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합리적 전동화는 이런 것", BMW 530e

2024. 6. 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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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에너지 적극 활용하는 PHEV
 -신형 5시리즈의 우수한 상품성 인상적

 내연기관의 부담스러운 유지비와 친환경 전동화 파워트레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게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다. 내연기관의 성격을 유지한 채 전기차 장점만 골라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차 일수록 PHEV에 대한 의존도, 선택지가 넓어지는데 그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브랜드 의 경쟁도 치열하다. 이 가운데 BMW가 최근에 내놓은 신형 5시리즈 기반 PHEV, 530e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최신의 BMW 전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완전변경 신차 효과까지 어우러져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530e의 매력과 가치를 확인해보기 위해 직접 시승에 나섰다.

 외관은 신형 5시리즈의 특징이 물씬 풍긴다. 커진 자체를 바탕으로 차를 꾸미는 각 세부 요소도 매우 세련된 것. 적당한 크기의 헤드램프는 각을 살려 한층 명확한 인상을 심어주고 지능화 된 LED 타입으로 야간운전에 도움을 준다. 크기를 키운 키드니 그릴도 주변에 조명을 둘러 더 멋있어졌다. 

 시승차는 M패키지답게 범퍼 주변에 유광 블랙을 둘러 역동적이다. 옆은 긴 휠 베이스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굵직한 캐릭터라인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호프마이스터킥(C필러 장식), 입체적인 휠도 끝내준다. 충전 포트는 운전석 쪽 팬더의 위치에 있으며 적당한 사이즈를 지녔다. 뒤는 가로로 얇은 테일램프가 특징이다. 트렁크 위쪽 끝 단에 붙여 기존 5시리즈와 완벽히 차별화 한다. 상대적으로 범퍼의 면적이 넓을 수 밖에 없는데 투톤-컬러를 입혀서 균형감 있게 구성했다

 실내는 깔끔하고 모던하다. 커다란 풀-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통합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한몫 한다. 가장 최신의 UI 구성을 바탕으로 선명하고 화려한 그래픽을 전달하는 데 보는 맛이 훌륭하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 오랜 시간 차를 운영하면서 익혀야 할 정도다. 실시간 날씨와 뉴스 정보는 물론, 영상 시청과 게임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뜻이다. 

 웬만한 기능을 전부 화면 안에 넣어서 버튼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공조 장치 주변도 깔끔하고 비상등을 비롯해 즉각적으로 필요한 몇몇의 기능만 버튼으로 마련했다. 송풍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주 얇은 틈으로 바람이 나오는데 구성과 디자인 모두를 잡은 훌륭한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센터터널은 다소 높고 두껍다. 앞쪽에는 커다란 컵홀더와 두 개를 동시에 놓을 수 있는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가 있고 전자식 변속레버와 주행에 도움을 주는 기능들이 일목요연하게 배치돼 있다. 

 심지어 크리스털로 감싸 매우 고급스럽다. 사실 530e 실내 핵심은 인터렉션바 라고 불리는 조명 장식이다. 도에서 시작해 센터페시아를 한 바퀴 감싸는 데 반짝이는 크리스털과 어우러져 감성 품질을 배로 높인다. 주간에도 매우 밝을 뿐만 아니라 컬러 제공 범위가 넓고 그라데이션도 가능해 운전하는 맛이 난다. 

 이 외에 친환경 소재를 적절히 활용했는데 센스 있으며 고급감을 해치지도 않는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편의품목은 거의 다 들어 있다. 열선과 통풍시트는 물론 메모리 기능과 마사지,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선루프, 하만카 돈 사운드시스템, 어라운드뷰, 디지털 키 등 자주 사용하고 대 세로 꼽히는 기능들은 전부 다 들어 있다.

 커진 차체를 바탕으로 뒷자석에 대한 불만도 없다. 무릎과 머리 위 공간도 넉넉하며 푹신하고 큰 시트를 바탕으로 착좌감도 좋다. USB 충전 단자와 송풍구, 공조장치 조절버튼 등 필요한 기능들도 다 갖췄다. 트렁크도 마찬가지다. 사이즈가 확대됐고 중형세단의 성격을 감안하면 충분히 여유롭다. 배터리팩이 탑재됐음에도 용량은 가솔린 및 디젤과 동일한 520ℓ다.

 동력계는 이전 세대보다 최고출력이 63% 높아진 184마력 전기모터가 장착되며 여기에 190마력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힘을 보탠다. 합산 최고출력은 299마력이다. 전기모터 출력이 상승됨에 따라 주행거리도 늘어났다. 18.7㎾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최대 73㎞(환경부 인증 기준)를 주행할 수 있고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140㎞/h까지 가속할 수 있다. 이는 이전 세대(45㎞)보다 62% 증가한 수치다. 연료탱크 용량도 60ℓ로 늘어나 배터리와 연료를 가득 채우면 최대 751㎞까지 주행 가능하다. 연료 효율은 복합 기준 15.9㎞/ℓ다.

 시동을 걸고 속도를 높이는 순간은 매우 고요하다. 전기에너지 특유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감각이다. 고속 영역에서도 차는 시종일관 진중한 성격을 드러내며 쾌적한 이동을 돕는다. 분명히 속도는 높게 찍혀있지만 실내는 평온할 뿐이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BMW 역시 이전 세대 대비 전반적인 상품성이 향상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수한 퀄리티의 주행에는 서스펜션도 큰 역할을 한다. 실제로 530e에는 i5 M60과 동일하게 뒤차축에 에어 서스펜션이 맞물린다. 이를 통해 민첩한 주행성능과 편안한 승차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거친 굴곡이나 요철, 범피 구간을 만나도 차는 최대한 침착하게 흡수하고 아무렇지 않게 통과한다. 다양한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 중형세단의 성격과 일치하며 호불호 없이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안겨다 준다.

 그렇다고 밋밋한 PHEV카는 아니다. 브랜드 특유의 성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돌리면 된다.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고 서스펜션도 탄탄해진다. 스로틀 반응 역시 예민해졌다. 자극은 덜하지만 충분히 우렁찬 사운드를 바탕으로 차는 맹렬히 달려나간다. 전기에너지의 순간적인 펀치력을 경험할 수 있으며 강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통쾌한 실력을 가감 없이 발산하며 즐거움을 전달한다.

 민첩한 핸들링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코너링 실력도 여전하다. BMW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직하면서 정확하게 방향을 튼다. 크기가 커지고 무게도 올라 걱정이 됐지만 전부 기우였다. 적어도 스포츠 모드에서 5시리즈의 움직임은 여느 BMW 라인업과 다르지 않았고 누구나 재미있게 차를 다룰 수 있다. 물론 뒷좌석에 아무도 타지 않는 조건이어야 한다.

 다시 도심에 들어와서는 전기 모드를 적극 활용했다. 배터리가 채워지는 시간이 빨라졌고 용량 자체도 커져서 이제는 온전히 순수 전기로만 중거리를 갈 수 있다. 수도권 지역은 어지간하면 커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부지런히 집밥으로 충전을 한다면 주중에는 주유소 갈 일이 없을 듯하다. 누구보다 알뜰한 에코 스마트 오너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폭 넓은 주행보조기술은 도로 위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했다. 조향 및 차선 유지 보조 등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과 주차 거리 알림, 서라운드 뷰 기능 등이 포함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적용돼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운전에 대한 부담과 피로도가 크게 줄어들고 차에 대한 믿음이 저절로 커지는 부분이다.

 BMW 530e는 순수 전기로 가기 전 최적의 전동화를 맛볼 수 있는 차다. 내연기관 엔진이 주는 익숙함과 편안한 관리를 바탕으로 전기에너지의 신선한 감각, 알찬 효율까지 모두 챙길 수 있어서다. 잘 활용한다면 가계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는 차이며 주중과 주말, 비즈니스 및 패밀리 세단 등 어떠한 조건과 영역에서도 실력을 드러낸다. 진정한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서 손색없는 차가 BMW 530e다.

 한편, 530e의 국내 판매 가격은 베이스 트림이 8,920만원, M 스포츠패키지가 9,22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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