘 받으려 시골 학교에 자녀를 전학시키고, 서울 대치동 학원가 출신 강사까지 지방으로 초빙해 의대반 개설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A 씨는 "이미 천안시 시골 중·고등학교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학생들이 한 학년당 10명 정도 재학 중"이라며 "향후 수능 최저등급이 없는 의대 지역인재 전형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도권 학부모들의 자녀 시골 중학교 보내기 전략은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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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성적 상향 위해 비명문고로
대치동강사 초빙 의대반 개설도
충청 등 ‘의대공화국’거점만들어
이공계인재 유출 비판도 커질듯
“수도권에서 의대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고 내려온 학부모들은 내신 성적을 잘 받으려 시골 학교에 자녀를 전학시키고, 서울 대치동 학원가 출신 강사까지 지방으로 초빙해 의대반 개설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충남 천안시에서 의대 전문 입시 학원을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으로 유학 온 학부모들이 충청권을 ‘의대 공화국’의 새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025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의대 지역인재 전형 선발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메디컬 고시’ 열풍이 불자 자녀를 데리고 지방으로 유학을 떠난 학부모들이 ‘신(新)학군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3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들을 데리고 지방으로 내려간 수도권 학부모들은 내신 성적 확보를 위해 지역 자사고·명문고 대신 비명문고에 자녀들을 전학시키고 있다. 2028학년도 대입 전형부터는 지역에서 중·고등학교 6년을 모두 졸업해야 의대 지역인재 지원 요건을 충족하는 만큼 초등학교 4∼5학년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이 7∼8년 뒤 대입 전략을 미리 짜고 움직이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사설 컨설팅 업체를 활용해 자녀들이 내신을 따기 쉬운 저평가된 시골 지역 중학교를 선정하고, 해당 중학교에 진학하기 쉬운 초등학교로 자녀를 전략적으로 전학 보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의대 지역인재 전형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충청·강원권을 중심으로 심화하고 있다. 2025학년도 대입에서 26개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 전형 선발 규모는 1913명으로 전년(1025명)보다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A 씨는 “이미 천안시 시골 중·고등학교에는 서울에서 내려온 학생들이 한 학년당 10명 정도 재학 중”이라며 “향후 수능 최저등급이 없는 의대 지역인재 전형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도권 학부모들의 자녀 시골 중학교 보내기 전략은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방 도심에 몰린 학원가에 의대반 개설과 의대 전문 컨설팅 전문가를 유치하도록 유도하고, 강사도 섭외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에서 중·고교생 대상 대입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B 씨도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고 이사 온다며 의대반 개설을 해달라는 요구가 너무 많아 내달부터 서울에서 전학 오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의대반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의대 지역인재 전형 관련 문의만 20여 건 들어왔는데 내신 성적을 올리기 어려운 해운대구에 집을 보유하고 있는 수도권 학부모가 내신 성적 취득이 쉬운 영도구 등 저평가 지역으로 자녀를 전학시키고 싶다고 민원을 넣는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광주에서 열었던 대입 지방설명회에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내려온 학부모 10여 명이 찾아와 ‘의대 지역인재 전형 준비를 위해 내려왔다’고 말해 충격받았다”며 “지방이 이렇게 입시로 주목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의대 대폭 증원에 따른 최상위권 입시생의 의대 쏠림과 이공계 인재 유출이 심해진다는 ‘의대 망국론’ 여론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반도체학과·핀테크학과 등 이공계 학과에 다니고 있거나 지망하던 수험생들이 의대로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임 대표도 “의대에 맞지 않는 학생을 초등학생 때부터 지방에 내려보내 적성을 강제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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