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인의 `폼생폼사`]"이러다 정말 죽겠네"…`유튜브뮤직` 공세에 토종 스트리밍 `한숨`
인터넷에 '플랫폼'을 검색하면 이렇게 나옵니다. '구획된 땅'(plat)과 '형태'(form)라는 의미의 영단어가 합쳐져 형성된 단어, 즉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공간. 현대에서 플랫폼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산업이자, 동시에 모든 분야의 산업에서 미래 생존을 담보하는 키워드로 떠올랐습니다. 말 그대로 플랫폼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 연재 시리즈 '전혜인의 폼생폼사'를 통해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수많은 플랫폼과 그를 둘러싼 이슈들을 전달합니다. [편집자]
국내 스마트폰 앱 생태계에서 유튜브의 비중은 날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다. 3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은 유튜브로, 전체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33.6%를 차지했다. 유튜브의 총 사용시간은 1021억분에 달했다. 지난 2019년 1월(519억분)과 비교해 두 배로 늘어난 수치다.
2위인 카카오톡은 10.7%의 사용시간 점유율을 차지했다. 3위 인스타그램 6.9%, 4위 네이버 6.6%, 5위 틱톡 2.0%으로 집계됐으며, 그 뒤를 네이버웹툰 1.6%, X(옛 트위터) 1.6%, 티맵 1.4%, 넷플릭스 1.3%, 브롤스타즈 1.2%가 이었다. 이들 상위 10개 앱의 사용 시간이 전체의 66.9%를 차지했는데, 2위부터 10위까지의 사용시간을 전부 더해도 유튜브를 넘지 못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하면 유튜브뮤직 '공짜'…국내 스트리밍 '유탄'
이렇듯 유튜브의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대표적으로 유탄을 맞고 있는 곳이 있다. 멜론과 벅스, 지니뮤직 등 국내 스트리밍 업계다. 유튜브가 유료 멤버십인 프리미엄 가입자에게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튜브뮤직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까닭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유튜브뮤직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720만명을 기록, 3년 전인 2021년 4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그 사이 '토종 스트리밍' 대표 서비스였던 멜론의 이용자는 852만명에서 697만명 수준으로 150만명가량 줄었다.
멜론을 제외한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벅스를 운영하는 NHN벅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29억원, 영업손실 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액 511억원, 영업손실 37억원에 그치며 적자 전환했다. 지니뮤직은 1분기 738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주력 사업인 음악 사업만 두고 보면 지난해 1분기 523억원에서 462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질과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 등 기술 고도화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지만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등에 업은 유튜브뮤직의 편리성을 이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정부, 규제 안 하나 못 하나…"이대론 대응 불가"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들은 "더 큰 문제는 알고 있지만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튜브뮤직이 정부의 규제 망에 걸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유료 멤버십 고객에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끼워팔기'로 볼 수 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과 애플이 입점 앱에 앱마켓 인앱결제를 강제한 것에 대한 조사를 시행해 지난해 10월에는 68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유튜브뮤직, 저작권료도 다른 정산체계…"땅 짚고 헤엄치기"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도, 이는 유튜브뮤직 같은 외국계 기업보다는 국내 기업에 더 가혹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료가 대표적이다. 국내 음원 앱들은 음원 서비스로 분류돼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라 매출의 65%를 권리신탁단체에 먼저 정산하는 구조다. 반면 유튜브 뮤직은 음원 서비스가 아닌 동영상 앱으로 분류돼 권리신탁단체와 별도의 계약을 맺어 개별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요율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국내 서비스들의 일괄 요율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유튜브 플랫폼의 힘에다 저작권 정산체계도 다른 방식을 적용하면서 "땅 짚고 헤엄치기"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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