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첼라 안 부럽다"… K팝, 대학축제 속으로

윤기백 2024. 6. 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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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아카라카', 고려대 '입실렌티' 등
'섭외 1순위' 싸이→뉴진스 등 K팝 스타 총출동
라이브·무대 매너 갖춘 K팝 가수들 대학가 장악
"대학축제, 페스티벌 무대와 흡사" 민희진도 극찬
황규완 대표 "개런티↓ 퀄리티↑… K팝·대학 윈윈"
싸이(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K팝 사랑은 올해 대학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가 지나가고 축제를 즐기고자 하는 열망 속 하나의 대학 축제 문화로 자리매김한 K팝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보기 위한 관심도 뜨거웠다. 이에 각 대학교에서도 가수 섭외에 더욱 공을 기울였다.

5월에만 총 17개의 대학을 돌며 여전히 축제 1순위임을 입증한 싸이를 중심으로 7개 대학 출연료 전액을 기부한 뉴진스를 비롯해 에스파, (여자)아이들, 아이브 등 인기 걸그룹들과 라이즈, 투어스 등 올해 첫 대학 축제를 경험한 새내기 아이돌부터 하이라이트, 에이핑크 등 2세대 그룹들의 활약, 데이식스, 잔나비, 다이나믹 듀오 등 보장된 공연형 가수들이 대학가 무대를 고르게 장악했다.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 전경(사진=연세대 SNS)
특히 지난달 25일 같은 날에 동시에 열린 고려대 입실렌티와 연세대 아카라카 응원제는 두 학교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섭외 라인업에도 이목이 집중된 이벤트였다. 올해 고려대에서는 뉴진스, 악뮤, 박재범, 청하, 다이나믹 듀오, 잔나비, QWER로, 연세대에서는 아일릿, 투어스, 전소미, 데이식스, 크러쉬, 에스파, (여자)아이들, 빅뱅 태양을 내세워 총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아카라카는 26일에 ‘아카라카를 온누리에 with Alumni’란 이름으로 재학생을 넘어 대학원생, 졸업생 등 동문이 함께한 화합의 장으로 더욱 스케일을 키웠다. 이날은 에이티즈, 권은비, 멜로망스, 제시, 크러쉬, 라이즈, 아이브, 있지, 비, 싸이, 박진영이 공연을 진행, 장르 불문 다채로운 선후배 가수들이 함께한 최고의 라인업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올해 처음 ‘동문 아카라카’를 기획한 응원단장 출신 김승훈 대표는 이에 대해 “재학생, 동문 모두의 연고전 참여를 최대한 독려하고자 시작한 행사로, 실제 선후배들의 반응이 너무나 뜨거워서 더욱 책임감이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한세기에 달하는 유구한 전통을 지닌 응원 문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앞으로도 본연의 취지에 맞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대학축제 무대에 오른 에스파(사진=SNS)
패션·라이브 실력 재조명… “대학·K팝 모두 윈윈”

전국 각지 대학교 축제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캠퍼스를 다녀간 K팝 아티스트들의 각양각색 패션을 비롯해 생생한 라이브 무대 등도 화제를 모았다. 각 학교를 상징하는 일명 ‘과잠(학과 잠바)’ 패션으로 각 팀의 개성에 맞게 리폼해 선보인 가수들의 의상 스타일은 이후 ‘캠퍼스 여신룩’, ‘축제 패션’ 등으로 불리며 각종 SNS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또한 축제 무대는 가수들의 라이브 실력을 확인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핸드마이크를 들고 AR이 거의 깔리지 않은 상황에서 객석과 호흡하며 선보인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들이 연신 귀를 사로잡았고, 쏟아지는 빗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펼친 가수들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 각종 떼창이 쏟아질 때는 현장 열기를 달구며 단단하게 관객들을 응집하게 했다.

대학 축제는 진행 과정에서 대학별 K팝 아티스트들을 보기 위한 암표 거래 등이 적발되기도 하고, K팝 공연에만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 걸그룹이 마시던 물병이 경품으로 나오는 등 일부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들도 발생했지만, 국내를 넘어 이미 해외에서도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K팝의 인기를 반증한 것임을 축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 해소와 대학교 및 주변 일대, 각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차원에서도 짧은 기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받았다.

뉴진스의 대학축제 모습(사진=SNS)
민희진 어도어 대표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학 축제는 롤라팔루자나 코첼라 등 세계적인 페스티벌과 가장 흡사한 현장 반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수의 지방 팬들도 보고 향후 투어 공연을 위한 무대 경험도 쌓을 수 있다. 현장의 열기가 멤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대학 축제에 참여하는 이유가 단순한 돈벌이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전하기도 했다.

공연 기획사 더메르센의 황규완 대표 또한 “다수의 대학 축제 현장을 함께하며 K팝을 향한 놀라운 수요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싸이의 경우 열기로 화답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런티를 낮추고 대신 퀄리티를 위한 무대, 음향 등 세팅 비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만큼 대학 축제에 진심인 아티스트들과 관객들이 만나 서로 좋은 기운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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