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 귀국시 환급’ 여행자보험 확산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무사고 귀국 시 보험료의 10%를 돌려주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자보험 상품인 ‘환급형 (단기)보험’이 최근 가입자 130만명을 돌파하면서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의 기본원리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이미 KB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 삼성화재도 유사한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확산할 조짐이다. 금융당국은 새 유형의 환급제 보험상품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으며, 보험사들은 당국이 긍정적 결론을 내리면 관련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메기’로 떠오른 카카오페이손보가 지각변동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세계일보는 3일자 지면에서 이러한 소식을 전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1분기에만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5조원 가까이 불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에 반해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 실적은 주춤하면서 이른바 ‘포용금융’ 확대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소식도 전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발족한 보험개혁회의는 최근 ‘무사고 시 보험료 환급제’를 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보험개혁회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학회 등 학계, 보험사, 보험협회 등이 참석해 업권 현안과 재도약을 위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발족한 기구다.
보험개혁회의는 최근 각 보험사에 카카오페이손보와 비슷한 보험료 환급 상품의 출시 여부와 의견을 요청했다.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 중 무사고 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은 있었지만, 가입기간이 길어야 일주일에 불과한 단기보험에서 보험료를 환급해 주는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사고 시 보장하는 보험의 기본원리 위배 △특별이익(보험사가 제공하는 선물 등) 제공 위반 △보험료 상승 위험 △출혈 경쟁으로 인한 보험사 건전성 저해 등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유형의 보험상품인 만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여행 시즌이 다가오기 전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무사고 환급금이 ‘보험료’에 이미 반영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한다. 보험료는 순보험료(위험보험료)와 사업비보험료로 구성되는데, 위험보험료를 산출할 때부터 무사고 환급금을 반영한 것이라면 결국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해당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아닌 사업비에서 남길 수 있는 이익과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입자들에게 돌려주는 형태라고 설명한다. 또 무사고 환급 서비스가 편법을 이용한 보험금 수령 등의 모럴해저드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카카오페이손보의 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 지난해 6월 출시 후 10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는데, 지난달 말 현재 누적 기준 130만명에 달한다. 덕분에 해외여행자보험에서 삼성화재를 제치고 작년 말 이후 ‘월별 신계약 건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도 하다. 업계는 ‘유례없는 속도’라고 평가한다.
이 상품은 사고가 나야 보상해 주는 일반 보험과 달리 무사고 시 보험료의 10%를 환급해 줄 뿐 아니라 동반 가입 시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해 준다. 특히 사고 시 보험금 및 무사고 시 환급금 등을 가입자가 직접 청구할 필요 없이 카카오톡으로 먼저 청구 안내 링크를 보내주는 편이성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가입자가 필요한 보장만 골라서 직접 설계할 수 있어서 배상책임만 가입하면 30원, 식중독 위로금과 전염병 감염 보장만 가입하면 40원에 가입할 수도 있다. 평균 보험료는 9425원(2월 기준)이다.
더불어 카카오페이손보는 휴대폰 보험(‘애지중지 할인 환급금’)과 운전자보험에도 무사고 시 10% 환급제를 적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구조에 문제가 있었다면 당국이 벌써 금지했을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손보의 흥행이 그동안 부진했던 디지털보험사의 혁신 가능성을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경쟁 업체들이 더욱 크게 우려하는 것은 새 유형의 상품 등장이 아니라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확장성이다. 대형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랫폼에서 (보험)가입이나 친구 초대가 쉽고 현재 금융사에서 할 수 없는 간편 로그인까지 가능해 소비자 접근성과 수용성, 편의성을 갖췄다”면서 “환급제보다 플랫폼을 이용한 확장성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1분기 말 약 31조3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3개월 새 4조7700억원(17.91%)이 늘었으며, 작년 1분기 말(16조7400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됐다.
시중은행과 비교해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출 잔액이 인터넷은행 3사의 14배 수준인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는 주담대 잔액이 지난해 1분기 말 431조9299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438조5566억원으로 6조6267억원(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올해 시작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대환대출)에서 인터넷은행들이 낮은 금리를 내세워 주담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주담대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반면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주담대 비중은 카카오뱅크가 58.6%, 케이뱅크가 42.3%, 토스뱅크가 6.9%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과 비교하면 각각 11.2%포인트, 18.5%포인트, 6.9%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51.9%에서 38.7%로, 케이뱅크는 73.4%에서 50.6%로, 토스뱅크는 79.0%에서 75.3%로 각각 줄었다.
다만 인터넷은행 3사는 1분기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인 ‘30%’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목표치를 30%로 하향 조정하면서 비중 산정방식도 개선해 준 영향이 크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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