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한미일 상륙훈련 검토 안돼"…美측 "국한 않고 협조"(종합)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한미일 해병대 간 연합 상륙훈련 가능성에 "검토된 바 없다"라며 일축한 반면, 윌리엄 저니 미 태평양 해병부대 사령관은 "특정 국가, 특정 훈련에 대해선 국한하지 않고 두루두루 협조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모색할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김 사령관과 윌리엄 사령관은 3일 오전 롯데호텔 서울에서 제10회 태평양 상륙군지휘관 심포지엄(PALS·팔스)의 개회식을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한미일 3국의 국방수장은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회담을 갖고 3국이 해상과 공중은 물론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의 3자훈련인 '프리덤 엣지'(Freedom Edge)를 올여름 최초로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3국의 해병 전력이 함께 하는 훈련도 진행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김 사령관은 "한미일 상륙훈련은 논의 검토된 바 없고, 향후 이 부분이 발전된다고 해도 한국 해병대에서 결정될 게 아니라, 한국 국방부에서 추가 검토돼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윌리엄 사령관도 "저희가 지금 드리는 답변은 정책적 결정에 기반한 것도 아니고, 정책적 결정에 기여할 수도 없다"라고 전제했다.
윌리엄 사령관은 다만 "저희는 모든 다(多) 국가와 훈련할 기회를 전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특정 국가, 특정 훈련에 대해선 국한하지 않고 두루두루 여러 협조를 할 기회를 계속해서 모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윌리엄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에 있어 PALS가 갖는 의미를 묻자 "구체적인 위협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여기 계신 모든 참가국 대표들이 우리가 지역 내 맞이한 안보환경과 도전 요소를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팔스와 같은 기회는 우리가 여기서 협조를 통해 좀 더 융통성을 갖고, 준비태세를 더 강화하고, 우리가 국민들을 보호하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끔 하는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윌리엄 사령관은 중국의 침공 등 대만 관련 유사시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 해병대 전력이 대만 방어를 위해 재배치될 가능성에 관해선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원 사망사건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해병대수사단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단 얘기를 해병대 간부들에게 한 게 맞느냐란 질문에 "답변드리지 않도록 하겠다"라고만 말했다.
PALS는 하와이에 위치한 미 태평양해병부대사령부(MFP)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우호를 증진하고 상륙전 교리·전술을 공유하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됐으며, 현재는 약 20여개국 해군·해병대 고위급장성이 참가하는 연례 국제다자안보회의체로 성장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017년 외국군 중 처음으로 PALS를 연 데 이어 7년 만에 다시 PALS를 개최하게 됐다.
이번 PALS는 이날부터 5일까지 사흘간 서울과 김포에서 열린다. 이날부터 학술토의와 군사외교대담이 이어지며, 5일엔 폐회식 후 유엔사 관할구역 투어 및 장비 전시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병대사령부는 이번 PALS를 한국군의 위상을 높이고 상륙전 교리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개회식엔 김 사령관과 윌리엄 사령관을 비롯해 양용모 해군참모총장(대장) 등 미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 인·태 지역 24개국 상륙군지휘관 및 참모, 관련 기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일본에선 이번 PALS 참가를 위해 상륙기동여단장(소장)이 처음으로 방한했다
참가 장성 수만 49명이고, 이들의 별(장성 계급)을 합치면 85개다. 한국을 비롯해 태국과 페루, 칠레, 필리핀, 네덜란드에선 각각 해병대 사령관이 참가했다.
올해 심포지엄엔 인·태 지역 안보협력의 중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미 본토에 주둔하는 제1해병기동군을 대표해 마이클 세더홀름 사령관(중장)도 참가했다.
김 사령관은 "상호 신뢰하에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한 공조와 협력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며, 상륙군 역할 확대와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이 논의되길 당부한다"라고 밝혔다.
해병대사령부는 앞으로 칸 퀘스트, 카만닥 등 해외 연합훈련을 비롯해 태평양 지역 상륙군지휘관 공조회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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