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증후군'에 시달리는 기업들 왜?…'성장사다리' 올라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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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중견기업으로 넘어간 중소기업은 총 313개였다.
피터팬처럼 어른이 되지 못하는 즉,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성장하는 걸 꺼리는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창업·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의 1호 대책이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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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중견기업으로 넘어간 중소기업은 총 313개였다. 매출액과 자산 기준을 초과한 곳만 집계한 결과다. 하지만 2022년에는 이같은 '성장사다리'에 올라탄 기업이 87개로 나타났다. 성장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는 '피터팬 증후군'을 걱정한다. 피터팬처럼 어른이 되지 못하는 즉,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성장하는 걸 꺼리는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역동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획재정부가 3일 발표한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에 담은 주요 정책과제도 이런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기업들은 창업·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당장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가는 길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의 1호 대책이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가지 않는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세제혜택이다. 지금까지 세제혜택은 주로 중소기업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중소기업에서 졸업할 경우 각종 세제혜택이 끊기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계에선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면 절벽이 생기는, 피터팬 증후군을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중소기업 업계의 상황을 감안해 중소기업에서 졸업해도 일정기간 지원을 연장하는 방안을 기업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에 담았다. 3년으로 묶인 유예기간을 5년으로 확대하고, 상장사는 2년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이다.
상속세 역시 중요한 정책과제다. 기업 성장에 매달리던 기업주는 기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를 걱정해야 한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상속세 부담도 커진다. 상속만 생각한다면 기업을 더 키울 의지가 생기지 않는 구조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가업승계 대신에 매각이나 폐업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2.2%에 이른다.
기재부가 가업승계 지원을 기업 성장사다리의 한 축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는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 등을 확대한다. 현재 적용대상은 중소기업 및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이다.
기재부는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성장사다리 구축과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책을 추가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달에는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계획과 사용 후 배터리 산업 육성방안이 나온다.
올해 3분기에는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과 스마트 제조 공급기업 육성 방안이 마련된다. 올해 하반기 정책과제로는 반도체·바이오 등 업종별 스케일업 대책이 발표된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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