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단체 1개월 유예' 테니스협회 "46억여원 채무 '전액 탕감'-공증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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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대한테니스협회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관리단체 지정을 유예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5월 31일 제31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1개월 유예하기로 의결했다.
대한체육회는 6월말까지 협회가 채권자로부터 잔여 채무를 전액 탕감한다는 이사회 결의와 채무 탕감 확약서에 대한 공증서를 받아 제출하는 조건으로 관리단체 지정 1개월 유예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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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위기의 대한테니스협회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관리단체 지정을 유예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5월 31일 제31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1개월 유예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대한테니스협회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파행 운영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봤다. 관리단체 지정은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채권자 '미디어윌'이 46억1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채무를 전액 탕감해주겠다고 나서면서 반전을 맞이했다.
손영자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권한대행은 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미디어윌 측에 고마워했다. 그는 "공식적인 금액이 46억원 선이다. (미디어윌이 받을 수 있도록)법적으로 보장된 액수가 그만큼이다. 이러한 용단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다. 우리 테니스인들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2015년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며 미디어윌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 이후 회장과 집행부가 바뀌면서 갈등이 발생했다. 대한체육회는 대한테니스협회가 채무 감소 노력을 포기했다고 파악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024년 3월 현재 누적 원리금이 72억9000만원이다. 이중 대한테니스협회는 약 27억원을 변제했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미디어윌도 대한테니스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았다"라며 대승적인 양보의 배경을 밝혔다. 미디어윌은 남은 빚을 받지 않겠다고 공문으로 약속했다. 대한체육회는 공문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6월말까지 협회가 채권자로부터 잔여 채무를 전액 탕감한다는 이사회 결의와 채무 탕감 확약서에 대한 공증서를 받아 제출하는 조건으로 관리단체 지정 1개월 유예를 의결했다.
관리단체 지정 위기에 몰린 테니스인들은 뭉쳤다. 이사회 당일 대규모 반대 시위도 펼쳤다. 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 대책위원장의 지휘 아래 김문일 전 협회장, 17개 시도 임원, 여자연맹, 시니어연맹, 실업, 대학, 초중고연맹 임원,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 100여명이 모여 '관리단체 반대한다' '백만 테니스인 분노한다' 등의 구호를 이사회장 앞에서 2시간 가까이 외쳤다.
이들이 필사적인 이유는 대한테니스협회가 관리단체로 전락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과 동호인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최찬진 대한테니스협회 사무처장은 "테니스는 다른 종목과 달리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대회가 일주일 한 달 내내 이어진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연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관리단체 지정은 단체로 보면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다. 대회 예산이 지자체에서 나오는데 관리단체가 되면 누가 예산을 주겠다고 나서겠는가. 그러면 일단 대회 자체가 확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선수, 동호인들이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고 걱정했다.
급한 불은 껐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바로 미디어윌과 통화를 했다. 바로 공증을 해주겠다고 한다"며 난국 돌파를 자신했다. 공증까지 성사되면 대한체육회도 대한테니스협회를 더 구속할 명분이 없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어쨌든 기회를 다시 받았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를 계기로 테니스인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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