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납세자 절반 이하로 급감···‘강남 3구’에서만 6천억 줄었다
납세인원 감소율 1위는 ‘세종시’
공시가격 하락·세율 인하 등 영향
지난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낸 인원이 전년도의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공시가격 하락과 기본공제금액 상향, 세율 감면으로 종부세 세액은 1년 전보다 2조5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지난해 감면받은 금액은 6136억원으로 서울 전 지역에서 감소한 종부세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국세청은 3일 지난해 종부세 납세인원이 주택분과 토지분을 합쳐 49만5000명이라고 밝혔다. 2022년도의 128만3000명에서 61.4%(78만8000명) 줄었다. 종부세 결정세액은 전년(6조7000억원) 대비 37.6%(2조5000억원) 감소한 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종부세 납세인원은 2018년 46만4000명에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 2022년 128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49만5000명으로 급감했다. 결정세액도 2021년 7조3000억원까지 늘었다가 2022년 6조7000억원, 2023년에는 4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공시가격 하락과 함께 비과세 기준선인 기본공제금액은 높인 반면 세율은 낮추는 등 감세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22년 법 개정으로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금액이 11억원에서 12억원, 다주택자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확대됐다. 또 2주택자 세율은 기존 0.6~3%에서 0.5~2.7%로, 3주택자는 1.2~6%에서 0.5~5%로 각각 인하됐다.
종부세 중 토지분을 뺀 주택분 납세인원은 40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119만5000명보다 65.8% 줄며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결정세액도 9000억원으로 2022년(3조3000억원)보다 71.2% 줄었다. 이 중 1세대1주택자 납세인원은 23만5000명에서 11만1000명으로 52.7% 줄었다. 세액은 2600억원에서 913억원으로 64.4% 급감했다. 다주택자 종부세 납세인원은 90만4000명에서 24만명으로, 세액은 2조3290억원에서 3650억원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지역별로 보면 모든 지역에서 납세인원이 줄었다. 세종시의 납세인원 감소율이 77.8%로 가장 컸다. 서울시 납세인원은 59만1000명에서 25만5000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세액은 3조2644억원에서 2조94억원으로 38.4% 감소했다. 서울에서 종부세 결정세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였다. 강남 3구가 지난해 감면받은 금액은 6136억원으로 서울 전 지역에서 감면받은 금액(1조2550억원)의 48.9%를 차지했다. 종부세 결정세액 감소율은 노원구 80.5%, 도봉구 78.0%, 중랑구 73.0%, 양천구 72.6% 순으로 컸다.
부동산 세금계산 서비스 셀리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49㎡(45평) 크기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공시가격 17억원)를 소유한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는 130만원이다. 부부 공동 소유인 경우 기본공제금액이 18억원으로 늘어나 종부세는 0원이 된다.
신승근 한국공학대 교수는 “정부가 세율을 낮추면서 종부세가 덜 걷히고 있다”며 “더 이상의 부자 감세는 국가 재정을 흔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 세대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 미래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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