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9.4%' 췌장암 돌파구 찾나…"이 유전자 많으면 경과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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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생존율이 9.4%에 불과한 췌장암의 비밀을 풀 열쇠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전이 암에 많은 유전자를 확인하고 췌장암이 종양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췌장암 세포가 빨리 자라고, 전이가 잘 발생하는 이유와 치료 과정에서 치료에 불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분자 수준에서 살핀 것이다.
췌장암 진화 과정에서 종양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억제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도 규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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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10년 생존율이 9.4%에 불과한 췌장암의 비밀을 풀 열쇠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전이 암에 많은 유전자를 확인하고 췌장암이 종양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기능을 억제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의 이종균·박주경 소화기내과 교수, 이민우 영상의학과 교수, 김혜민 메타지놈센터 연구원 연구팀과 이세민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췌장암의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분자암'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췌장암이 진화·전이하는 방식을 규명하고 면역 억제 미세 환경을 형성하는 과정을 밝혔다. 췌장암 세포가 빨리 자라고, 전이가 잘 발생하는 이유와 치료 과정에서 치료에 불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분자 수준에서 살핀 것이다.
연구에는 췌장암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환자 21명이 참여했다. 췌장암 3기가 6명(29%), 4기가 15명(71%)이었다. 4기 환자 15명 중 13명은 간으로, 2명은 간이 아닌 뼈나 림프절로 전이됐고, 전체 생존 기간(OS) 중앙값은 9.7개월로 조사됐다고 연구팀은 보고했다.
연구팀은 21개 원발성 췌장암 조직과 표본, 7개의 간 전이 표본을 활용해 단일 세포 전사체 데이터 분석을 했다. 췌장암의 특성상 암 진화와 타 조직으로의 전이 과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궁극적으로 췌장암 환자를 살리는 개인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췌장암 세부 유형에서 기본형(Classical)과 기저형(Basal-like) 모두 상피-중간엽전이(EMT)가 활성화돼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전이를 일으켰다. 기본형에서 ETV1, 기저형에서 KRAS가 유전자가 자주 관찰됐다. 모두 암세포의 빠른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저형 세포 비율이 22%만 돼도 치료 경과가 더 나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췌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단축하는 데 기저형이 암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결정적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기본형 56%, 기저형 36%이었던 환자는 항암제가 듣지 않아 5.3개월 때 사망했다. 기저형 없이 정상형과 기본형으로 조직이 구성된 환자는 치료 반응이 좋아 45.6개월간 추적 관찰이 진행됐고, 연구 종료 시점에도 생존해 있었다고 보고됐다.
췌장암 진화 과정에서 종양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억제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도 규명됐다. 인접 장기인 간에 전이되면 면역 억제 특성을 가진 염증 세포 집단이 다른 부위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주경 교수는 "췌장암에 대해 분자 수준에서 이해를 보다 정확히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난치암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환자들이 없도록 돌파구를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을 받았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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