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은행장들, 9월 승계 스타트…누가 살아남을까
5대 은행장, 연말 임기만료…9월께 승계 개시
금융사고·ELS 배상 이슈 은행들 전전긍긍
시중은행장들이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 얼굴로 교체될지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을 위해 모든 은행권이 CEO(최고경영자)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만큼 올 9월이면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 상황에선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와 과잉 대출 혹은 배임 혐의 등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지면서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이 안심할 순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경영승계절차, 9월 가동될 듯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모든 은행(금융지주, 시중은행)이 현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문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수 은행은 경영승계절차 단계별 최소 소요시간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금감원은 승계절차가 촉박하게 진행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조기에 개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지배구조 모범관행 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은 CEO의 적극적 자격요건, 후보 평가 검증 체계 등 세부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관련기사:은행장 임기만료 석달 전 승계절차 개시…자격요건은 아직(5월26일)
그 동안 CEO 교체를 앞둔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은 임기 만료 일정 기간 전 회장추천위원회(임원추천위원회 등)가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했다. 이번에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 개시를 못박는 것은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원칙에 맞춰 개시 시점을 명확히하는 것이다.
또 회추위 등은 CEO 후보군으로 롱리스트와 숏리스트를 구축하고 후보에 대한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자로 좁히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 만큼 새로운 경영승계절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닌 기존 시스템에서 금감원이 지적하거나 요구한 부분에 맞춰 개선하는 게 대부분이라 충분히 연내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은행장들 임기는 올 연말까지로 동일하다. 이를 감안하면 9월부터는 새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도 일반적으로 임기 만료 약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시작하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일부는 한 두달 만에 선임했던 과거도 있었다"라며 "예외 사례와 개시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개시 시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경영승계절차 등을 만들고 있다"며 "경영승계가 이뤄진다면 올해부터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민·농협은행, 은행장 연임 가능할까
시중은행장 가운데 관심이 쏠리는 인물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다. 다른 행장들은 이제 임기 2년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반면 이재근 행장은 '2+1'년을 소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KB국민은행의 경우 홍콩 ELS 사태의 중심에 서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홍콩 ELS 손실배상 관련 충당부채로 8620억원을 적립했다. 여기에 두 건의 업무상 배임 금융사고 적발 등 내부통제 부실도 드러난 상태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ELS 관련 보상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고 추가 비용인식 가능성이 없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통제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허인 전 행장이 '2+1'년에 1년 임기를 더해 총 4년을 역임한 바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재근 행장이 추가 1년 임기를 부여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도 유사한 상황이다. 올 들어 직원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만 3건이 적발됐다. 이중 두 건은 이행장 취임 직후까지, 나머지 한 건은 지난해 11월까지 이뤄지면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금감원이 농협은행을 포함한 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보는 정기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이석용 행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행장의 연임이나 교체 등은 모범관행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이어 임기가 돌아오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거취 등이 변수로 꼽힌다. 함영주 회장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 사법 리스크가 마무리되지 않은 까닭이다. 이 행장의 임기가 먼저 결정돼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러 변수들로 이보다 앞서 함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면 이승열 행장 거취도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관련기사: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DLF 소송 2심 승소(2월29일)
함영주 회장은 지난 2월 파생결합증권(DLF) 중징계 최소 소송 2심에서 승소했지만 금감원이 상고했고, 채용비리 관련 대법원 판결도 남겨놓고 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화오션, 나 홀로 '수주 절벽'…일시적? 고착화?
- 비빔면 시장, 1·2위는 정해졌다…3위는 누구?
- [슬소생]"유니클로 '에어리즘' 안녕"…다이소 '5000원' 냉감셔츠
- [단독]'김호중 리스크' 직격탄 생각엔터…창업자들은 수십억 이익
- 폐업수순 '김호중 소속사'…카카오·SBS, 손실 어떻게 털까
- [보푸라기]암 걸렸는데 보험금 '절반'만 준 보험사…왜죠?
- [단독]'금투세 이렇게 빠져나간다고?'...'법인' 설립 권유하는 은행PB
- 주가 치솟던 두산에너빌리티, "SMR 수주 미확정"에 숨고르기
- '개구리 코인' 올들어 10배 급등…밈코인 열풍 언제까지
- 환급세액에 홀려 개인정보만 뺏겼나…'삼쩜삼' 과장광고로 고발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