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5 수엡,샤샤샤~" 샤프볼이 진짜 샤프해졌다

전영지 2024. 6. 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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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수원FC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샤프볼'이 진짜 '샤프'해졌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수원FC가 1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6라운드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3대1로 승리하며 홈 3연승을 달렸다. 전반 27분 안데르손의 도움을 받은 이승우의 칩샷이 골망을 갈랐고, 후반 추가시간 안데르손의 도움을 받은 정승원의 추가골이 터졌고, 무고사의 페널티킥 추격골에 2-1로 쫓기던 후반 추가시간 인천 델브리지의 백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은 장영우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포항, 대구, 인천을 잇달아 잡아내며 지난해 3월 수원삼성, 대전, 전북전 3연승 이후 1년 2개월여 만에 안방 3연승 감격을 맛봤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고민했던 '샤프볼'의 공격이 완전히 풀렸다.

올 시즌 수원은 수비 밸런스를 기본으로 뒷심이 강한 극장골 맛집, 에이스 이승우가 후반 게임체인저로 들어와 후반 골을 넣는 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전의 수원은 전반부터 완전히 달랐다.

어느새 8호골 이승우-7AS 도움왕 안데르손의 찰떡 호흡 사진제공=수원FC
이승우 선제골. 사진제공=수원FC
이승우 골 세리머니, 사진제공=수원FC
정승원 사진제공=수원FC
장영우 사진제공=수원FC
수원 스타 이승우가 캡틴 이용과 골 세리머니 하는 모습. 사진제공=수원FC

몬레알 등 정통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진한 상황, 김 감독은 기술 좋고 영리하고 많이 뛰는 미드필더들을 대거 투입해 제로톱을 가동했다. 윤빛가람 이재원이 중원에서 밸런스를 잡는 가운데 이승우, 안데르손, 정승원, 강상윤이 때론 전광석화처럼, 때론 일사불란하게 내달렸다. 특히 스페인서 발을 맞춘 '폭풍 드리블러' 안데르손과 이승우의 눈빛 호흡이 무르익었다. 안데르손이 이날 6~7호 도움을 추가하며 단독 '도움왕'으로 나섰고 이승우는 2경기 연속골, 8호골로 무고사에 이어 득점 2위에 랭크됐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정승원의 골 장면에서 보여준 이승우, 안데르손, 정승원의 군더더기 없는 패스 줄기와 마무리는 '샤프볼'의 진수를 보여준, 올시즌 최고의 장면이었다. 이날 9개의 슈팅 중 5개가 유효슈팅, 이중 3개가 골망을 갈랐다. 올 시즌 처음으로 전반 2골을 넣었고, 전북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3골을 터뜨렸다.

'레전드 공격수' 김 감독 역시 공격작업의 발전을 인정했다. "전술적으로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준비한 대로 잘됐다. 그러다보니 이승우, 안데르손, 정승원에게 찬스가 생겼고 찬스를 잘 살린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감독의 의도대로 모든 걸 다해줄 순 없다. 포지션 체인지 전략을 제공하고 순간순간 내가 원하는 축구에 선수들 스스로 능동적으로 잘 따라주고 있다. 패스에서 응용하는 부분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사진제공=수원FC

'공부하는 지도자' 김은중 감독의 선제적인 교체 타이밍과 치밀한 상대 분석에 입각한 맞춤형 전술도 인상적이다. 후반 기세가 넘어간 대구전에선 강상윤 교체투입 후 동점골과 함께 흐름이 바뀌었고, 인천전 1-2 상황에서 상대의 파상공세가 펼쳐지던 후반 추가시간 교체투입된 장영우는 '극장' 쐐기골을 밀어넣었다.

후반 앞선 상황에서 스리백을 운영한 데 대한 전술적 신념도 확고하다. 김 감독은 "저는 스리백 전환을 '지키려고' 하는 게 아니다. 상대 전술에 맞춰서 짧은 시간에 선수들이 적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절대 지키려고 바꾸는 부분은 아니다. 선수들이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도록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강등권을 전전했던 수원FC의 반전, 홈 3연승 쾌거에 캐슬파크에선 "김은중!" 연호가 터져나왔다. 수원 팬들은 지지 않는 '샤프볼'을 이끄는 '샤프' 김은중 감독을 '�賓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정규리그 절반을 돈 시점, 수원FC의 '톱5' 현주소에 대해 김 감독은 "우리팀은 매경기 발전하고 있다. 초반 수비안정을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부분이 잘 안될 수밖에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라 생각했고 상당히 좋아졌다"고 답했다. "초반엔 볼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턴오버 되는 볼들이 많았지만 훈련을 통해 이 부분에서 경기운영도 좋아졌다. 계속 더 발전시킬 부분"이라고 평했다.

김 감독은 올시즌 홈 첫 3연승에 대해 '위닝 멘탈리티'를 이야기했다. "2-1 상황에서 실점하면 무너질 수 있는데 버티는 힘이 확실히 생겼다. 작년에는 위닝멘탈리티가 적었다.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평했다. "홈에선 더 많이 이겨야 한다. 선수들이 오늘 승리로 더 큰 자신감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 팀을 만나도 선수들이 더 당당하게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총 38경기서 8승을 기록했던 수원이 16경기 만에 벌써 8승을 적립했다. 8승3무5패(승점 27)로 울산, 김천, 포항, 강원에 이어 리그 5위다. 김 감독은 "순위표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작년에 몇승, 몇점도 기억하고 싶지 않다. 매경기 3점을 목표로 16경기를 해왔다. 쉬운 경기는 하나도 없었다. 15일 강원 원정이 있다. 홈 패배를 되갚도록 지금부터 준비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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