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빛의 그저, 빛] 트리플에스, 정주행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 할래~
※<정빛의 그저, 빛> K팝의 글로벌 위상이 빛나는 지금, 정빛 기자가 반드시 비추어 보아야 할 K팝 스타를 환하게 조명합니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근 음원 차트를 보면 걸그룹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에스파, 뉴진스, 아이브 등 대형 기획사에서 내놓은 4세대 걸그룹들이 상위권을 장악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비교적 소형 기획사에 속하는 신인 걸그룹이 꾸준히 순위를 높여 눈길을 끈다. 드디어 이번에 24인 완전체로 뭉친 트리플에스(tripleS) 이야기다.
트리플에스가 지난달 8일 발표한 첫 완전체 앨범의 타이틀곡 '걸스 네버 다이'는 음원차트에서 계단식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음원 사이트 멜론의 일간차트 기준으로, 발표 당일인 5월 8일 275위, 11일 220위, 12일 156위, 18일 111위를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19일에는 96위로 마침내 톱100 안에 들어왔고, 23일 75위, 25일 62위를 거쳐, 26일에는 46위로 톱50 안에 들었다.
일간 차트는 매일 낮 12시 기준으로 최근의 24시간 이용량을 집계하기 때문에, 웬만큼 인기곡이 아니고서는 들기 힘들다. 이미 데이식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예뻤어', 아이유 '러브 윈스 올', 임재현 '비의 랩소디', 뉴진스 '하이프 보이', 태연 'To. X', 에스파 '드라마' 등 지난해부터 사랑받은 곡들이 아직도 철옹성처럼 지키고 있기에 좀처럼 뚫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가요 기획사의 신인 걸그룹이 일간차트 50위 안에 든 것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최근 4주간 발매된 신규곡을 대상으로 하는 차트에서는 6위까지 오른 바다. 무엇보다 입소문이 나면서 차근차근 올라온 '정주행'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트리플에스의 신곡 '걸스 네버 다이'는 어떻게 차트를 거슬러 올라올 수 있었을까.
이를 분석하기 전에, 먼저 트리플에스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트리플에스의 그룹 시스템은 다소 어려워, 아직은 대중에 낯선 것이 사실이다. 트리플에스는 새로운 조합의 유닛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는 그룹으로, 이 유닛을 디멘션이라 부른다. 팬들의 투표로 멤버 조합이 된 이 디멘션은 활동이 끝나면 소멸하는데, 활동 기간 동안 앨범 판매 10만 장을 기록할 경우 소멸하지 않는다.
멤버 구성 또한 특별하다. 멤버는 총 24명인데, 약 2년에 걸쳐 한 명씩 공개된 바다. 2022년 5월 첫 멤버 윤서연을 시작으로, 이번에 마지막 멤버 지연까지. 이들은 공개된 순서에 따라, S1, S2, S3으로 불리게 된다. 첫 공개 멤버인 윤서연은 S1, 마지막 공개 멤버인 지연은 S24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스물네 명 모든 멤버가 완성한 첫 곡 '걸스 네버 다이' 인기 요인을 두고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음악이 좋아서'다. 네티즌들과 업계에서는 '걸스 네버 다이'의 멜로디와 가사가 좋다며 입을 모으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걸스 네버 다이'는 팬들의 선택으로 타이틀곡이 됐다. 이미 전 세계 팬들로부터 검증된 만큼, 다른 리스너들에게도 통한 것으로 보인다. 트리플에스만의 특별한 곡 선정 시스템이 빛을 봤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또 JYP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등 굴지의 국내 가요 기획사 A&R 출신인 정병기 프로듀서가 트리플에스 소속사 모드하우스의 대표라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정 대표는 신화 '브랜드 뉴', 아이비 '유혹의 소나타', 헤이즈 '비도 오고 그래서' 등 히트곡의 프로듀싱을 담당한 바다. 이미 검증된 A&R 출신 프로듀서가 가요 기획사 대표로 나서면, 다른 마케팅 요소보다 '음악'이 최우선으로 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가사가 '감동 포인트'로 꼽힌다. 계속 반복되는 구간인 훅의 '끝까지 가볼래/ 포기는 안 할래 난', '쓰러져도 일어나/ 위 고, 위 하이, 고 나우', '걸스 네버 다이/ 절대 네버 크라이'라는 가사에서 고난과 어려움 속에도 무너지지 않겠다는 소녀들의 의지가 드러난다. 또 다른 킬링 파트로 통하는 '다시 해보자', '다시 해볼까' 역시 힘을 주는 메시지다.
이를 24명의 어린 소녀들이 불렀다는 점이 통한 모양새다. 24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함께 부르니, 여고 한 학급의 학생들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걸스 네버 다이' 유튜브 공식 뮤직비디오 게시물에도 어린 시절 힘듦을 토로하거나 회상하는 댓글이 많다.이 노래가 10대의 아픔을 위로해 주는 것 같다는 의견이다. 여타 K팝 아이돌 뮤직비디오 댓글창에는 각국 팬들의 응원 메시지로 수놓아지기 마련인데, 각자의 사연을 얘기하면서 힘을 얻었다는 댓글로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네티즌은 "입시로 힘들었지만 '걸스 네버 다이'로 공감받았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10대를 "10대를 돌이키면 너무 힘들었다. 취업 준비 중인 지금도 많이 울고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아무리 나이 먹어도 상처받았던 10대 소녀가 많지 않겠느냐. 그 시절 저를 위로해 줘서 고맙다"고 남긴 네티즌도 있다.
'우울증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한 반응도 상당하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죽을 정도 사고가 나길 바랐는데 '다시 해볼까'라는 말에 계속 음악을 듣게 된다", "내 우울증이 떠오른다. 가만히 있어도 마음이 그냥 답답한데,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 자체도 필요한 말이었다" 등 댓글이 그렇다.
뮤직비디오 내용도 가사와 궤를 같이한다. 멤버들은 근심 가득한 걱정으로 저마다의 고민을 표현하는데, 옥상 난관, 욕조 속, 무덤 등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드러낸다. 그러다 묘 속에서 날아 오르는 새를 보며 무언가에 깨닫고 놀라는 표정으로 마무리된다. 해당 뮤직비디오 감독은 "밑바닥까지 떨어져 본 사람은 그 바닥을 발판 삼아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많은 분이 위로받는다고 하셔서 저도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걸스 네버 다이'는 한국 10대 소녀들의 불완전한 청춘을 그리는 노래다. 멜로디, 가사, 뮤직비디오 내용 전반적으로 10대의 '낮'보다는 '어둠'을 떠올리게 한다. 통상적으로 10대 소녀의 노래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많았지만, '걸스 네버 다이'는 오히려 더 현실적인 10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간 트리플에스의 음악도 비슷한 결이었다. 다른 디멘션인 AAA의 '제너레이션', 10인이 뭉친 어셈블의 '라이징'도 다른 걸그룹들의 '10대 소녀' 이야기와 분명 달랐다. 모든 곡에서 공통적으로 최근 국내 흐름인 Y2K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다른 Y2K 콘셉트의 걸그룹보다 침침한 분위기의 Y2K다. 이는 트리플에스를 '어둠의 뉴진스'라고 부르는 것과 일맥상통한 이야기다. 곡마다 모두 '라라라라'고 반복되는 구간이 들어가는 것도, 트리플에스 만의 10대 소녀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플에스는 이번 앨범으로 신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지난 14일 SBS M '더 쇼'에서 정상을 기록, 데뷔 첫 음악방송 1위라는 영광을 맛봤고, 초동 판매량(앨범 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도 15만장을 돌파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음원 차트 순위도 계속해서 슬금슬금 올라오는바, 절대 포기 없는 소녀들의 '끝까지 가볼래'는 어디까지 일지 기대를 모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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