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들도 사랑한 임영웅? 탈북민단체, ‘오물 풍선’에…“林 노래 날려 보낼 것”

권준영 2024. 6. 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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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돌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북한의 오물 풍선 '조건부 중단' 선언은 대북 전단을 둘러싼 한국 사회 내부의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계산이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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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전단엔 임영웅의 트로트, K-팝, 드라마 ‘겨울연가’도 담겨”
“北 김정은이 사과하지 않으면 북풍이 부는 순간 날려 보내려고 확실히 준비 해놔”
“김정은이 직접 5000만 국민에게 모욕준 걸 사과한다면…우리도 잠정 중단할 수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트로트가수 임영웅씨,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조선중앙TV>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돌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다시 북한으로 '삐라'(전단)를 보내온다면 재개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북한의 비상식적인 도발에 윤석열 정부는 대북 확성기 재가동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탈북민단체는 트로트가수 임영웅씨의 노래가 담긴 USB 5000개를 북한에 날려 보내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3일 언론 인터뷰에서 "오는 5~6일쯤 바람이 바뀌면, 남북풍이 불면 즉각 보내려고 한다"며 "전단에는 임영웅의 트로트, K-팝과 함께 요즘 북한 주민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드라마 겨울연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임영웅 노래가 담긴 USB 5000개', '전단 20만장'을 대북 풍선에 담아 놨다고 설명했다.

박상학 대표는 "지난달 10일 등 3년 동안 타이레놀, 비타민C, 마스크, 1달러짜리 등을 북측을 향해 보냈다"며 "사실 우리도 힘들고 어렵지만 진실을 보냈는데 어떻게 오물 쓰레기를 쏟아 붓는가"라고 북한을 비판했다. 이어 "김정은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북풍이 부는 순간 날려 보내려고 확실히 준비를 해놨다"면서 "김정은이 직접 5000만 국민에게 온갖 악행과 모욕을 준 것을 사과한다면 우리도 잠정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사실과 진실, 사랑과 약과 1불 지폐, 드라마와 트로트를 보냈는데 오물과 쓰레기를 보낸단 말인가"라며 "악행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10일 전단 30만장과 K팝·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2000개를 대형 풍선 20개에 매달아 북한에 날려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을 해왔다.

전날 밤 김강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사를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한국 것들에게 널려진 휴지장들을 주어 담는 노릇이 얼마나 기분이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며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김강일 부상은 "우리는 한국 것들에게 널려진 휴지장들을 주워 담는 노릇이 얼마나 기분이 더럽고 많은 공력이 소비되는지 충분한 체험을 시켰다"며 "우리는 국경 너머로 휴지장을 살포하는 행동을 잠정 중단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행동이 철저히 대응 조치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상은 "한국 것들이 반공화국 삐라 살포를 재개하는 경우 발견되는 양과 건수에 따라 우리는 이미 경고한 대로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을 다시 집중 살포하는 것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같은 북한의 오물 풍선 '조건부 중단' 선언은 대북 전단을 둘러싼 한국 사회 내부의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계산이 깔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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