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치 1조4000억달러 추정…삼성전자 시총 5배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동해 석유·가스 추정 매장량은 약 140억 배럴로 추정된다. 매장량의 현재 환산가치는 1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액(451조)의 5배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로, 금세기 최대 석유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동해 석유·가스 개발 계획과 관련해 “2027년이나 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 배석해 “물리 탐사는 객관적 수준에서 다 진행해 검증까지 받은 상황이고, 실제 탐사 시추에 들어가서 어느 정도 규모로 매장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그동안 한국석유공사가 동해, 서해, 남해에서 석유·가스를 시추해 오다 최근 동해 포항 영일만 인근 심해에서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높은 수준의 확률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안 장관은 “지난주에 확정된 결과를 대통령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어제 직접 대통령께 탐사 결과를 보고드렸다”며 “대통령께서 큰 예산이 드는 사업이긴 하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탐사 계획을 승인해 주셨다. 조만간 후속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그중 4분의 3이 가스, 석유가 4분의 1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번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4500만 배럴이 나온 동해 가스전의 개발 비용만 보더라도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실질적 탐사는 올 12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구체적인 매장량 등은 내년 상반기께에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윤 정부 들어 지난해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아래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겨 이같은 결과를 받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
우리나라는 1966년 포항 앞바다를 시작으로 국내 해저자원에 대한 석유·가스 탐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그 결과, 1998년 동해에서 45000만 배럴 규모 가스전을 최초로 발견,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상업 생산한 바 있다.
윤 정부 들어 기존 동해 가스전 주변, 특히 심해 지역에서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2023년 2월 그간 축적된 동해 심해 탐사자료를 세계 최고 수준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미국 Act-Geo에 심층 분석해 줄 것을 의뢰했다. Act-Geo는 포항 일원 동해 심해 유망구조에서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부존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Act-Geo의 평가 결과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으로부터 신뢰성을 검증받는 등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쳤다.
정부는 석유, 가스 등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산업 발전의 관건이라는 인식하에 1970년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을 제정해 국내 해역에 부존하는 자원의 효율적 개발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1979년에는 자원개발 공기업으로서 한국석유공사를 설립해 국내 해역에서 물리탐사와 시추 등 총 48공 시추해왔다. 정부는 이번에 동해 심해에서 석유·가스 유망구조가 발견된 만큼, 향후 시추를 통해 본격적으로 부존 여부 및 부존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비용은 정부 재정지원, 석유공사의 해외투자 수익금, 해외 메이저기업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석유·가스 개발 과정은 물리 탐사자료 취득, 전산 처리, 자료 해석 과정을 거쳐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시추를 통해 석유의 부존 여부를 확인한 후 개발과 생산을 진행하는 단계를 밟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Act-Geo가 수행한 작업은 자료 해석 단계에 해당하므로 향후 시추작업을 통해 유가스 부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석유공사는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의 경우 석유·가스 부존여부 확인을 위해 금년말부터 순차적으로 탐사시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아직 탐사가 실시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평가를 통하여 추가 유망구조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이와 관련 “이번 사안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 냉정한 접근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100% 공개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순 없겠지만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정도의 자료를 공개하고 국민과 함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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