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나쁜 평화 강요하면 美 몰락…패배자 되고 싶나"

이명동 기자 2024. 6. 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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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자국에 나쁜 평화협정을 강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공개된 가디언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나쁜 평화협정을 강요하면 미국의 세계 무대에서 더 이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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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인터뷰서 "미국이 더는 세계 이끌지 못할 것"
"3차 대전 도화선 될 것…우크라이나 와서 대화하자"
"영토 할양 전제 협상, EU·나토 가입 포기 요구 거부"
[뉴욕=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자국에 나쁜 평화협정을 강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2019년 9월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인터컨티넬탈 바클레이호텔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듣는 모습. 2024.06.03.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자국에 나쁜 평화협정을 강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공개된 가디언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전쟁에 미치는 영향을 묻자 나쁜 평화협정을 강요하면 미국의 세계 무대에서 더 이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재한 어떤 합의라도 위반할 것"이라며 "휴전은 함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더 나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세계의 눈에 매우 약해 보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그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제도에 관한 것이다. 그들은 매우 약해질 것이다. 미국은 더는 세계를 이끄는 국가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우선 (미국은) 의심할 여지 없이 강력한 경제가 있어 국내 경제 측면에서는 강력할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 영향력 측면에서는 0에 수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배자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인가.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나"라며 "미국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행위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다른 대부분 권위주의 국가와 그 지도자는 경기장에 들어와 푸틴 대통령의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모방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키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마이단 광장에서 우크라이나 기자이자 자원 간호병인 이리나 치부흐의 영결식이 열려 참가 시민이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 26세 생일을 며칠 앞둔 지난달 29일 하르키우 전선에서 전사한 그의 영결식에 약 1천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그는 도네츠크 지역의 여러 곳을 대상으로 미디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쟁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으며 숨지기 약 두 달 전 쓴 사후 편지가 공개되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24.06.03.


그러면서 "모두가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의 시작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진짜 제3차 세계대전"이라면서 "저는 그와 공개적으로 대화하고 싶다. 우크라이나에 와서 직접 전쟁을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서 그와 대화하고 싶다. 상황을 더 잘 이해하려면 필요한 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크름반도를 러시아에 넘기는 평화협정을 구상하고 있다는 데에는 "우크라이나인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라는 러시아의 통첩도 수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자신을 대신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접촉해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상황과 관련한 전략이 아직 없다고 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현장을 보라며 영토 할양을 포함하는 불공정한 협상이 아니라면 하루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직격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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