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 풍선 살포에 외신도 주목 “냉전 시대 전술의 부활”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2024. 6. 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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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이 잇따라 대남 오물 풍선을 무더기로 살포하자 외신들은 남북 간 '풍선 전쟁' 과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왜 북한은 쓰레기 풍선으로 남한을 폭격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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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로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2024.6.2/뉴스1
최근 북한이 잇따라 대남 오물 풍선을 무더기로 살포하자 외신들은 남북 간 ‘풍선 전쟁’ 과거사를 비중 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왜 북한은 쓰레기 풍선으로 남한을 폭격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NYT는 북한이 지난달 28일부터 비무장지대 너머로 쓰레기 풍선 1000개를 보냈다며 풍선에서 떨어진 비닐봉지를 자동차 앞 유리를 박살 낼 정도로 무거웠다고 보도했다.

NYT는 “대부분 한국인은 침착하게 반응했으며, 이 사건을 터무니없고 짜증 나는 사건 정도로 여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풍선을 만지지 말고 신고하라는 정부 지침에 대해서는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하기 위해 사용했던 생화학 무기를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이 북한에서 뭔가 발사됐다고 하면 대부분 탄도미사일을 실은 로켓이었다”며 “하지만 지난 한 주 동안 북한의 행동은 냉전 시대 전술의 부활이었다”고 분석했다.

NYT는 냉전 시대 남북한의 심리전을 조명하며 “남북한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서로의 시민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DMZ를 따라 설치된 확성기가 밤낮으로 상대 병사들에게 선전곡을 퍼부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내용물. 2024.6.2 합참 제공

당시 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남북한은 상대 정부를 비난하는 수백만 개의 전단을 서로의 영토에 뿌렸고 양측 모두 이를 읽거나 보관하는 것을 금지했다”며 “남한에서는 아이들이 야산에서 전단지를 발견해 신고하면 경찰이 연필이나 다른 학용품으로 바꿔 줬다”고 전했다. 2020년 한국에서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법적으로 금지했으나 지난해 이 법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내려진 과정도 짚었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 모두 선전전에 풍선을 이용해 왔다”면서 “남한의 활동가들은 북한을 비방하는 선전 외에도 현금, 북한에서 금지된 미디어 콘텐츠, 한국의 간식으로 역시 북한에서 금지된 초코파이 등까지 넣은 풍선을 날렸다”고 소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남한 활동가들이 북한 비방 전단을 실어 보내는 풍선에 북한은 오랫동안 분노해 왔다”며 “해당 풍선에는 때때로 현금과 쌀, 남한 드라마 시리즈가 든 USB 드라이브 등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AP도 “북한 주민 2600만 명은 외국 뉴스를 거의 접하지 못하며, 북한은 이들에 대한 김정은의 절대적인 통제력을 저해하려는 외부의 어떤 시도에도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북한은 2일 남측으로부터 쓰레기 등을 매단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지만 다시 북한으로 ‘삐라’(전단)를 보내온다면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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