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데이터 확보’ 없다면 K리그 흥행도 없다

김세훈 기자 2024. 6.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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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DGB 대구은행파크 근처 부스에 축구팬들이 몰려있다. 대구FC 제공



축구장에 지금처럼 젊은팬, 여성 팬들이 계속 찾는다는 보장은 없다. 젊은층은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에 따라 집단적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짙다. K리그 1부 구단 관계자들은 “젊은 팬들을 잡기 위해, 관중을 더 늘리기 위해 구단과 프로축구계가 모두 지혜를 모아서 신속하게 전략을 수립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입장권 직접 판매를 통한 팬 데이터 확보 : 현재 구단들은 인터파크, 티켓링크 등을 통해 입장권을 판다. 고객 정보는 인터파크, 티켓링크가 가진다. 이곳이 구단에 주는 고객 정보는 제한적인 인구통계학적 정보에 머문다.

몇몇 구단은 모기업 애플리케이션 또는 구단 홈페이지를 먼저 로그인한 뒤 인터파크, 티켓 링크로 넘어가게 하는 방식으로 티켓을 판다. 팬들은 모기업 애플리케이션, 구단 홈페이지에 회원 등록을 할 때 개인 정보를 입력한다. 이 경우 회원 정보는 모두 구단이 가진다. 한 구단 관계자는 “티켓 구매자와 구매 현황, 상품 구입 정보, 경기장 방문 횟수, 주소, 성별, 나이, 선호도 등에 대한 고객 정보를 갖고 있어야 고객의 수요와 취향에 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경험에 의거한 막연한 추측보다는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의사결정을 할 때, 팬 이탈에 대한 신호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단이 자체 결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에는 서버 용량 확보, 프로그램 개발 비용 등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구단 또는 모기업 애플리케이션에 회원가입을 한 뒤 로그인하게 만든 뒤 결제 시스템을 붙여 운영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다. 프로농구, 프로배구처럼 통합 티켓팅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프로축구 흥행을 위해 필요한 온라인 콘텐츠> 2023년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 : 젊은팬들은 포털 사이트뿐만 아니라 유튜브, 개인 SNS 등을 통해 프로축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구단도 흥미로운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해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 구단 SNS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다만 이런 작업은 구단 스스로 하기보다는 외주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외주 업체의 전문성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구단 직원 역량이 부족하거나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라커와 클럽하우스, 훈련 등 이전에는 성역으로 구분된 장소에 대해 개방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FC는 올해 1만2419석 중 약 500석을 줄이는 대신 테이블 좌석 350석을 새로 설치했다.



△경기장 시설 및 서비스 개선 : 경기장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도시공사 또는 시설관리공단이 운영·관리하는 게 일반적인 구조다. 화장실·좌석 변경, 매점 활용 등에 대해 구단이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그나마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부분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곳이 늘어나는 게 고무적이다. 인천은 지난해부터 1200석 규모 스탠딩 좌석을 500석 규모로 줄였다. 스탠딩 좌석은 과거에는 잘 팔리지 않고 티켓 가격도 쌌다. 대구 홈구장은 1만2000석 규모로 작다.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구는 올해 1만2419석 중 약 500석을 줄이는 대신 테이블 좌석 350석을 새로 설치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력해 경기장을 외부에서는 맛볼 수 없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입장권 객단가를 올리기 위해 좌석 고급화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울산 HD 팬들이 경기장에 입장히기 전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울산 HD 제공



△힙한 분위기 연출…축구장은 대형 스튜디오 : 이제 경기장은 축구만 하는 곳이 아니다. 사진도 찍고 이벤트에도 참여하며 음식을 먹으면서 지인들과 함께 공간이다. 경기를 중심으로 3,4시간짜리 재미난 쇼를 만드는 소프트웨어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좌석뿐만 아니라 조명, 음악, 안내 멘트 등도 힙하게 바꿔야 한다”며 “축구장을 대형 스튜디오로 보고 3,4시간짜리 축구쇼로 꾸미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직원은 “미리 온 팬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즐길 거리, 먹을거리를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 HD 어린이 팬들. 울산 HD 제공



△원정 방문 팬에 대한 대우 강화 : 원정 경기 동반 팬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맞는 효과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은 티켓 판매, 주차 문제, 화장실과 매점 이용 등 단순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머문다. 그나마 울산은 원정 동반 팬들을 적극 환영하고 이들도 홈팬들처럼 이벤트에 참여하게 유도하는 등 K리그에서 가장 원정 팬 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제주는 렌트카 서비스를 주선하고 있다. 원정 동반 팬은 구단 수익을 증대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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