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진, 돌아온다… 침체된 K-팝 깨울 ‘다이너마이트’ 점화
13일 팬 1000명 포옹 이벤트
솔로앨범 준비… 해외서 더 반겨
BTS 입대후 하이브 시총 최저
어도어와 경영권 다툼도 타격
진 복귀로 이미지 회복 등 기대
K-팝 그룹들 나란히 컴백 ‘활기’
잠재적 팬덤 확대 과제는 여전
“진(JIN)은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됐다.”
미국 유력 매체 롤링스톤은 얼마 전 이런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역대 가장 성공한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인 진의 군 전역을 앞두고 국내보다 먼저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동안 BTS의 빈자리가 제법 컸고, K-팝뿐 아니라 글로벌 음악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방증이다.
진을 시작으로 오는 10월에는 또 다른 멤버 제이홉의 제대와 복귀도 예정돼 있다. 내년 6월이면 모든 멤버들이 제대한다. BTS 완전체 복귀 타이머가 ‘1년’ 이내로 들어온 셈이다. 이를 두고 경쟁자의 복귀보다는 침체기에 빠진 K-팝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게임 체인저’의 재등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진의 복귀는 해외시장이 더 반기는 모양새다. 롤링스톤, 빌보드 외에 미국 연예매체 에스케이팝(SKPOP)은 5월 초 ‘전역 앞둔 방탄소년단 진: 입대부터 그가 일구어낸 수많은 성과를 되돌아보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활동을 재조명했다. 진이 군 생활 중 중대장 훈련병으로 뽑힌 일화까지 상세히 전하며 ‘왕의 귀환’을 반기는 레드카펫을 깔았다.
진은 12일 전역과 동시에 팬들과 만난다. BTS의 데뷔일인 6월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리는 ‘2024 페스타’에 참석한다. 팬 1000명을 대상으로 포옹 이벤트를 열며 그의 복귀를 화끈하게 알린다. 이후 그는 곧바로 솔로 앨범 발매 프로젝트에 돌입할 계획이다.
소속사 하이브는 BTS의 공백기를 대비해 미리 새 앨범을 준비해놓고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이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각 멤버들이 실제 활동할 수 없기에 팬덤이 느끼는 갈증이 컸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어 콘서트도 불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이 돌아온 후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하고 연말 제이홉이 그 배턴을 이어받으면 빠르게 영향력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브의 역대 시가총액 최고액은 약 17조5000억 원이었다. BTS의 군 입대 이슈가 불거지기 직전인 2021년 11월 즈음이다. 이후 1년간 내리 하락해 진이 입대하던 2022년 12월 기준, 4조4000억 원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이브 내에서 BTS의 비중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진은 군 복무를 시작한 BTS 멤버 중 처음으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상당하다”면서 “나머지 멤버도 순차적으로 돌아온다는 기대감을 키우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걸그룹 뉴진스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어도어와의 경영권 다툼을 벌이며 실추됐던 하이브의 이미지를 똑바로 세우는 결과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BTS의 공식 팬덤인 아미는 BTS를 배출한 하이브를 지지하는 든든한 호위무사 역할도 해왔기 때문이다. 양측의 다툼 과정에서 BTS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도 등장한 터라 그들의 복귀는 팬덤을 더욱 강하게 결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임 평론가는 “BTS 부재 시에는 뉴진스가 하이브의 주요 지식재산권(IP)이었다. 하지만 원조 핵심 IP인 BTS가 돌아온다면 하이브와 어도어의 줄다리기에서 하이브 쪽으로 상당한 힘이 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의 복귀를 앞두고 글로벌 팬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6월 복귀하는 K-팝 그룹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여름 축제 시즌을 앞두고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의 새 보이그룹인 TWS와 라이브가 나란히 컴백하고 인피니트, 트렌드지 등도 합류한다. 걸그룹 중에서는 현재 활동 중인 에스파, 뉴진스 양강 구도에 케플러, 선미, 츄 등이 도전장을 낸다. 6월 복귀를 준비 중인 한 보이그룹 소속사 대표는 “BTS의 군 입대 이후 K-팝 시장의 파이가 작아졌다는 것을 체감했다. BTS 멤버들이 하나둘 제대해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이 들썩인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시 BTS의 ‘히어로 활동’에 기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지난해 3월 열린 관훈포럼에서 “BTS와 관계없이 K-팝을 부흥시켜야 한다”면서 팬덤 플랫폼 위버스 및 레이블 체제의 강화를 역설했다. 하지만 어도어와의 분쟁을 통해 레이블 시스템은 커다란 허점을 드러냈고 다시금 BTS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형국이다. 향후 BTS 활용법이 하이브의 역량과 비전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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