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 유언장 대신 은행 간다‥'유언대용신탁' 1조 급증
[뉴스투데이]
◀ 앵커 ▶
매주 월요일 경제 소식 전해드리는 비즈앤트렌드입니다.
유언장 대신 은행과 계약을 맺어 사후에 재산을 관리, 분배하게 하는 유언대용신탁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상속 신탁은 빠른 고령화로 앞으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MBC드라마 '마녀의게임'] "혹시나 나의 자필 유언장이 훼손될 경우를 대비하여 녹음한다. 본인의 주식, 부동산 등 재산의 50%를, 친자 유지호에게 20%를 상속한다‥"
유언을 담은 유언장의 효력을 놓고 다투는 '상속 분쟁'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쓰이고 실제로도 자주 일어납니다.
하지만 유언장이나 녹음 대신 상속을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은행 등 금융회사와 신탁 계약을 맺어, 유언의 기능을 수행하는 상품입니다.
살아있을 때 특정인을 수익자로 정해두면, 사후에 재산을 온전하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유언장의 경우 민법상 요건을 빼먹거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효력을 인정받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자필 유언장에 날짜, 주소, 성명, 날인 중 하나라도 없으면 무효가 되는 식입니다.
유언대용신탁은 별도로 유언장을 쓰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탁 계약만 맺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승희/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팀장] "내가 '아픈 손가락 누구에게만 주고 싶다', '아들에게만 주고 싶다' 이런 것들이 많았는데. 유언장을 써놨다라는 것 자체가, '내가 상속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많이들 생각을 하세요."
신탁 계약을 맺으면 이런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고, 장애가 있거나 미성년인 이들에게 가야 할 재산도 안전하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살아 있을 때 본인의 의지대로 재산을 관리하다가, 사후에 생전에 설계한 대로 재산을 분배할 수 있는 겁니다.
[임은순 PB/KB국민은행] "'나의 이런 특정 자산을 줬으면 좋겠다', ' 이 자녀가 몇 세 될 때까지 어떻게 계속 배분을 했으면 좋겠다' 등 굉장히 다양한 솔루션이 가능합니다."
올해 1분기 5대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3조 3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늘었습니다.
관심이 커지자 시중 은행도 금 실물을 상속, 증여할 수 있거나 상속 집행까지 돕는 유산 정리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일본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뒤인 2010년대부터 상속 신탁이 대중화됐다며 우리도 앞으로 5년 정도 뒤부터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신탁 계약 자체의 법적 효력을 놓고 각종 분쟁이 제기될 수 있어 여러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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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기자(gunni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today/article/6604242_365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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