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60부터···‘평생 야구인’ 꿈꾸는 젊은 그대들[인제군 1박2일 야구]
60대 중반 나이. 그래도 야구를 실제로 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 오히려 80대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며 젊은 동료들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권재순씨, 이대수씨는 1960년생, 만으로 64세 동갑이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이 연고인 사회인 야구팀 팀 네이버스 소속으로 1~2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열린 2024년 경향신문과 함께 하는 인제군 1박2일 사회인 야구대회에 출전했다. 권씨는 이번 대회 7·8위 결정전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타석에서는 2타수 1안타 1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이씨는 2루수로 출전해 승리에 힘을 보탰다. 3타수 1안타 1득점 1도루가 성적이다.
권씨는 10년전에 야구 글러브를 처음으로 끼었다. 권씨는 “축구를 하다가 야구로 전향했다”며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고 싶다는 꿈을 50대 중반 이뤘다”고 말했다. 권씨 포지션은 투수다. 권씨는 “현재 소속팀이 3개”라며 “올해 한양대리그 등 2개리그에 참가해 4승1패를 기록 중”이라며 웃었다.
권씨는 야구공을 처음 던진 순간부터 투수를 하고 싶었다. 권씨는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에 꽂혔을 때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야구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투수로 등판해 승리를 챙긴 뒤 줄곧 투수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는 “현재 83세인 분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며 “나는 몸관리를 더 잘해서 85세까지 선수로 뛰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씨는 권씨보다 1년 먼저 팀 네이버스에 입단해 현재 6년째 뛰고 있다. 이씨는 비교적 신입인 권씨와는 달리 1989년부터 사회인 야구를 한 35년차 베테랑 선수다. 이씨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운동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야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야구를 처음 시작할 무렵 부천 춘의야구장을 건립할 때 추억을 떠올렸다. 이씨는 “며칠 동안 야구장에 리어커를 끌고 다니면서 돌을 골라냈다”며 “그렇게 지은 경기장이 없어져 너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잘 맞아서 쭉 뻗어가는 공을 보면 너무 행복하다”며 “젊을 때는 발이 빨라 중견수로 뛰다가 지금은 2루수로 주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와 이씨 모두 주말이면 야구장에서 산다. 아내가 싫어할 법도 하다. 권씨는 “축구를 하다가 다친 경험이 있다”며 “아내가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하라 해서 매순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내에게 ‘내가 뇌졸중이 와서 절룩거리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말하면 열심히 운동하라면서 야구장으로 보낸다”며 웃었다.
둘이 팀 네이버스에서 지난 시간은 5년. 어느새 최고 베테랑이 됐고 이제 함께 늙어가면서 야구를 하는 절친이 됐다. 둘은 “훈련이나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걱정돼 전화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라며 “큰 꿈은 없다. 그저 공이 보이고 몸이 움직일 때까지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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