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만은 세계의 기둥”… 엔비디아 젠슨 황 대만 연설에 6000명 열광
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국립 대만대 종합체육관 앞. 굵은 장맛비에도 6000여명이 모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이날 그의 연설은 오후 7시 시작 예정이었으나, 입장객이 계속 들어오는 바람에 10분가량 지연됐다. 대만 경제부 장관, 폭스콘·에이수스 회장을 비롯해 대만 정재계 주요인사 10여명도 가만히 앉아 그의 연설을 기다렸다.
오후 7시 10분,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자켓을 입은 젠슨 황 CEO가 무대로 뛰어올랐다. “얼마 전 대만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걷지 말고 뛰어라’라고 말했는데, 오늘은 이야기할 내용이 많아 뛰겠다”고 하자, 청중이 일제히 환호했다.
행사 중간, 그가 올 하반기 출시할 AI가속기 ‘블랙웰’ 제품 실물을 집어올렸다. 그러자 경쾌한 록 음악과 함께 그의 뒤에 세워진 화면에서 블랙웰 칩으로 AI컴퓨터를 조립하고, 컴퓨터로 서버를 조립하고, 서버를 수천대 탑재한 거대한 가상 AI데이터센터가 등장했다. 그는 “오직 엔비디아만 할 수 있는 발표”라고 했다.
2시간동안 이어진 기조연설 말미에 상영된 ‘대만 헌정 영상’을 통해 “대만은 숨은 영웅이자 세계의 기둥. 엔비디아는 대만에서 시작한다”며, 대만 내 엔비디아 협력업체들을 열거했다. 또한 “대만의 반도체 및 제조 파트너들이 없었으면 엔비디아의 비전은 몽상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이어졌다.
행사가 끝나고, 현장에 있던 대만 현지 언론들은 “인공지능(AI) 대부가 고국을 찾았다”며 흥분을 숨기지 못하며 리포트를 했다. 젠슨 황 CEO는 지난 26일 대만을 찾아 야시장·야구장·대학 등을 돌며 대만 기업인부터 시장 상인까지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이날 6000명 앞에서 연설하며 ‘AI대부의 모국 투어’ 피날레를 장식한 것이다.
이날 젠슨 황 CEO는 새로운 AI 가속기를 비롯한 엔비디아 신제품과 AI를 활용한 혁신 기술들을 발표했다. 4일 개막하는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 격이다. 그는 “(2026년 출시할) 차세대 제품군의 코드명은 ‘루빈’”이라며 “1년 주기로 신제품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가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루빈 칩에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가 최대 12개 탑재된다. 현재 엔비디아 AI가속기에는 5세대 HBM(HBM3E)가 들어가며,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다.
그는 또한 하반기 출시 예정인 AI가속기 ‘블랙웰’도 소개했다. 황 CEO는 블랙웰을 공개하며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AI컴퓨터(GB200 NVL72)을 적용할 경우 전작 대비 추론 성능 최대 30배, 연산 속도 2.5배 가량 향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의 협력업체들이 AI 기술 혁신을 위해 블랙웰을 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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