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보답하겠다”…대전에 다시 뜬 MOON, 독수리 군단 감독 잔혹사 끊어내기 위해서는 결국 성적이 관건 [MK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6. 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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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이 독수리 군단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과연 김 감독은 한화 이글스의 감독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한화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0-1 한화 패)가 끝난 뒤 “김경문 감독과 3년 총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15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경문 감독의 경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두산 베어스(2004~2011년)와 NC 다이노스(2011~2018년) 사령탑을 맡아 KBO리그 1700경기에서 896승 30무 774패의 성적을 거뒀다. 유능한 신인 선수들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화수분 야구’라는 확실한 팀 컬러를 두산에 입혔으며, 신생팀이던 NC 또한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시켰다.

한화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경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김경문 감독은 한화의 선전을 이끌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김경문 감독은 두 팀을 이끌고 10차례의 포스트시즌에 나섰으며, 한국시리즈에도 4번 진출했다. 단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도서 존재감을 드러낸 김경문 감독이다.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9전 전승을 기록,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2021년 펼쳐진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치며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이후 야인으로 활동한 그는 한화의 감독으로 다시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NC에서 활약할 당시의 김경문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활동할 당시의 김경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아울러 김경문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그가 한화의 감독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1999년 유일한 우승을 거둔 한화는 2007년 포스트시즌에 나선 뒤 지난해까지 2018년 단 한 차례만 가을야구에 나섰다.

그동안 약팀의 대명사로 불렸던 한화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감독들을 모셔왔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김인식 감독이 물러난 뒤 한대화 감독을 시작으로 김응용 감독, 김성근 감독, 한용덕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최원호 감독 등이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모두 끝맺음이 좋지 못했던 편. 특히 한대화 감독, 김성근 감독, 한용덕 감독, 수베로 감독, 최원호 감독은 시즌 중 중도 퇴진을 피하지 못하며 한화는 감독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았다.

한화에서 고전한 김응용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한화에서 중도 퇴진을 피하지 못한 김성근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해 5월 한화와 결별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김경문 감독 역시 한화의 이런 감독 잔혹사를 모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2일 연합뉴스를 통해 “(부진으로 인한 교체는) 감독이라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당장 지난해 5월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던 최원호 감독과 한화의 가장 큰 결별 이유도 결국 부진한 성적이었다. 기대치가 컸던 부분도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비롯해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 베테랑 자원들이 많이 보강됐던 까닭이다.

특히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2013~202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류현진이 돌아오자 많은 전문가들은 한화를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시작은 분명 나쁘지 않았다. 개막전 포함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기록,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1선발 같은 5선발로 활약하던 김민우,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했으며, 류현진도 KBO리그 적응에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국가대표 투·타 에이스로 자리잡은 문동주, 노시환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화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화와 결별한 최원호 감독. 사진=김영구 기자
4월 6승 17패라는 최악의 성적표와 마주한 한화는 지난 달 23일 하루지만 최하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모든 책임을 사령탑에게 돌리기에는 다소 억울한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4월부터 자진 사퇴를 고민하던 최원호 감독은 결국 마음을 굳혔고, 박찬혁 대표이사와 물러나게 됐다.

때문에 한화가 김경문 감독을 선택하며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도 결국 성적이다. 한화는 김 감독의 선임을 알리며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어수선한 선수단을 수습하고 구단이 목표한 바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보유하신 분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단 올해 목표는 가을야구 진출이다. 불가능한 수치는 절대 아니다. 현재 한화는 24승 1무 32패를 기록,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SSG랜더스(29승 1무 28패)와 불과 4.5경기 차 뒤진 8위에 위치해 있다.

한화는 “최근 상승세로 중위권과 큰 차이가 없고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감독님도 구단의 목표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김경문 감독의 포부도 크다. 그는 ”제가 부름을 받을 것이라 크게 기대하지 못했다. 저를 다시 기억해주고 믿어 준 한화 구단에 감사드리며 반드시 보답하겠다”면서 “포스트시즌을 생각했기 때문에 저를 불러주셨다고 생각한다. 성적과 관계없이 변함없이 응원해 주는 한화 팬들은 최고의 팬이다. 좋은 팀을 만들어 (내년에는)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당차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한화 전력이 하위권에 있을 전력이 아니”라며 “류현진, 문동주 등의 선발진은 우승하기에 뒤지지 않는다. 나머지 부분을 보완해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연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김경문 감독은 한화의 좋은 성적을 이끌며 감독 잔혹사를 끊어낼 수 있을까.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가지는 김 감독은 4일 수원 KT위즈전부터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를 올해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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