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70대·기저질환 환자 폐 이식 성공

명지병원 백효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고령이자 기저질환을 가진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일측 폐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폐이식이 어려운 70세 이상 고령 환자의 폐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고령의 폐질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는 결과다. 

명지병원은 백효채 교수가 이끄는 폐암·폐이식센터가 4월 고령이자 기저질환을 가진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일측 폐이식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일측 폐이식은 한쪽 폐만 이식하는 수술을 말한다. 

71세 남성인 이 환자는 타 병원서 폐이식 수술을 거절당한 바 있다. 관상동맥질환으로 2018년 시술과 2020년에는 수술을 받았으며 2021년에는 원인 불명으로 폐가 딱딱하게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약물을 투약하며 지내왔으나 호흡곤란이 점점 더 심해지는 등 폐이식 외엔 다른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없게 되자 서울의 한 병원에서 폐이식 대기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고령의 심장 기저질환자란 이유로 대기등록이 거절되자 2023년 12월 백 교수를 찾았다.

백 교수는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 환자라는 점에서 수술에 어려움은 있으나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했다. 단 양측 대신 일측 폐이식을 시행키로 결정했다. 이식 대기등록 적합성 검사를 거친 뒤 대기자로 등록된 환자는 4월 이식 대상자로 선정돼 바로 폐이식을 받았다. 

수술 후 빠른 회복력을 보인 환자는 산소호흡기 없이 자가 호흡하며 4월 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고 현재는 통원하며 상태를 점검받고 있다. 

백 교수는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라는 점에서 까다로운 수술이었지만 동료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환자의 강한 의지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앞으로도 폐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자유롭게 숨 쉬는 건강을 선사하고 싶고 장기이식 분야가 발전을 이루는데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명지병원 폐암·폐이식센터는 지난해 2월 문을 연 뒤 지금까지 17건의 폐이식을 시행한 바 있다. 명지병원은 지난해에도 68세와 66세 등 65세 이상 환자의 폐이식을 시행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