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행동만 반복하는 ‘최소의식상태’ 환자··· ‘이 치료’로 회복
뇌기능 손상으로 무의미한 행동을 단순 반복하는 수준의 ‘최소의식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 환자에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경두개 직류자극’ 치료로 의식을 회복한 사례가 나왔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선·박근영 교수,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성훈 교수, 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김태우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적절한 치료법이 없었던 최소의식상태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해 의식을 되찾을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신경의학(Neurological Sciences)’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최소의식상태란 사고와 행동을 제어하는 대뇌가 광범위한 손상을 입어 기능을 못 하는 상태로, 같은 단어만을 반복해 말하거나 무의미한 단순 행동만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환자 자신이나 주위 환경에 대한 의식은 하는 것으로 보이나 상호작용이 되지 않는데, 이 상태에서 뇌가 더 심하게 손상되면 식물상태라고 부른다. 최소의식상태인 뇌의 대부분은 손상되지 않은 뇌와 구조적·전기생리학적으로 달라 치료법이 매우 드물었다. 게다가 이 연구에 참여한 환자는 티타늄을 활용한 뇌수술을 받은 상태여서 두피에 붙인 전극을 통해 뇌 표면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식인 경두개 직류자극 치료 역시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뇌에 직류자극을 보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켜 뇌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먼저 뇌 전기자극용 영상 치료계획 소프트웨어로 환자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했다. 이어 치료 목표가 될 뇌의 영역을 탐색하고,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재활 전문 치료사가 물리치료·작업치료 등의 재활 치료를 함께 진행했다. 모두 10번에 걸친 개인 맞춤형 경두개 직류자극 치료 결과, 혼수 회복 척도 점수(CRS-R)가 치료 전보다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치료 2개월만에 영양을 공급하는 비위관을 제거해 완전히 입으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으며, 6개월 후에는 보조를 받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임선 교수는 “이번 개인 맞춤형 경두개 직류자극 연구를 통해 혼수상태에 가까운 환자가 의식을 되찾고 식사와 보행을 하게 된 것은 뇌질환 연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케이스”라고 밝혔다. 임성훈 교수도 “두개골 결함과 금속성 임플란트가 있다면 일반적인 경두개 직류자극 치료는 금기시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치료가 어려운 뇌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도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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