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빠진 北… “南여론 분열, 위성실패 시선돌리기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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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일 밤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오물 풍선을 살포한 소기 목적을 달성한 데다,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재개를 언급한 지금이 '치고 빠질'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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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얻고 ‘살포 중단’ 선언”
북한이 2일 밤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오물 풍선을 살포한 소기 목적을 달성한 데다,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재개를 언급한 지금이 ‘치고 빠질’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북 확성기 되갚음’은 교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미국 대선이 목전에 있는 만큼 북한의 도발 양상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밤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국경 너머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 것들이 반(反)공화국 삐라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우리는 이미 경고한 대로 백 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살포 중단을 선언한 것은 북한이 대북전단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한국을 괴롭히는 방식으로 알리고,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민단체에 대해 비난 여론을 일으키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한 목적도 달성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이 될 수 있었던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지난달 27일 실패로 돌아갔다”며 “치적이 망가지는 모양새에서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일련의 도발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가 꺼내 든 ‘대북 확성기 되갚음’ 카드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전 수단이다. 2018년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적대 행위 중지’ 등을 약속한 남북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중단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전력을 바탕으로 북한은 남·북 비대칭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선 지역의 대북 확성기를 타격하는 방식으로 응대한다면 확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 대선 전에 한반도 긴장을 강화해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서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설계한 판에 섣불리 발을 담그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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