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둔 김재웅 "상무서 1년 6개월,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죠"
"상무에서는 선발 투수도 해보고 싶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집 떠나와 열차 타고…"
2일 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 난데없이 '이등병의 편지'가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입대를 앞둔 김재웅(26)이 마지막으로 홈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키움의 좌완 불펜으로 활약하던 김재웅은 병역 의무를 소화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다. 상무에 입대하는 그는 "1년 6개월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아야 한다"며 한 단계 더 발전해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김재웅은 이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전에서 0-3으로 뒤진 4회초 2사 1루에서 등판, ⅓이닝동안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승패와 관계없이 김재웅은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보기 드문 불펜투수의 '등판 예고'였는데, 이는 이날 경기가 김재웅의 입대 전 '마지막 출근'이기 때문이었다.
김재웅의 입대 전 마지막 등판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4회 아웃카운트를 한 개 잡았지만, 5회엔 연속 4안타를 얻어맞고 3실점했다. 그래도 홈팬들은 김재웅을 격려해 마지않았다.
김재웅은 이날 등판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10일 논산 훈련소로 입대한다. 훈련을 마친 후엔 상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취재진과 만난 김재웅은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오늘 등판도 그저 시즌 중 한 경기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자꾸 마지막이라고 강조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입대 전까지는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김재웅은 "야구 생각하지 않고 쉴 생각이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웅은 입단 초기만 해도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데뷔 때부터 승승장구한 입단 동기 이정후와 달리, 김재웅이 1군 무대에 오른 것은 입단 4년 후인 2020년이었다.
그때부터 김재웅은 4년째 붙박이 1군 불펜투수가 됐다. 점점 중요한 순간에 그를 찾는 일이 많아졌고, 2022년엔 65경기에서 62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2패 13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01로 맹활약했다. 누구도 예상 못한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엔 김재웅의 공헌도 적지 않았다.
김재웅은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뛴 지난 4년을 '꿈만 같은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그 4년이 정말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든다"면서 "시즌 도중 입대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국방의 의무를 해야 한다. 다시 돌아와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아직 군대를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머릿속에 어렴풋하게 그려지는 모습은 있다.
김재웅은 "아마 일상적인 생활이 가장 그리울 것 같다. 여기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거기선 안 되지 않나"라며 "어제 아내와 TV를 보는데 군 생활 다큐멘터리가 나오니까 놀리더라"며 웃었다.
그래도 상무에서의 군 생활은 김재웅에게 또 다른 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 역시 한 단계 발전하고 싶다는 포부다.
김재웅은 "상무에서는 선발 투수를 해보고 싶다고 말해놨다"면서 "변화구 연습도 해보고 많은 공을 던져보고 싶다"고 했다.
전역 후 선발 투수 경쟁을 벌이고 싶은 큰 그림이기도 하다. 그는 "물론 팀의 상황을 봐야겠지만 선발투수 욕심은 있다"면서 "직구를 내가 던지고 싶은 곳에 잘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고 3번째, 4번째 구종도 장착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덕수고 2년 선배인 엄상백(KT)은 좋은 롤모델이다. 엄상백 역시 입대 전까지 불펜투수로 뛰다 상무에서 군 생활을 마친 후 투구 수를 늘려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김재웅은 "(엄)상백이형과 함께 식사하면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면서 "운동 시설도 잘돼 있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시간도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군대에 가서도 항상 우리 팀 야구를 볼 것이다. 더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면서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와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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