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음식 나르고 주차도 척척

장동규 기자 2024. 6. 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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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로봇시장] 우리 일상에 훅 들어온 로봇
[편집자주] 로봇은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식당에서 로봇이 음식을 갖다 주는 건 기본, 커피를 내리고 맥주도 따라준다. 전기차 주차와 충전을 책임지고 타이어도 바꾸는 시대도 곧 열린다. 사람처럼 걸어 다니는 휴머노이드 로봇도 많은 발전을 거듭하며 1가구 1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현대차그룹의 싱가포르혁신센터는 로봇을 비롯한 첨단 기술의 테스트 베드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로봇산업이 전자, 통신, 물류, 유통, 모빌리티 등 다양한 업계에서 새롭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랫동안 산업용으로 한정됐던 로봇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깊이 파고들었다. 서빙과 배달은 물론 주차까지 대신해 주는 로봇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자동차업계 및 대기업에서 로봇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2020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하며 본격적인 로봇 사업 확대에 나섰다. 인수 당시 정의선 회장이 사재 2400억 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명 '로봇개'로 불리는 '스팟'은 최근 BMW그룹의 주요 엔진과 부품을 생산하는 영국 햄스 홀 공장에 투입됐다.

'스팟'은 좁은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센서를 활용해 순찰하고 유지 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스팟'에 자사 개발 'AI 유닛'을 접목시킨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 경비견을 기아 광명 공장에 배치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기아,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스팟을 활용한 택배 라스트마일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택배기사가 차량에 스팟과 택배 상품을 상차해 배송지로 이동한 뒤 택배 상품을 하차시키면 스팟이 적재함에 택배를 실은 채 집 앞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방식이다.

LIG넥스원은 미국의 로봇 개발업체 고스트 로보틱스의 지분 60%를 1877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취득 절차는 2025년 6월 30일에 완료될 예정이다.고스트 로보틱스의 4족 보행 로봇인 '비전 60'은 군용으로 특화 개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형의 경우 국내에서도 주요 정부 기관과 군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고스트 로보틱스가 경쟁사인 만큼 향후 로봇개시장은 LIG넥스원과 현대자동차의 라이벌 구도가 예상된다.


클로이 서브봇·달이 딜리버리, 서빙과 배달 전문


현대차, 배달 로봇 ‘달이 딜리버리’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서빙 로봇 10대 가운데 7대 이상이 푸두테크, 키논 등 중국 회사 제품이다. 중국산 로봇의 가격은 대당 1000만~3000만 원으로 국산보다 30%가량 저렴해 국내에 많이 도입됐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가격보다는 품질로 승부를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의 클로이 서브봇,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달이 딜리버리 등 있다.

LG 클로이 서브봇은 몸통에 물건을 적재할 수 있는 4칸의 서랍을 갖춘 서빙 로봇이다. 약 350mL의 커피를 최대 32잔까지 실을 수 있는 크기이며 적재 용량은 최대 30㎏이다.배송 서비스 솔루션과 연동되면 지나가는 사람을 피하거나 자동문을 인식해 멈추고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할 수도 있다.

배달로봇 달이 딜리버리는 사무실이나 쇼핑몰 등 복잡한 공간에서도 고객이 물건을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도록 배달하는 로봇이다. 이동속도는 최대 4.32km/h까지 속력을 낼 수 있어 성인 평균 걸음 속도와 유사하다. 10Kg까지 물건을 적재 할 수 있는 공간에 박스형태의 물품은 물론이고 커피를 최대 16잔까지 탑재 가능하다. 달이 딜리버리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카메라로 수령 대상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문을 연다. 로보틱스랩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술은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99.9% 정확성을 공식 인증받았다.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사무실과 대형쇼핑몰 등 다양한 공간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며 공간 맞춤형 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자율이동로봇(AMR) 도입으로 생산 효율화


실증 테스트 중인 HL만도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사진제공=HL만도
주차 로봇과 물류 로봇은 납작한 팔레트 형태로 생김새나 구동 원리가 비슷하다. 현대위아와 HL만도 등 제조업체들이 주차 로봇과 물류 로봇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현대위아는 지난해 로봇 월드 2023에서 국내 최초로 무인 주차 로봇을 공개했다. 현대위아의 주차 로봇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바닥에 군데군데 QR코드를 붙여 놓아야 한다. 주차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QR코드를 인식해 위치를 파악한 뒤 차량을 들어서 주차한다.

HL만도의 주차 로봇 '파키(Parkie)'는 차량 하부로 진입해 타이어를 부상시키는 자율이동로봇(AMR)의 일종이다. 파키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라이다센서와 카메라가 달려 있다. 라이다는 빛(레이저)을 쏜 뒤 그것이 반사되는 신호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센서다. 이를 카메라와 함께 활용해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움직인다.

현대위아는 정보기술업체(IT)인 휴맥스모빌리티, HL만도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주차 로봇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오는 6월 말에서 7월 초쯤 서울 성동구 '팩토리얼 성수' 주차장에서 주차 로봇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팩토리얼 성수에서 주차 로봇을 설치해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며 "민간 빌딩에서 상용화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말했다.

물류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창고에서 카트 대신 AMR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무거운 물품을 AMR에 담아 이동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전기차·배터리 제조 업체 비야디(BYD)는 포워드엑스(자율주행로봇 업체)의 AMR과 맞춤형 자율주행 지게차를 통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업무 속도도 올리고 있다.

정인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자율이동로봇(AMR)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더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산업현장이나 물류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동규 기자 jk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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