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네트워크는 저죠…학교 경영의 커다란 자산"

대구CBS 이재기 기자 2024. 6.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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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후보자 인터뷰]
편집자 주
A급 인재양성과 연구개발, 지역사회발전에 미치는 대학들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대학에 검증된 지도자가 설 때 교수 학생과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에 발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S노컷뉴스는 '대학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는 표어 아래 대구경북지역의 거점 국립대학인 경북대 총장선거 후보자들의 정견과 공약을 조명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했다. 3일 다섯번째 순서로 사범대 윤리교육과 김영하 교수편을 게재한다.

경북대 사범대 그뒤로 글로벌 프라자가 보인다. 이재기 기자

"대외협력처 보직을 맡고 있을 때 일입니다. 국회 예산안 확정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150억원 짜리 건물 신축 예산을 따낸 경험이 있어요. 저는 국회, 정부, 지자체, 기관, 동문과의 네트워크를 잘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경영에 커다란 자산이 될 걸로 믿어요"

총장 후보자 릴레이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 자신감에 찬 어조로 학교가 맞닥 뜨린 현안문제를 풀어냈다. 수 십명에 이르는 교수지원그룹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축조심의에 가까운 독회를 거친 자료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빈틈없이 준비된 자료 만큼 현안 이해도 정확한 것 같았다.

사범대 윤리교육과 김영하 후보는 지난 31일 사범대 연구실에서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프로젝트가 와서 내 주머니가 풍성해야 되요 대외적인 네트워킹과 노하우들을 집중 발휘해서 어려운 대학 환경을 바꾸기 위해 출마했어요. 후보들이 많지만 대형프로젝트 수주경험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경험과 네트워크는 경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네트워크'에 대한 자신감은 어디서 온 것일까

그의 설명은 이랬다. "사범대 윤리교육과에서 정치사상과 윤리 등을 가르치고 있지만 저의 전공이 선거,정당,국회 등 정치과정이라는 인연 때문에 대학본부 대외협력처에서 처장과 부처장을 다년간 맡았어요. 이때 다양한 국비사업을 유치했고 중앙정부, 지자체, 동문회 및 제 기관단체와의 네트워크를 지금까지 형성하고 있어요"
 

총장 후보로 나선 사범대 국민윤리과 김영하 교수. 카카오톡 캡처


그의 손을 거쳤다는 예산확보 및 건축추진 건의 목록이다. 김 교수가 만든 자료를 보면, 'IT대학 5호관, 인문한국진흥관, 농생대 4호관, 사범대 신관, BTL 생활관, 사회과학대학 개축, IT대학 2호관, 동물병원 및 반려동물 케어센터 등 10건의 시설사업을 다룬 경험이 있다'고 적혀 있다. 보직에 재임하는 기간 사업 추진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며 경험을 쌓았다는 것이다.

대표공약 5가지는 3·5·7공약으로 요약된다. △교수 강의시수 학기당 3시간 축소 △1850만원에서 멈춘지 오랜된 교육,연구,학생지도비 인상이 가장 눈에 띠고, 조교 재임용, 주상복합형 교수회관 건립 등도 포함됐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입학~졸업까지 학생이 거쳐 가야할 포트폴리오를 구성.관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입학과 동시에 학생에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학과 교수들이 아이들을 집중 케어하며 성장단계별로 관리해 나가는 방식이다. 또한, 유연다학제 도입도 공약했다. 1년 3학기제를 운영해 학생들에게 가급적이면 복수전공을 이수하도록 유도해 생존역량을 높여주자는 취지다. "여름에는 복수전공자에게 유리하도록 학점을 개설해주고, 비교과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으로 제도에 변화를 줘서 4년만에 2개 전공을 여유있게 이수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경북대 교정 풍경. 이재기 기자


김 후보는 "한강 이남 최고의 명문대학, 경북대"라는 과거에 사로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 지금은 구성간 원심력이 아니라 구심력이 필요한 시기다. 구성원과 진정한 소통이 있어야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고 학교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하 일문일답]
 
-총장선거에 출마하게 된 배경은?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더불어 수도권쏠림과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급변하는 환경은 경북대학을 포함한 지방대학의 위기를 고조시킨다. 정부는 글로컬대학 사업,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제가 미래를 꿈꾸고 성장해온 경북대가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떨어지는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통하는 리더, 네트워킹이 강한 실무형 리더가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모교를 향한 마지막 봉사라는 일념하에 제가 지금껏 쌓아온 역량과 열정, 네트워크를 경북대 발전에 쏟아보고자 총장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경북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저는 무전공선발 문제에 대해 말하고 싶다. 우리대학이 인센티브로 최대 100억원 가까이 추가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그 금액으로는 IT대학 전자공학부나 컴퓨터공학부의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건물을 새로 지으려고 해도 5~6년 정도 걸릴뿐 아니라 정부지원이 정시에 될지도 의문이다. 그래서 정책추진시점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된다.
무전공선발이 제대로 되려면 학생뿐 아니라 교수님들도 학과 칸막이를 내려놓는 전제가 필요하다. 다만 심각한 수도권 집중 현상을 떠올려보면 무전공 선발로 인해 우수한 인재가 수도권으로 더욱 빨려들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역 우수인재들의 수도권 쏠림현상이 가속화됨으로써 지방소멸시계를 더욱 앞당기게 될까 우려된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 모두의 합의를 위해 'KNU갈등조정위원회'를 신설해 본격 논의해 볼 생각이다.

-대표공약 5가지는?
=행복한 대학 도약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핵심공약은 3·5·7공약이다. △교수 강의시수 학기당 3시간 축소 △1850만원의 교육,연구,학생지도비 인상 △동문회 지역기업으로부터 학교발전기금 확충 △3캠퍼스 – 5밸리 글로벌 캠퍼스 구축 △조교 재임용, 공정인사제 정립,복합레저타운-주상복합형 교수회관 건립 등이다.

-본인의 비교우위는 무엇이라고 생각?
=저는 사범대 윤리교육과에서 민주주의 정치사상 등을 가르치고 있지만 전공이 선거,정당, 국회 등 정치과정이라는 인연 때문에 대한본부 대외협력처에서 처장과 부처장직을 다년간 맡았다. 이때 다양한 국비사업을 유치했고 중앙정부 지자체 동문회 및 기관단체와의 네트워크를 넓게 형성했다. 또 CK,BK사업단·팀 선정 평가위원과 대학본부에 대한 평가위원, 국가교육회의 고등교육전문위원, 과기부 미래인재특별위원, 한국연구재단 다양성위원회 위원 등의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현안과 미래에 대한 식견과 정보를 가지고 있다. 특히 추격형 산업사회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 우리대학은 지역사회, 국가와 함께 세계를 선도해 나갈 실무형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다방면에 걸친 방대한 네트워크가 차별화될 수 있는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총장직 수행을 위한 준비가 됐나?
=천하위공(天下爲公) 총장직에 꼭 필요한 사자성어이다. 총장은 대학을 사사로운 소유물이 아닌 대학 구성원 모두를 위한다는 심정으로 사심없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저는 12년간 학과와 본부, 교외, 각종 위원회 등에서 오직 경북대 발전을 바라보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를 통해 윤리적인 교수, 책임감과 추진력이 있는 보직자, 국가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전문가였다고 자부한다. 그동안의 열정과 경험을 경북대 발전을 위해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다. 학교발전을 위한 구상과 풍부한 정책아이디어, 역동적인 추진력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회, 정부, 지자체, 기관, 동문과의 네트워크, 경북대 구성원과의 소통체계를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승리 전략은?
=총장선거는 다른 공직선거와 달리 선거활동에 제약이 많다.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학교 발전 공약 등을 알려드릴 방법이 문자,메일로 한정돼 본의 아니게 불편을 드렸다. 학교 발전을 위한 일이라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린다. 선거전은 학교 발전을 위한 정책대결이 될 것이다. 저는 'Happy & High 행복한 대학 도약하는 대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고 경북대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할 예정이다.

-학교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한 질문이다. 의대 증원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설득하고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의대 학생들이 정부정책의 부당성, 남은 기간에 비해 과도한 학업량 등의 이유로 이미 휴학을 원하고 있으며 의대 보직교수님들이 학부모님들과 상담시 학부모님 역시 휴학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 쉽지 않은 문제다. 넋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당장 내년에 증원되는 학생들을 위해서 라도 입시 및 수업을 차근차근 준비할 필요가 있고 계속 소통해 나갈 생각이다.

-대학 위상을 높이고 우수 인재가 몰리게 할 방안은?
=지역거점대학으로서의 역할 강화, 교육과 연구혁신을 위한 재정 확보, 우수한 학생과 교수진의 확보라고 생각한다. 첫째 지역 안팎의 우수기업과 연계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 실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직업교육, 재교육 프로그램, 성인학습자를 위한 특화된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하겠다. 둘째, 연구와 교육 혁신을 위한 재정확보가 필수다.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을 대구시 경상북도와 함께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한다. 끝으로 학령인구의 감소에 대응해 우수한 인재를 선발 양성하는 교육혁신과 우수한 연구력을 갖춘 교수진을 채용하고 교수진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이를 위한 제도개선과 재정확충에 사활을 걸겠다.

-정치 진출 이슈가 있었던 현직 총장의 임기 문제는?
=현 총장에 대한 교수회의 조기 사퇴 권고를 포함해 총장선거 일정을 앞당기려는 노력이 무위로 끝나면서 현 총장의 임기단축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임기가 10월20일까지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총장님이 선택할 문제라고 본다. 그러나 총장 임기가 학기 중이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총장 임기를 8월말로 맟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총장이 되면 임기를 8월말로 하는 문제를 교육부와 적극 논의하겠다.

-글로컬 본선이 남아 있다. 전략에 변화줄 부분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총장 당선 후 대구시와 대학 구성원과 의논해 발전시킬 부분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 대구시와 협력관계는 그동안 제가 쌓은 네트워크 기반위에 보다 적극적인 교류협력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 등이 본격 추진되기 전에 조속히 우리대학과 지자체간 상시협력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아울러 경북도와의 협력관계 구축도 새로운 과제다. 상주캠퍼스도 우리 대학의 일부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대학 등록금의 해법은 무엇인가?
=대학발전 재정을 생각하면 학생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서민경제와 학부모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등록금 동결이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소견으로 대학재정 확충 방안에 등록금 인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차원적 재정확보와 개교 80주년에 부응한 발전기금 모금 증액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혁신도시로의 경북대병원 이전 문제에 대한 견해는?
=혁신도시로 의료실험센터가 가는 것은 확정이 났지만 경북대병원 건립문제는 이전 부지 규모, 현 의대건물의 증축, 지자체 정책방향 등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저는 동인동캠퍼스 의과대학 건물 개축을 통해 메디컬 교육의 메카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칠곡, 혁신도시와 연계한 메디컬 연구의 허브인 메디컬타운 조성도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혁신도시는 BIT캠퍼스(4천평)의 개발 추진이 진행중으로 이 부분에 대한 콘텐츠 개발 및 공동노력에 집중할 생각이다. 동남부 의료사각지대 해소는 우리 지역에 중요한 사안이며 제2작전사령부 등이 이전을 앞두고 있어 다양한 옵션을 고려해 볼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총장으로 선출되면 이를 심도 있게 고려해 대구 동남부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할 방안을 찾겠다.

-유권자에게 하는 당부 말은?
=선거 준비를 하면서 신임교수님들을 만나 뵙고 학교발전에 대한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 교수님들의 높은 연구역량에 놀랐고 인품에 또 한번 놀랐다. "참 우리 경북대의 미래가 밝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렌 적이 많았다. 캠퍼스 도처에 흩어져 있는 옥구슬을 꿸 방안이 필요하다.
한강 이남 최고의 명문대학이란 과거에 사로잡혀 있을 시간이 없다. 우리 대학은 글로컬 대학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행복한 대학 도약하는 대학 경북대를 위해서는 구성원간의 원심력이 아니라 구심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총장은 흩어진 옥구슬을 꿰는 실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은 저 혼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과의 진정한 소통이 있어야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고 학교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년만에 경북대 위상이 크게 변하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학생들은 글로벌인재로 성장하는 배움터로, 교수님들에게는 행복한 연구와 교육 및 산학협력의 공간으로, 교직원 분에게는 행복한 생활일터로 자리매김하는 경북대를 만들겠다.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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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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