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실명 질환 치료제 개발에 출연연 힘 합친다

이종현 기자 2024. 6. 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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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최종 선정 발표
유전자·세포치료 포함 5개 연구단 선정

정부가 실명(失明) 위험에 있는 아이들을 치료할 유전자·세포 치료제 기술 개발에 뛰어든다. 개발되면 세계 최초가 된다. 한 번 충전으로 국내 일주가 가능한 이차전지와 지금보다 전기는 100분의 1 쓰면서 계산 속도는 1000배 빠른 반도체도 개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024년도 ‘글로벌 TOP전략연구단’ 최종 평가 결과 5개 연구단을 선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간 칸막이를 없애고, 산·학·연이 역량을 결집해 혁신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TOP전략연구단 사업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된 와중에도 1000억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이 대거 과제 공모에 참여했다. 지난 1월 말 제안서 공고 이후 모두 51개 연구단 제안서가 접수됐고, 1차 평가와 보완 컨설팅,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5개 연구단이 선정됐다.

‘글로벌 TOP 유전자·세포치료 전문연구단’도 최종 선정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총괄 기관을 맡는 이 연구단에는 한국화학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참여한다. 5년간 850억원을 투입해 첨단 유전자·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올해 사업비는 170억원이다.

특히 이 연구단은 유전성 실명 질환 치료를 위한 후보물질 발굴과 식약처 임상 지원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조선비즈는 국내에서 선천성 망막질환에 대한 유전자치료 기술이 개발되고도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개발이 되지 못하는 현실을 잇따라 보도했다. 정부가 유전자 ·세포치료제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해당 연구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TOP 유전자·세포치료 전문연구단은 신규 치료제 후보물질 10건 이상, 원천 특허 출원 10건 이상, 비임상 가이드 15건 이상 확보 등 유전자·세포치료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첨단바이오 맞춤 기술지원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희소·난치질환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단은 이를 위해 산·학·연·병·관 기술협의체를 구성해 비임상 연구, 특허 전략, 규제 전략 등의 자문을 수행하고, 기술사업화 관리릉 위한 전문 CTO 초빙 계획도 밝혔다. 공동 실험실과 겸임 발령, 전담 지원 조직 설치 등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계획이다.

시장선도형 차세대 이차전지 혁신 전략연구단과 수전해 수소 생산시스템 전략연구, SMR(소형모듈원자로) 가상원자로 플랫폼 개발사업단, 초거대 계산 반도체 전략연구단도 함께 선정됐다.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단은 1회 충전으로 국내 일주가 가능한 고용량 이차전지, 친환경 소재의 미래 항공교통 수단용 가벼운 이차전지, 불나지 않는 이차전지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 260억원을 포함해 5년간 1300억원이 투입된다. 총괄 기관은 한국화학연구원이 맡았다.

수전해 수소 연구단은 차세대 수전해 분야인 고분자 전해질막(PEM), 차세대 저온(음이온 교환막, AEM), 고온 수전해에 대한 핵심 원천 기술 개발이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당 1만원 수준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2035년에는 온실가스 배출 없이 3000원에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총괄 기관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 5년간 850억원이 투입된다.

SMR 가상원자로 플랫폼 사업단은 SMR 실증·설계·운영의 핵심 기술인 SMR 가상원자로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는 연구단이다. 한국원자력연구단이 총괄 기관을 맡았고, 올해 205억원을 포함해 5녀간 1025억원이 투입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총괄 기관을 맡은 초거대 계산 반도체 전략연구단은 복잡하고 어려운 최적화 문제를 초고속, 저전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초거대 계산 처리용 차세대 컴퓨팅 반도체 개발을 목표로 한다. 연산시간은 현재 1000분의 1, 전력소비는 100분의 1로 낮추는 게 목표다.

이번에 선정된 5개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은 조만간 연구단별 임무 목표와 연구개발계획 등을 대국민 발표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에 선정된 전략연구단들을 통해 국가 사회·경제에 기여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형성과가 창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과학기술 각 분야에서 여전히 산재해 있는 국가적 아젠다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전략연구단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종 평가 위원장을 맡은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이번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을 통해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필요한 과학기술적 난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출연연의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과제가 종료되는 5년 후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우수한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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