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활력 ‘충전’… 보급형으로 첫 고객 사로잡는다

백소용 2024. 6. 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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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수요 확대 본격화
내연기관차 대비 비싼 가격 등에 위축
기아, 소형 SUV ‘EV3’로 대중화 노려
벤츠, EQA·EQB 부분변경 모델 출격
폴크스바겐·스텔란티스 등 출시 경쟁
3000만원대 이하 엔트리급 계획 밝혀

“전기차를 처음 타는 고객을 잡아야 한다.”

요즘 완성차 업계의 최대 고민이다. 전기차가 일시적 수요 정체 상태(캐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를 경험해 보지 않고 막연하게 꺼리는 고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가격의 보급형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내놓으며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기아 EV3
◆보급형 전기차 잇따라 출시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출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보급에 나선다.

EV3는 기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해 내놓은 첫 소형급 모델이다. 향후 기아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 야심작으로 꼽힌다.

EV3는 기아의 전용 전기차 제품군 중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기본 트림이 3000만원 중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2일 서울 성수동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취재진에게 공개된 EV3는 차급 대비 넉넉하고 실용적인 실내 공간이 돋보였다. 1열에 전방으로 120㎜ 확장해 업무나 간단한 식사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등 새로운 구성이 눈에 띄었다. 외형도 다소 밋밋해 보였던 콘셉트카보다 입체감이 있으면서도 EV9 디자인을 계승하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주행가능거리는 81.4㎾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501㎞이고, 유럽 기준인 WLTP로는 600㎞ 이상이다. 전륜에 적용한 모터는 최고출력 150㎾, 최대토크 283Nm를 발휘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3는 기아의 차별화된 상품성과 고객 경험을 더 많은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콤팩트 SUV EV”라며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고객들의 공통된 우려를 해소해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7월부터 판매되고, 올해 4분기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지역에도 출시된다.

다른 기업도 준중형급 이하의 입문용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22일 소형 SUV EQA와 EQB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EQA와 EQB는 지난해 벤츠코리아 전기차 판매량의 41%를 차지하며 전체 판매량을 이끈 모델이다. 섬세한 디자인 변화, 주행 편의성을 높인 옵션 사양, 더욱 업그레이드된 디지털 및 편의 기능 등으로 상품성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차와 경쟁할 수 있는 3000만원대 이하의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해 다양한 모델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ID.2올 콘셉트
폴크스바겐은 최근 엔트리(입문)급 전기차 ID.1을 2027년부터 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판매 가격은 2만유로(약 3000만원)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형 전기 SUV인 ID.2를 2만5000유로(약 3750만원) 이하로 선보이겠다는 발표를 한 지 1년 만에 더욱 가격이 낮은 엔트리급 차를 언급한 것이다.

스텔란티스도 2만5000달러(약 3460만원) 수준의 지프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미국의 번스타인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2만유로(약 2960만원)의 시트로엥 e-C3를 출시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곧 2만5000달러의 지프도 출시할 것”이라며 “무엇이 저렴한 전기차인지 묻는다면 나는 유럽에서는 2만유로, 미국에서는 2만5000달러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에 활력 기대

완성차 업체는 보급형 전기차가 정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313만9000대로 전년 동기(260만8000대) 대비 20.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등록 전기차의 성장률(33.4%)보다 1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5만7823대로 2022년(15만7906대) 대비 0.1% 줄었다. 또한 4월 기준 국내 전기차 판매 규모는 1만1253대로 전년 동기(1만5559대) 대비 27.7% 감소했다.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격을 낮춘 소형 전기차가 새로운 시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화재 등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A_AMG 라인
벤츠코리아는 국내에 EQA와 EQB를 출시하며 세계 처음으로 전기차와 전기차가 시속 56㎞로 충돌하는 실험을 한 결과를 공개했다. 두 차량은 전면부가 찌그러졌지만 운전석 앞의 A필러부터 루프, 트렁크까지 프레임과 운전석은 온전하게 유지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정부·학계와 손잡고 전기차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소방 기술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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