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모아 철 녹인다…태양열 용광로 가능할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최종 에너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나 운송이 아닌 열 에너지다.
전기(20%)와 운송(30%)보다 훨씬 많은 전체의 절반이 열 에너지로 소비된다.
햇빛을 농축해 열 에너지로 전환하면 이론적으로 온도를 3천도까지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스페인, 중국 등에선 거울 집열판으로 태양의 열 에너지를 모은 뒤 최대 600도의 고온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태양열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석영 이용한 장치, 1000도 가열 성공
철강·시멘트·유리 공정에 응용 잠재력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최종 에너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나 운송이 아닌 열 에너지다. 전기(20%)와 운송(30%)보다 훨씬 많은 전체의 절반이 열 에너지로 소비된다. 그리고 이 에너지의 절반, 즉 전체의 25%는 주로 화석연료 연소를 통해 산업공정에 사용된다.
따라서 산업 부문의 열 에너지 탈탄소화는 매우 중요한 기후변화 대응 과제다. 열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는 분야가 철 등의 금속 제련과 시멘트, 유리 제조 산업이다. 철광석을 녹이고 시멘트 제조용 가마를 가열하려면 14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특히 철강, 시멘트 산업은 각각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7~8%를 차지할 정도로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사용하는 등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제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아직 획기적인 성과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과학자들이 태양열을 이용해 산업공정에 사용할 수 있도록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를 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디바이스’에 발표했다. 과학 수업시간에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웠듯, 태양 에너지를 한데 모아 가열시키는 방식이다.
아직은 개념증명 단계이지만 기술이 완성될 경우, 화석연료에 의존할 필요 없는 새로운 제조 공정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열 장치의 최대 걸림돌 ‘열 손실’
햇빛을 농축해 열 에너지로 전환하면 이론적으로 온도를 3천도까지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스페인, 중국 등에선 거울 집열판으로 태양의 열 에너지를 모은 뒤 최대 600도의 고온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태양열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태양광 변환장치는 온도가 높을수록 열 손실률도 높아 철강, 시멘트 등 10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한 제조 공정에선 쓰기가 어렵다.
연구진이 이번에 개발한 장치의 핵심은 태양 에너지 흡수율을 높이는 동시에 열이 손실되지 않도록 가둬두는 ‘열 가둠’ 장치다. 햇빛을 효율적으로 흡수해 열로 바꿔주는 불투명 세라믹 원판에 열을 가둬두는 반투명 석영 막대를 부착한 장치다. 규소와 산소로 이뤄진 석영은 빛 에너지는 통과시키지만 열 에너지는 차단하는 반투명 물질이다.
열 에너지 효율성 40%서 70%로 껑충
연구진은 석영 막대를 햇빛의 135배에 해당하는 강렬한 엘이디(LED) 조명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세라믹 흡수판 온도는 1050도까지 올랐으나, 석영막대의 반대쪽 온도는 600도에 머물렀다. 이는 석영 막대가 열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잘 가뒀음을 뜻한다.
연구진은 모의 실험 결과, 1200도의 태양열 포집장치에 이 석영 막대를 사용하면 효율성을 40%에서 70%로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선 다른 연구들에선 열 가둠 효과가 170도까지만 작동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이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도 잘 작동하기 때문에 산업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16/j.device.2024.100399
Solar thermal trapping at 1,000°C and above.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1주택자는 빼주자”…‘종부세 폐지론’ 빌미 준 민주당
- [단독] “김건희, 받은 샤넬 화장품 포장 뜯게 해 직접 확인”…최재영 메모엔
- 대통령실 쪽 “윤, 해병대 수사단 야단친 것”…사건 관여 사실상 인정
- SK로 흘러간 ‘노태우 비자금’ 300억…환수는 어려울 듯
- 지적장애·당뇨, 난청 형제…“아빠, 우리 남기고 떠나지 마”
- 북한이 ‘오물 풍선’ 뿌리고 얻은 것 [6월3일 뉴스뷰리핑]
- 한-일 ‘초계기 갈등’, 일본 사과 없이 5년 반 만에 봉합
- 한-일 ‘초계기 갈등’, 일본 사과 없이 5년 반 만에 봉합
- 대통령실, ‘대북 확성기’ 사용 검토…북, 오물 풍선 살포 잠정 중단
- 반려견 사료, 아기 분유보다 많이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