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100일 넘게 보이콧 하다…'의사 철옹성'에 금갔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을 넘겼다.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의료계의 묵은 난제를 해결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PA(진료지원)간호사 합법화, 외국의사 채용 등 그간 의료계가 반대해왔던 정책들이 의대증원 갈등 속에서 추진되는 모양새다.
3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의 입법예고 기간 동안 제출된 의견을 검토해 공고했다. 이번 개정에는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 올랐을 경우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되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계가 가장 극심히 반대했던 PA간호사도 이번 의료공백 속 큰 역할을 했다. PA 간호사는 수술 보조, 검사시술 보조, 검체 의뢰, 응급상황 시 보조 등 법의 경계선에서 의사 의료행위 중 일부를 해왔다.
문신은 한국에서만 의료행위로 규정돼있어 오랜 기간 합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한국의 비의료인 문신 시술자는 2021년 기준 35만 명 정도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눈썹, 입술 등 반영구 화장 시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신 합법화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우호적으로 바뀐 상황이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으로 의료개혁특위를 출범시켰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증원 백지화'를 조건으로 참석하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의 자리를 비워뒀다"며 꾸준히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9개의 환자단체가 속해있는 환자단체연합회의 안기종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100일 동안 환자들은 버텼다"며 "(수술이) 연기돼 암이 재발해서 다시 항암치료에 들어간 환자도 있다. (전공의가)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인내해온 환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안 회장은 "5년 전엔 환자단체도 PA간호사 반대했는데 이젠 법제화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복귀하지 않으면) 한의사·약사·간호사 등 다른 직역도 의사의 영역을 하나하나 달라고 할 것이고 국민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호 선천성심장병환우회장도 같은 날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는 것, 의정 갈등에 생명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고래는 새우를 위한 싸움이라고 하지만 새우는 고래들의 볼모일 뿐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더 이상 파업으로 환자가 피해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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