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생활물류센터 노동권 보호해야”…국토부·고용부 ‘일부 수용’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생활물류센터 종사자들에게 안전한 일터와 휴식권 보장을 정부에 권고해 일부 수용됐습니다.

인권위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생활물류센터 종사자의 노동 환경 개선 방안을 권고했고, 이후 국토부와 고용부가 권고를 일부 수용하는 내용으로 이행 계획을 회신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당시 인권위는 정부에 ▲화재 취약성 개선(소방시설·설비 강화) ▲폭염, 한파 등 작업장 환경 개선(냉·온방설비 설치의 법적 근거 마련) ▲야간노동 규율 ▲택배서비스 종사자의 휴일·휴가 등 쉴 권리 보장 등을 권고했습니다.

먼저, '화재 취약성 개선' 권고에 대해 국토부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허가권자가 해당 건축물의 용도, 사용행태 등에 대해 방화구획 완화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했습니다.

'택배서비스 종사자 휴식권 보장'과 관련해 국토부는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생활물류산업서비스발전법｣에서 위임한 표준계약서에 휴일·휴가 등 쉴 권리 보장을 명시하겠다"며 이행 계획을 밝혔습니다.

'폭염·한파 등 작업장 개선'에 대해선 국토부는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다뤄야 할 사항"이라 밝혔고, 고용부는 "폭염 상황은 사업장 작업환경 등에 따라 건강위험 정도가 다를 수 있어 휴게시간 부여 및 냉방장치 설치를 일률적으로 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불수용했습니다.

다만 고용부는 위험성 평가와 관련해서는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현장 지도·컨설팅과 현장 점검을 실시하며 위험성 평가모델 개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권고 수용 이행계획을 밝혔습니다.

고용부는 또 '야간 노동 규율'에 대해 "사업장별 근로조건 및 작업환경, 개인의 건강상태 등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다를 수 있다"며 야간작업 한도와 허용요건 기준 설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인권위는 "비대면 온라인 소비 급증으로 '새벽 배송' 등 속도 경쟁으로 인한 야간노동의 만연, 택배서비스 종사자 및 생활물류센터 근로자의 과로사,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발생 등 많은 노동인권 문제가 격화하고 있다"며 권고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인권위는 "국토부와 고용부가 생활물류센터의 화재 취약성 개선 및 냉 온방설비 설치 강화 권고, 생활물류센터 종사자의 야간노동 규율, 폭염 시 휴게 시간 보장 명문화 권고를 불수용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권고 이행을 재차 촉구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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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