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문화를 만들어가는 ‘수리상점 곰손’ [포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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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율에 맞춰 '살살 쓰고 바짝 말려 고이 접어 오래오래' 어때요?" 5월23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위치한 '수리상점 곰손'에서 고장 난 우산을 수리하는 '호우호우' 팀이 회의를 이어갔다.
'수리상점 곰손'(이하 곰손)은 '기후위기를 건너는 일상생활 기술을 나누는 곳'을 표방하며 올해 2월17일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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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율에 맞춰 ‘살살 쓰고 바짝 말려 고이 접어 오래오래’ 어때요?” 5월23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위치한 ‘수리상점 곰손’에서 고장 난 우산을 수리하는 ‘호우호우’ 팀이 회의를 이어갔다. 의뢰인이 맡기거나 기증받은 우산을 고쳐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업사이클’ 표식을 부착하자는 아이디어 등 여러 의견이 오갔다. “돈도 없는데 이렇게 아이디어만 많으면 어떡하죠?” 알맹상점 운영자이기도 한 금자씨(활동명)의 말에 모두 웃음을 지었다.


‘수리상점 곰손’(이하 곰손)은 ‘기후위기를 건너는 일상생활 기술을 나누는 곳’을 표방하며 올해 2월17일 문을 열었다. ‘알맹이만 찾는 자(알짜)’ 활동가 중 6명이 사비를 모아 만들었다. ‘곰손지기’로 불리는 금자, 깡, 밍키, 성연, 자두, 혜몽이다. 이른바 ‘금손’부터 ‘똥손’까지, 누구든 수리를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였다.


곰손에서는 우산과 그릇, 소형 전자제품이나 아이폰, 재봉틀 수선 등 워크숍이 열린다. 5월23일 우산 수리 워크숍에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이 찾았다. 우산 수리 전문가인 서울 영등포구 시니어클럽 곽성규 강사(74)가 초빙됐다. 곰손에서는 망원시장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식판도 대여하고 있다. 지난 4월18일부터 열흘간 진행한 일명 ‘식판 데이’에는 하루 100명 이상이 줄을 서서 이용하기도 했다.

‘알짜’ 3명이 만든 국내 최초 리필스테이션 가게인 알맹상점이 쓰레기를 모으고 알맹이만 판매하는 곳이라면, 곰손은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물건을 수리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거점 성격을 띤다. 책 〈반려 공구〉를 쓴 모호연 활동가는 이곳을 ‘꿈꾸던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공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이웃들과 교류하며, 수선 문화를 확대하고 싶다는 꿈이 여기에서 실현 가능해졌어요.” 그는 현재 우산 수리 워크숍 보조 강사를 맡고 있다.


곰손이 추구하는 ‘수선 문화’는 알짜 활동가들이 함께 읽은 볼프강 헤클의 책 〈리페어 컬처〉의 ‘수리할 권리’와 연결된다. 활동가들은 책을 통해 ‘계획적 진부화’와 같은 용어를 알아갔다. ‘계획적 진부화’는 새 상품의 판매를 위해 물건을 쉽게 고장 나게 하거나, 부품을 단종시켜 수리를 불가능하게 하고, 유행에 뒤처진 것처럼 느끼게 하는 기업의 행위를 말한다.

이미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수리할 권리’가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22년 1월부터 가전제품에 ‘수리 가능성’ 등급을 부착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한다. 금자씨는 “한국의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은 아직 선언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수리권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곰손은 앞으로 팝업 워크숍에서 ‘수리권’과 관련된 서명운동도 함께 벌일 계획이다. 곰손의 워크숍 등 일정은 곰손 사이트(linktr.ee/hi.gomson)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선영 기자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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