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요 결정하는 소득, 한·미·일 비교해보니…[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2024. 6. 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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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뉴스1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으로 전환한지 꽤 흘렀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수도권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은 2월12일 이후 계속 상승 중입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반등이 일시적인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추세적 상승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물론 반대되는 의견은 있습니다. 주택시장에서는 처음 들어본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곧 다시 하락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50% 폭락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폭락론자들도 있습니다. 누구를 믿어야 할 지 헛갈리는 상황에서 주택수요의 가장 큰 변수인 소득측면에서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비교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미국의 경우에는 현재 시장금리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오르는 중입니다. 5월23일 기준 미국의 주간 평균 모기지(30년 고정) 금리는 6.94%로 낮아졌지만 우리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5%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직접적인 변수인 금리가 꽤 높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가계소득 전망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고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임금상승률도 물가상승률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득이 높아지면서 대출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고 주택시장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중입니다.

일본 도쿄의 번화가 / 사진=EPA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면서 물가가 오히려 내려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정부는 국민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활성화하고 소비가 활성화되면 기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근로자들의 소득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현재는 일본 경제상황이 좋기 때문에 기업에 대해 노골적으로 급여 인상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4월27일 닛케이신문(日經新聞)에 의하면 2024년 춘계노사교섭에서 기업들은 높은 임금 인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각부의 임금인상률에 관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5% 근방에서 30%가 조금 넘는 기업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3% 부근에서 25% 정도의 기업이 분포하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임금 인상률이 다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노동조합의 요구 목표에 가까운 타결이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긍정적인 현상은 대기업의 임금인상률에 중소기업도 따라가는 구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본 부동산 또한 완전한 U턴을 이루고 있습니다. 2022년 국토교통성이 발표하는 지방 주택용지 기준시가가 31년만에 반등했습니다. 버블 붕괴 이후 첫 반등입니다. 작년에도 0.7% 상승한 지방 주택용 기준시가가 2년 연속 시현되었다는 점에서 31년 간의 지긋지긋한 버블 붕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도쿄지역의 정상화는 이보다 16년 앞선 2006년부터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경제가 바닥을 찍고 성장하는 중입니다. 경기의 선행지표인 수출증가율이 작년 7월 바닥을 벗어났습니다. 1분기 1.3%라는 깜짝 경제 성장률이 발표된 가운데 OECD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6%로 상향조정했습니다. OECD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국내 근로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국세청에 의하면 억대 연봉자는 2009년 19만7천명에서 2022년 131만7천명으로 13년 사이 6.7배나 늘었습니다. 2020년까지 연평균 6만5000명씩 증가하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연 평균 20만명씩 늘었답니다.

주택수요 중 일자리와 소득은 가장 중요한 변수입니다. 수요의 질이 높을수록 주택가격이 따라서 오릅니다. 주거선호지역이라고 일컫는 서울의 강남권과 소위 마·용·성 지역은 거주민의 소득 또한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가장 빨리 반등하고 경제적 충격(shock)이 와도 가장 늦게 하락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주택수요가 선 순환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을 참고한다면 깜짝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한국도 주택시장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방향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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