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울려퍼진 ‘이등병의 편지’ 2일 고별전 가진 키움 김재웅 “4년 동안 꿈만 같았어요…돌아올 땐 선발 투수로”[스경X인터뷰]

김하진 기자 2024. 6. 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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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인터뷰한느 키움 김재웅. 고척 | 김하진 기자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4회 키움 김재웅이 마운드에 오르자 ‘이등병의 편지’가 등장곡으로 나왔다.

김재웅은 6월 10일 입대한다. 지난 겨울 상무에 지원 원서를 냈고 최종 합격했다.

김재웅 외에도 김정운, 류현인(이상 KT), 박찬혁(키움), 양경모(한화), 윤준호, 이원재(이상 두산), 홍승원, 김재상, 류승민(이상 삼성), 이기순(SSG), 이재원(LG), 한동희, 이진하, 이태연(이상 롯데)이 상무에 합격했다.

2일 SSG전은 입대 전 마지막 경기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재웅에게 정리할 시간을 주기 위해 “일주일 정도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할 시간을 주는게 맞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상무 입대를 앞둔 키움 김재웅. 고척 | 김하진 기자



김재웅은 올시즌 26경기에 등판하며 23.2이닝 9실점을 기록했다. 짧은 1군에서의 활약이었지만 키움 허리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2군에서만 활약하던 김재웅은 2020시즌부터 1군 무대를 밟았다. 2021시즌 필승조로 자리잡았고 다음해에는 키움 불펜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조상우 군입대로 비워진 마무리 자리를 김재웅이 대신 채웠다. 그 해 65경기에서 3승 2패 13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 2.01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이어가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도 보였다.

때문에 2023시즌을 앞두고 김재웅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기량이 직전해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경기 수는 2022시즌과 비슷한 67경기에 나섰으나 평균자책이 껑충 올랐다. 2승3패6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 4.22을 기록했다.

절치부심한 김재웅은 2024시즌 중 입대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활약을 다짐했다. 2021년 11홀드, 2022년 27홀드, 지난해 18홀드로 3시즌 연속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한 김재웅은 4시즌 연속 이 기록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아쉽게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재웅은 제대한 뒤의 활약을 다짐했다. 2일 경기 전 “아직은 실감이 잘 안 난다. 야구 생각 안하고 쉬려고 생각하고 있다. 최대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키움 김재웅. 키움 히어로즈 제공



상무에 입대했던 선수들은 군 입대한 동안의 시간을 자신의 발전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실제로 제대 후 기량이 발전한 선수들도 꽤 된다.

김재웅도 상무 효과를 노린다. 선발로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그는 “변화구 등을 장착해야할 것 같다. 일단 상무에는 이야기를 해 놨다”라며 “선발 욕심이 있다. 직구를 잘 던지는게 최우선이고 제3의 구종, 4의 구종들을 좀 더 보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다. 김재웅은 “웨이트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워낙 많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신경 써서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상무를 다녀온 KT 엄상백에게서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김재웅은 “상무에서 많이 던지고 운동 열심히 하면서 좋아졌다고 하더라. 엄상백 형을 만나서 밥도 먹고 수원에서도 이야기를 했는데 좋다고 들었다. 운동만 열심히 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말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미 상무에 있던 선수들도 그를 기다린다. 특히 NC 좌완으로 활약한 구창모는 김재웅에게 “빨리 후임으로 어서 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막 후 3달 남짓한 시간 동안 1군 무대에 있다가 떠난다. 아쉬움은 있지만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덤덤하다.

김재웅은 올시즌 성적에 대해 “생각한 것보다 만족한 성적이었다. 팀 성적이 아쉽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간다. 평균자책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고 했다.

내년 12월이면 제대를 한다. 김재웅은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야구를 볼거기 때문에 우리 팀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게 잘 준비해서 와야할 것 같다. 좀 더 잘 할 수 있게 돌아와서 팀에 더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1군에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본 김재웅은 “꿈만 같은 4년이 빨리 지나갔다. 1년 6개월 동안 상무에 있다가 다시 와서 더 잘해야 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입대전 마지막 경기는 조금 아쉬움을 남겼다. 0.1이닝 4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아쉬움을 안고 떠났기에 내년 12월 제대하기 전 부족한 부분들을 더 채워서 돌아올 예정이다.

키움 김재웅. 키움 히어로즈 제공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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