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에 울려퍼진 이등병의 편지, 상무로 떠나는 고척 하리보 "지난 5년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김재웅(26)이 상무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시즌 등판을 마쳤다.
김재웅은 지난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⅓이닝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6월 10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는 김재웅은 이날 경기가 입대 전 마지막 등판이었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등장곡 대신 '이등병의 편지'가 울려퍼졌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재웅은 예정대로 내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할 예정이다. 오늘은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마지막 등판을 한다"라고 밝혔고 예정대로 김재웅은 키움이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오늘도 똑같은 하루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계속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오늘은 무조건 나가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준비하면 될 것 같다"라고 상무 입대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키움은 상무 입대 전에 김재웅에게 일주일 휴가를 줬다. "야구 생각은 하지 않고 푹 쉬려고 한다"라고 말한 김재웅은 "최대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시즌 도중에 군대에 가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남자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서 "상무에 가면 일상적인 생활이 떠오를 것 같다. 오늘 야구장에 오는데 이제 2년 동안 못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당연히 했던 것이 군대에 가면 안되니까 그런 것이 좀 느껴지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웅은 올 시즌 26경기(23⅔이닝) 2승 7홀드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10홀드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던 김재웅은 "아직 3개가 남았다. 아쉽긴 하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 상무에 가서 또 내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목표를 삼아서 나아가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만족스러운 성적인 것 같다. 팀 성적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 세부적으로 크게 좋아진 것은 없지만 그래도 평균자책점을 낮출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며 웃었다.
김재웅이 말한 새로운 목표는 100홀드와 선발투수 도전이다. 김재웅은 "지금까지 홀드를 많이 쌓았다보니까 100홀드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팀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잘 해야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상무에 가서는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고 말을 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변화구 연습을 하고 싶은데 불펜으로 던지면 공 3개로 이닝이 끝날 수도 있다. 그래서 선발투수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선발투수 욕심도 당연히 있다. 결국은 경쟁을 하는 것이다.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다보면 자리는 자연스럽게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상무 입대는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김재웅은 "고등학교 선배 (엄)상백이형이 상무에 가서 진짜 많이 던지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다. 수원에 갔을 때 상백이형 만나서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해봤는데 시설이 정말 좋다고 하더라. 열심히 하면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말을 해줘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김재웅은 2017년 키움에 입단해 통산 252경기(259이닝) 6승 12패 65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본 김재웅은 "나에게는 약간 꿈만 같다. 4년이 엄청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올해 벌써 1군 5년차지만 지금 생각하면 진짜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1년 6개월 동안 열심히 하고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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