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피아노 황제’ 플레트네프… “청중보다는 나를 위해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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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청중을 위해 연주하는 게 아닙니다."
오는 27·28일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플레트네프는 "연주를 할 때 공연장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며 "나 자신을 위해 연주하고, 내 모든 힘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음악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지휘자와 피아니스트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플레트네프는 "때로는 감상자, 때로는 작곡자, 때로는 지휘자, 그리고 연주자로서 모든 형태의 음악을 즐긴다"며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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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집중해야 좋은연주 나와
연주와 지휘 모두 잘 해낼 것”
“저는 청중을 위해 연주하는 게 아닙니다.”
언뜻 오만해 보이는 발언이지만,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네프(67)가 한 말이라니 수긍이 간다. 독보적 해석과 섬세한 연주로 관객을 자신의 음악 세계로 이끌어내며 ‘차르’(러시아 황제)란 별명을 가진 그다.
오는 27·28일 내한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플레트네프는 “연주를 할 때 공연장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며 “나 자신을 위해 연주하고, 내 모든 힘을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음악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음악과 함께하는 이 시간을 확장시키기 위해 제 모든 힘을 집중하는 데에만 신경을 씁니다.”
그렇다고 관객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플레트네프는 “관객들은 날 지켜보면 된다”며 “관객들이 더 집중하고 몰입할수록 나 또한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유의 자신감과 함께 공연장에선 관객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란 소신이 엿보인다. “관객들의 반응이 저에게 힘을 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관객이 오지 않거나 박수를 치지 않는 것보다는 악장 사이라도 박수를 치는 게 더 좋아요.”
플레트네프는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와 플레트네프는 닮은 점이 많다.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이며 지휘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라흐마니노프가 연주하는 모든 음표는 훌륭하다”는 그는 “어릴 적엔 라흐마니노프 음악을 연주하는 게 도전이었지만, 이제는 그를 흉내 내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저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있는 대로 받아들이고 연주할 뿐입니다.”
플레트네프는 1990년 러시아 최초 민간 오케스트라인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를 창단해 30년 동안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켰다. 2022년엔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를 창단했다.
지휘자와 피아니스트를 병행하는 것에 대해 플레트네프는 “때로는 감상자, 때로는 작곡자, 때로는 지휘자, 그리고 연주자로서 모든 형태의 음악을 즐긴다”며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나”라고 말했다. “지휘와 연주 모두 가능한 한 계속할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서 있기 힘들다면 피아노에, 앉아있는 것이 더 힘들다면 지휘대에 서는 거죠. 그저 살아지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음악을 계속해갈 예정입니다.”
‘세계시민’이라 할 수 있는 플레트네프지만 조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는 가슴 아픈 ‘현재’다. 그는 “전쟁은 누가 시작했든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범죄”라고 말했다. “전쟁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무언가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은 제 음악입니다. 그래서 전 계속 음악을 할 뿐입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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