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김정숙 특검법' 발의... 야당 "김건희 방탄용" "생쇼"
이준석 "尹 순방 예산 탐나는 조사 대상"
성일종 "수사하면 될 일…서명 안 할 것"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외유성 순방 의혹 등과 관련한 이른바 '김정숙 종합 특별검사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김건희 특검법 방탄용 저질 공세"라고 반발했다.
윤상현 "김 여사 외유성 출장, 사실이면 국정 농단"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진상조사, 실체 규명을 위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총망라하고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들도 수사 대상으로 하는 ‘김정숙 종합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첫 배우자 단독 외교'라고 표현했던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이 셀프 초청, 혈세 관광, 버킷리스트 외유였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11월 김 여사 인도 방문을 위해 대한항공과 약 2억3,670만 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기내식비 항목이 6,292만 원으로 연료비(6,531만 원)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윤 의원은 "국민 혈세로 버킷리스트 관광을 하기 위해 셀프 초청에 나선 정황, 당초보다 열다섯 배의 혈세를 투입하고 대통령 전용기를 띄워 기내식 비용만 수천만 원을 탕진했다는 문건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명백한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김 여사의 호화 외유성 순방 관련 배임·직권 남용 의혹 △의상 및 장신구 등 사치품 구매 관련 특수활동비 사용 및 국정원 대납 의혹 △단골 디자이너 딸의 부정 채용 비위와 특수활동비 처리 의혹 △샤넬 대여 의상을 개인 소장한 횡령 의혹 △경호처 공무원을 통한 수영 강습 관련 직권 남용 및 권리 행사 방해 의혹 등에 대한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윤건영 "채 상병 특검법 물타기...100% 정쟁용"
김정숙 특검법 발의에 야당은 반발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00% 정쟁용"이라며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물타기이고, 김건희 여사 방탄용 특검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욕도 아까운 정치 공세"라며 "처음에는 (인도 측) 초청장이 없다고 난리 치다가 초청장이 있다고 하니 기내식으로 트집을 잡는다. 유례를 찾기 힘든 외교 코미디"라고 덧붙였다.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당시 기내식 비용이 6,000만 원을 넘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작년 한 해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에 쓴 비용이 578억 원"이라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기내식 비용을 공개하고 상호 비교하는 게 맞다. 모르긴 몰라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내식 비용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경비를 문화체육부 예비비로 사용한 데 대한 문제 제기에는 "문체부 사업이었기 때문에 문체부 예비비로 쓰는 게 맞다"며 "대통령 부부 정상외교 같은 경우 예산은 통상 외교부가 담당하지만 관련 부처 예산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尹 순방 비용 공개하면 김정숙 잘잘못 따질 수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의 김정숙 특검법 발의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저는 윤석열 정부의 모든 순방 관련 비용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반복되는 풍문처럼 순방지에서 기업 회장들과 가졌다는 술자리 등의 비용을 세금으로 냈는지, 기업 회장들이 부담했는지 국민들이 알 수 있다면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비용을 조사해 보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해볼 만하다고 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야 이제 퇴임했지만 현직 대통령은 ing니까 문제가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순방 예산은 입법부 입장에서 자료만 준다면 탐나는 조사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원래 특검은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과 인사권을 통해 통제할 수 있는 수사기관이 여당에 불리한 수사를 하지 않을 때 야당이 주장하는 것"이라며 "김정숙 여사에 대한 수사를 여권이 주장하려면 그냥 당 차원에서 혐의를 잡아서 수사기관에 고발하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여당'이 그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특검 발의하는 걸 두 글자로 줄이면 '생쇼'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의 특검법 추진과 관련해 "(공동발의자로 법안에) 사인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성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모든 것을 특검으로 하자 그러면 대한민국 경찰, 사법기관이 왜 있어야 하겠느냐"며 "수사를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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